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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시간 근로자에게 근속수당 등을 지급 안하면

대법원, “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 판결 

기사입력2024-05-18 00: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단시간 노동자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중 근로계약시간이 통상 주 40시간인 노동자에 비해 짧은 노동자를 말한다. 때문에 정규직이라 불리는 주 40시간의 전일제 노동자에 비해 수당이나 복리후생에서 차별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IMF 경제위기로 기업이 비정규직 사용을 일상화한 이후, 이러한 차별이 사회적 문제가 됐다. 결국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을 통해 단시간 노동자에 대해 임금과 근로조건에 있어서 비교대상이 되는 전일제 노동자와 달리 취급하는 경우, ‘합리적 이유가 없다면 차별로 보고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통해 시정할 수 있도록 했다.

 

노동현장에서는 단시간 노동자와 전일제 노동자 사이에 발생하는 차별적 임금체계를 두고 많은 분쟁이 벌어진다. 합리적 이유가 있고, 그 차별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차별이 용인되지만, 차별의 이유가 단시간 근로라는 고용형태뿐이라면 이는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것으로 인정돼 불합리한 차별이 된다. 노동위원회는 이에 대해 차별 시정명령을 한다.

 

최근 서울특별시의 공립학교에 채용된 단시간 돌봄전담사들에 대해 해당 학교가 전일제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근속수당과 맞춤형복지비를 지급하지 않은 행위를 두고, 대법원은 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라고 판결했다(대법 202049355, 선고일자 2024.2.29.).

 

공립학교에서 발생한 공공부문의 사례이지만, 단시간 근로자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민간제조업이나 중소영세사업장에서도 전일제에 비해 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수당의 미지급시 발생할 법적 리스크를 살펴볼 수 있다.

 

사건의 경위=원고는 해당 공립학교의 사무를 관리하는 서울특별시이고,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이다. 피고보조참가인들은 서울특별시교육청 산하 공립초등학교에서 시간제(20시간) 돌봄전담사로 근무하는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다.

 

피고보조참가인 돌봄전담사들은 2018122일 원고가 전일제인 주 40시간 전일제 돌봄전담사에게 지급하는 근속수당과 맞춤형복지비를 자신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 신청을 했다.

 

서울지노위는 맞춤형복지비에 관해 제척기간이 도과했다는 이유로 차별시정 신청을 각하했다. 참고로 차별시정 신청은 차별이 발생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서울지노위는 원고가 근속수당 지급요건을 충족한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에게 20163월부터 20182월까지 근속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라고 인정해, 미지급 근속수당(비교대상 근로자의 1/2)의 지급을 명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서울지노위의 초심판정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재심판정을 통해 원고가 시간제 돌봄전담사에게 근속수당과 맞춤형복지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 인정된다고 판정했다.

 

중노위는 초심판정과 달리 맞춤형복지비에 관한 제척기간이 도과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중노위는 원고가 맞춤형복지비 지급요건을 충족한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에게 2017년 맞춤형복지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임을 인정해, 미지급 맞춤형복지비(35만원 상당)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근속수당에 관해서는 초심판정을 유지했다. 이에 원고는 중노위의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판결(서울고법 201958812)은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원심은 맞춤형복지비에 대한 차별시정 신청의 제척기간이 도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 금액에 있어 원심은 주 40시간 전일제 노동자의 연간 45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225000원이 지급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또한 근속수당, 맞춤형복지비를 지급하지 않은 각각의 불리한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차별시정 신청이 단체협약이나 신의칙에 위반되지 않는 정당한 청구라 인정했다.

 

사건의 쟁점과 대법원의 판단=첫 번째 쟁점은 피고보조참가인인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이 노동위원회에 맞춤형복지비 지급을 구하는 차별시정 신청이 차별 발생일로부터 6개월을 지나면 신청할 수 없다고 정한 제척기간을 도과했는지 여부다. 앞서 대법원은 계속되는 차별적 처우의 경우 그 종료일부터 6개월 이내에 시정을 신청했다면 그 계속되는 차별적 처우 전체에 대해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이 된다(대법원 2011.12.22. 선고 20103237 판결 참조)고 판결한 바 있다.

 

‘단시간 근로자’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민간제조업이나 중소영세사업장은 단시간 근로자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발생할 법적 리스크를 살펴봐야 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원고는 2017년 맞춤형복지비에 대한 예산 배정이 2017530일에 이뤄졌기 때문에 2018122일에 단시간 돌봄전담사들이 신청한 차별 시정은 6개월의 제척기간이 지나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복지포인트 배정 후 해당 연도 안에 지출을 하고 사용자가 이를 정산해주는 시스템에 따라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이 복지포인트를 배정받지 못해 발생하는 차별 상태는 해당 연도 동안 계속된다고 해석했다.

 

원고의 주장처럼 20175월에 맞춤형복지비에 대한 예산배정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연간 사용이 가능한 것이기에 해당 연도 말일을 종료일로 보면 계속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20171231일까지 차별적 처우가 계속됐으므로 이로부터 6개월 이내인 2018122일에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이 신청한 차별시정 신청은 제척기간 6개월을 도과하지 않아 적법한 신청이 된다.

 

두 번째 쟁점은 근속수당 관련해 시간제 돌봄전담사에게 불리한 처우가 있었는지 여부다.

 

원칙적으로 시간제근로자가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임금에서 비교대상 근로자에 비해 차별적 처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차별 시정을 신청하는 경우, 기간제근로자가 불리한 처우라고 주장하는 임금의 세부항목별로 비교대상 근로자와 비교해 불리한 처우가 존재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비교대상인 전일제 돌봄전담사에게 근속수당이 지급되는지 여부를 가지고 비교하지 않았다. 시간제 돌봄전담사의 급식비와 명절휴가비를 포함하는 임금총액 기준 시간급 환산액과 근속수당을 포함한 전일제 돌봄전담사의 임금총액 기준 시간급 환산액을 비교했다.

 

원고는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에게 근속수당을 지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일제 근로자에 비해 급식비와 명절휴가비를 더 유리하게 지급해 임금의 총액을 기준으로 시간급 환산액이 비교대상인 전일제에 비해 유리하므로 불리한 처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원심은 원고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근속수당은 일정한 근속연수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 한하여 지급되고 근로기간에 비례하여 지급된다는 특수성이 있어 다른 임금 세부 항목들과는 성격이 같지 않다는 이유 등을 들어 근속수당을 별도의 범주로 분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근속수당의 성격이 다른 만큼 총액으로 묶어 비교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재판부는 이 사건 신청인들에게 근속수당을 근로시간에 비례해 지급하지 않은 것이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긍정했다.

 

세 번째 쟁점인 근속수당, 맞춤형복지비를 지급하지 않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대법원 재판부는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의 주장에 손을 들어 줬다.

 

원고는 비교대상 근로자인 전일제 돌봄전담사들이 단시간 돌봄전담사에 비해 예산안 제출, 업무관리 기안, 강사 채용 등 추가적 행정업무를 수행해, 업무범위가 넓고 강도가 더 높아 근속수당과 맞춤형복지비 지급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이 사건 신청인들과 비교대상 근로자가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고, 채용 시 자격요건과 절차가 동일하며, 돌봄전담사가 행정업무 수행 비중이 조금 높을 수 있으나 업무강도나 업무량이 더 많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어 원고의 주장을 배척했다.

 

특히 근속수당은 장기근속을 보상 내지 장려하기 위한 목적이 있고, 맞춤형복지비는 복리후생적 성격이 있어 단시간 근로자들에게도 지급될 필요가 있는 점을 들어, 시간제 돌봄전담사에게 근속수당과 맞춤형복지비를 지급하지 않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마지막 쟁점인 신의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원고는 시간제 돌봄전담사들이 속한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통해 20183월부터 근로시간에 비례해 근속수당 등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는데, 그 이전의 기간에 대한 수당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원고의 노사 단체협약이 위 지급시점 이전의 맞춤형복지비에 대한 차별시정 신청 및 손해배상 지급청구권을 배제하는 취지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긍정했다.

 

판결의 의의=이번 대법원 판결은 시간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노동현실에서, 시간제 근로자에 대해서도 임금 등 근로조건에 있어서 차별을 금지한 기간제법의 취지에 충실한 판결이다.

 

다만 일정한 근속요건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근속수당을 근로시간에 비례해 지급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근속수당은 근속이라는 조건에 대해 지급해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취지의 수당이며, 금액이 임금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근로시간에 비례해 감액할 만큼 높지 않다는 점에서 소정근로에 비례해 감액할 성질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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