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빅2만 성장…우리 수출엔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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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미중 갈등에 빅2만 성장…우리 수출엔 부정적 글로벌 블록화, 세계 성장·교역에 걸림돌 우려

기사입력2024-05-24 13:59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첨예한 갈등국면 속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경제는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두 나라의 갈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블록화가 우리 수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내놓은 ‘최근 G2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는 최근 중국의 성장에 대해 “수출 확대를 통해 내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양국간 갈등을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과잉생산, 저가전략, 우회수출 등을 통해 수출물량을 늘리자 중국에 대한 무역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추가 관세율을 기존 0~7.5%에서 17.5~25%로 높이기로 했다.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 역시 25%에서 100%로 크게 높였다.

이같은 두 나라의 무역갈등은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내수중심의 성장이 중심인데 반해, 중국은 대규모 수출을 통해 성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갈등이 미중 성장 견인…첨단산업 우위 경쟁에 투자 촉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과 중국은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세계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두 국가의 1분기 성장을 보면 지난해 고금리 상황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미국은 예상보다 다소 저조한 성장세를 나타했다. 그러나 양호한 고용상황에 힘입어 소비가 견조하고 설비투자도 증가로 전환돼 내수 중심의 성장모멘텀은 이어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와 소비 부진이 여전하지만, 제조업과 SOC 부문 투자 확대에 수출도 증가하면서 5.3%가 성장해 반등에 성공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첨단 산업 투자 확대가 미중 두 나라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반대로,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의 수출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분절화와 첨단 제조업 우위 경쟁은 산업정책을 통한 투자 촉진을 유발하고 있는데, 이것이 두 나라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갈등이 빅2에게 오히려 기회로 작용한 것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CHIPS) 등을 통해 전략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기업투자를 촉진하는 산업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중에도 자본재 수입과 설비투자가 증가했다. 보고서는 “산업정책의 영향으로 늘어난 신규공장에 생산설비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과거부터 자국 수출기업에 자금지원과 함께 다양한 보조금을 암묵적으로 지급해 왔다. 최근에는 기존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탈피해 첨단 제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데, 그 결과 1분기중 제조업과 SOC부문 투자가 확대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풀이했다.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장기적으로는 한국 수출에 부정적

미국의 첨단산업 주도권 경쟁을 위한 노력은 미국 수입구조 변화 및 글로벌 분절화 등을 통해 세계교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산업정책과 대중국 무역제한 조치로 중국의 대미 직접수출이 줄고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반면 멕시코와 베트남은 미국 우회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대미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보고서는 “이처럼 미중 무역갈등으로 심화된 세계교역 블록화는 일부 국가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생산 비효율성 증대 등으로 세계 교역‧성장에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조업 수출국가인 한국에 세계교역 블록화와 성장 하방이 긍정적일 수는 없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한국 역시 최근 미국의 경기호조와 산업정책에 적극 대응한 데 힘입어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보고서는 “G2 경제의 내수 중심의 성장흐름은 단기적 시계에서 우리나라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봤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투자 확대는 우리나라의 자본재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는 반도체 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상품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그러나 “양국간 분절화가 심화되고 각 국가에서 자국내 생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우리나라 수출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교역과 성장의 둔화가 제조업 수출국가인 한국에 장기적으로는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