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중 다친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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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회식 중 다친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사업주 주관하거나 지시 따라 참여해 발생한 사고라면 업무상 재해

기사입력2025-01-03 12:30

김현희 객원 기자 (cpla0324@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김현희 노무사

연말연시 송년회나 신년회 행사가 빈번한데, 회식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되는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문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회식은 주로 근로시간 외 근무장소 밖에서 이뤄지므로 모든 회식에 대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근로자의 과실이 병합돼 사고에 이르게 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지다.

회식 중의 사고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 조건과 기준은 다음과 같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업무상 사고로 인정하는 유형으로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나 그에 따르는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이용하던 중 그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한 사고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 ▲휴게시간 중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행위로 발생한 사고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 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회식 중 참여를 강제하지 않는 이른바 친목회식의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지만, 회식 중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로서 행사에 근로자가 참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그 근로자에게 행사에 참가하도록 지시한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 업무상 사고로 인정할 수 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 동법 시행령 제30조). 즉,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회식은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로서 업무와의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법원은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가 아닌 회사 외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하고, 근로자가 그와 같은 모임의 정상적인 경로를 일탈하지 아니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판단(대법원 2017.03.30. 선고 2016두31272 판결)했다.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회식 중 사고가 근로자의 과실과 경합될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문제가 된다.

법원은 ‘업무상 재해는 재해자에게 과실이 있더라도 책임이 부정되지 않으므로 재해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경우가 아닌 이상 부정하기 위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판단(대법원 2010. 8. 19. 선고 2010두4216 판결)했다. 회식 중 예상되는 정상적인 경로에서 발생한 사고라면 사고 과정에서 근로자의 과실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업장에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면 회사는 1개월 이내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해야 한다. 회식 종료 후 귀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출퇴근재해에 해당해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할 의무가 없지만, 회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경우 제출의무가 있다.

일반적으로 회식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 수행과정이 아니므로 업무상 재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회식자리 중 정상적인 경로에서 발생한 사고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김현희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