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CBAM 수정안, 중소기업 부담 줄어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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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EU CBAM 수정안, 중소기업 부담 줄어들 듯” 배출량 계산·인증서 구매의무 등 수정…2026년 본격 시행

기사입력2025-03-17 12: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26년 EU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의 본격시행을 앞두고 산업계가 분주하다. CBAM 시행에 따라 대상품목을 EU로 수출할 경우, 제품에 내재된 탄소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 정보를 요청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U시장에 진출하는데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요구사항을 상세히 파악하고 이행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변화되고 있는 제도의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진우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변호사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EU CBAM 대응 정부합동 설명회’에서 이렇게 조언했다. 그는 특히 “CBAM 본 시행을 앞두고 EU집행위원회는 면제 기준을 변경하고, 보고 의무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CBAM 수정안을 발표했다”며, “수정안이 통과된다면 유럽 현지 수입업자와 더불어 우리 수출기업의 부담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BAM…탄소배출량에 따라 인증서 구매해야=CBAM은 탄소배출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국가로 탄소배출이 이전되는 탄소누출(carbon leakage)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U 역외국에서 EU 역내로 EU CBAM 대상 제품을 수입하는 수입업자에게 제품에 내재된 탄소배출량에 상응하는 인증서 구매 의무를 부과한 제도다. EU 역내 환경규제를 강화할수록 규제가 약한 지역으로 생산 공장이 이전되거나, 저탄소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로 생산원가가 상승해 역외국 대비 자국 제조업이 불공정한 상황에 노출되자, EU집행부는 역내 생산자와 그렇지 않은 제3국 생산자 간 평등한 경쟁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했다.

CBAM은 2023년 10월부터 전환기간을 시작해 2026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대상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이며, 대상품목을 수입하려는 자는 내재된 탄소배출량 1톤당 CBAM 인증서 1개를 구매하도록 의무화했다. 전환기간 동안에는 분기별 보고서를 제출하는 의무만 부여하지만, 본격 시행기부터는 CBAM 인증서를 구입하고 제출해야 한다.

본격 시행 후 기한 내 인증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미납 인증서당 1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벌금은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라 인상되며, 벌금을 납부하더라도 인증서 제출 의무는 면제되지 않는다.

향후 EU는 유기화학품, 폴리머 등 탄소누출 위험이 있는 기타 제품으로 CBAM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따라서 품목 확대와 관련한 현지의 논의 동향을 주시하고, 적용 유망품목을 제조하는 기업은 탄소발자국 정보 확보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EU 옴니버스 패키지’로 중소기업 부담 완화=올해 2월 26일 EU집행위는 EU에서 시행중이거나 시행 예정인 다양한 ESG 규정 요구사항을 통합하고 단순화한 ‘EU 옴니버스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CBAM 관련 수정안을 살펴보면, 기존에는 수입되는 CBAM 품목의 가치가 150유로 미만일 경우 의무가 면제됐다면, 수정안에서는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 등 4개 CBAM 품목을 연간 50톤 미만으로 수입할 경우 면제를 하도록 했다. 이는 소량으로 CBAM 품목을 수입하는 중소기업 의무가 면제되는 효과를 갖는다. 김진우 변호사는 수입업체의 약 90%는 면제가 가능하다면서도, 상위 10~20% 업체가 전체 배출량의 97%를 차지하고 있어 총 배출량의 99%는 여전히 CBAM 적용범위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배출량 계산과 관련한 내용도 수정안에 포함된다. 기존 규정은 수입업체가 특별한 사유로 배출량을 알 수 없는 경우 집행위가 제시하는 기본값을 사용할 수 있지만, 기본값을 사용하기 전 실제 배출량을 확인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제공해야 했다. 수정안은 기본값을 사용하기 전 실제 배출량을 확인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을 삭제하고, 수입업체가 실제 배출량과 기본값 중 자유롭게 선택해 보고할 수 있다.

또한 기존 규정에서는 수입업체가 컨설팅업체나 환경전문가 등 제3자에게 신고의무를 위임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허용하지 않았으나, 수정안에는 수입업체의 부담을 덜수 있도록 컨설팅업체 또는 환경전문가에게 CBAM 신고서 제출 권한을 위임할 수 있게 했다.

인증서 구매 의무도 축소했다. 기존 규정에 따르면, 수입업체는 매 분기마다 연도 초부터 수입한 상품에 포함된 배출량의 80% 이상에 해당하는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이때 수입업체가 불필요하게 인증서를 과다 구매한 경우 관할당국이 인증서를 재구매할 수 있는 양은 총 구매량의 3분의 1로 제한돼 있었다. 이에 따라 인증서 과다 구매로 인한 금전적 손실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수정안은 배출량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인증서를 구매하도록 하고, 과대 구매된 인증서는 관계당국이 모두 재구매하도록 했다.

김 변호사는 “집행위는 수정안을 유럽의회와 이사회에 제출했으며, 3자 협의 후 합의된 최종안이 의회와 이사회 표결 후 관보에 게재되면 발효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의 수정안은 협의과정에서 세부내용이 수정될 수 있으므로 시행 전까지 계속 모니터링 해 최종안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