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부족한 ‘인디 브랜드’에 필요한 파트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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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자본 부족한 ‘인디 브랜드’에 필요한 파트너는 K-뷰티 이끄는 인디 브랜드의 힘…2025 서울 인디뷰티쇼

기사입력2025-03-21 12:3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인디뷰티쇼 현장 ©중기이코노미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화장품 수출 규모가 102억 달러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K-뷰티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하지만, K-뷰티의 단점은 브랜드력이 약하다는 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력으로 무장한 ‘인디 브랜드’는 K-뷰티의 지속성에 튼튼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인디 브랜드의 최대 약점은 자본과 정보력이다. 인디 브랜드가 시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좀 더 많은 소비자와 연결될 수 있는 징검다리이지만, 소자본에 신생 브랜드라는 조건은 시장에서 그리 유리한 것은 아니다. 지난 13일부터 3일간 코엑스 마곡 전시장에서 열린 2025 서울 인디뷰티쇼(Seoul Indie Beauty Show 2025)에는 이런 인디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해 중소기업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중기이코노미가 인디 뷰티 브랜드의 성장을 도모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기업을 만나봤다.

인디 브랜드의 장점이 잘 드러나도록 지원

인디 브랜드는 제품을 개발할 때, 기획 및 일정 수립 등 개발 과정이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임상 테스트와 패널 테스트, 시제품 및 데모 생산이 이뤄져야 한다.

화이트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사업단에서 선보인 제품들 ©중기이코노미

이에 과학기술 프로젝트 사업단이 개발한 소재를 활용해 화장품을 개발하고, 기업의 사업화 과정을 지원하는 기업 지원 프로그램이 관심을 받았다.

2021년부터 5년간 4개의 기업과 5개의 기관이 컨소시엄을 이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화성시의 지원을 받아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화이트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사업단은 개발한 기술과 원료를 토대로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사업단 관계자는 “건강한 여성의 피부에서 유래한 마이크로바이움 소재를 활용해 인체친화형 바이오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화학적인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환경 친화형, 인체 친화형 제품의 원료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도에 테스트베드로 운영했고, 올해부터 개발한 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사업화할 예정”이라며, “현재 소비자 품평회와 임상 테스트를 위한 데모 제품을 지원했고, 해외 수출에 필요한 지식재산 관련 컨설팅 및 시험인증평가 등의 지원을 비롯해 투자 연계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라이콤텍 유영모 과장이 e-뷰티-VTO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소비자가 매장에 가지 않고도 즉각적으로 화장품이나 액세서리가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는 AI 기술도 나왔다.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기반의 사용자 가상체험 플랫폼인 e-뷰티-VTO(Virtual Try On)을 운영하는 트라이콤텍(TRICOMTEK) 유영모 과장은 “화장품을 구매할 때 자기에게 맞는지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는 매장에 가서 샘플을 직접 발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제품을 활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며, “사용자가 앱을 다운로드해 카메라에 얼굴을 대면, 화면에 나온 화장품을 골라 AR로 직접 입혀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AI가 사람의 눈코입을 정확하게 확인한 뒤, 얼굴 형태에 맞춰 화장품이 들어가는 것이다. 색조화장품에 특화된 이 제품은 안경, 스카프 등 액세서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유영모 과장은 “AR 기반의 이런 제품은 세계적으로 2개 제품이 나와 유럽의 대형 화장품 업체에서 서비스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서비스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B2B 서비스로 이 플랫폼을 개발했다. 중소기업에는 협업을 통해 제품을 플랫폼에 입점시키고, 소비자에게 앱 서비스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디 브랜드의 수출 판로 넓힐 수 있는 발판

인디 뷰티 브랜드의 홍보·마케팅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으로 포진된 바이어에게 제품력을 어필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돼야 한다. 특히, 샘플 제품을 해외 배송할 때 가장 큰 난관은 가격과 수량이다. 우체국이나 일반 해외 배송업체를 통해 보내려면 기본 수량을 맞춰야 하고, 이를 못 맞출 경우 일반 배송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의 원클릭 서비스 ©중기이코노미

이를 위해 물류기업 한진(HANJIN)이 원클릭 서비스로 중소형 기업에 맞춤형 물류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진의 관계자는 “우리는 사업자만 있으면, 한두건의 수량이라도 타 업체보다 50%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며, “일본의 경우 보통 일주일 정도 걸리는데, 원클릭 서비스를 이용하면 2~3일, 유럽의 경우 5일 정도면 된다”고 자신했다.

2019년도부터 시작한 이 서비스는 국내 인디 브랜드의 성장세와 맞물려 규모가 점점 커져 현재 8만개 이상의 기업과 함께하고 있다. 최근에는 틱톡과 제휴해 틱톡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브랜드의 입점부터 물류, 인플루언서 연결까지 도와주고 있다.

나라마다 다른 각종 규제에 인디 기업이 대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리이치24시코리아(REACH24H) 조상윤 연구원은 “나라마다 규제나 법규가 다르다 보니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한국화장품 등록만 하더라도 필요한 구비서류와 관리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 해외까지 신경쓰기에 힘들 것”이라며, “국가마다 다른 법규와 빠르게 바뀌는 규제를 업데이트해 교육함으로써 해당 제품을 보증해 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9년에 중국에서 시작한 리이치24시는 2015년 대만을 필두로, 2019년 한국과 영국에 진출했고, 2023년에는 일본과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리이치24시코리아의 도움을 받는 한국기업은 수백곳이 넘는데, 주요국의 규제 대행뿐만 아니라 언어에 따른 장벽까지 해소해 주고 있다고 한다.

리이치24시코리아 조상윤 연구원이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인디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로 진출시키는 플랫폼 부스에도 상담을 위한 인디 기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화장품 수출형 플랫폼 운영사인 무코스는 전 세계 바이어들이 볼 수 있는 B2B 온라인몰을 2024년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백정훈 대표는 “온라인몰에서 도매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마케팅하는 벤더회사로서 전 세계에 포진된 리테일러, 셀러, 기업 등을 대상으로 위탁판매를 한다”며, “현재 60개 정도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수출국으로 따지면 20개국 정도에 나갔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한국과 태국의 체험단 앱으로 마케팅을 진행 중인데, 작년 4월에는 한국 체험단 앱을, 올해 1월에는 태국 앱을 출범했다. 또한, 올해 안에 미얀마, 캄보디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도매 거래가 보다 수월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체험단 앱을 운영 중인데, 해외에서도 태국에 먼저 진출한 이유는 태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으면 인근 동남아 국가로의 확산이 쉽게 일어났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브랜드가 주어진 상황에 맞춰 어떻게든 판매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