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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따구’ 걱정없는 수돗물, 물관리 어떻게 하나
인류의 생명을 잇는 ‘물’…2025 워터 코리아
- 기사입력2025-03-24 11: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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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정수장 전경 ©중기이코노미물은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지만, 경제를 움직이는 원천이기도 하다. 청정 에너지 수급부터 저탄소 물관리 등을 아우르는 친환경 기술이 다음 세대를 잇는 중요한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물을 관리하는 기술력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물 관리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기온상승 등의 여파로 매년 물 관리 문제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깔따구 유충이 2020년 인천시를 시작으로 제주, 창원, 수원 등 전국의 수돗물에서 잇달아 발견되면서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에 지난 19일부터 3일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워터 코리아(2025 WATER KOREA)의 부대행사로 마련한 ‘고양 정수장’ 견학 프로그램에 중기이코노미가 참여해 실제 시설과 정수 처리과정을 체험해봤다.팔당 취수장~정수장 오기까지 16시간…최종 공정으로 품질 가른다2009년 준공한 고양 정수장은 팔당댐의 물을 수원으로,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의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하루 평균 수돗물 공급량인 24만1000톤을 웃도는 28만톤의 시설용량을 갖추고 있고, 향후에는 하루 35만톤까지 시설을 증설할 계획도 있다.
고양 정수장 견학을 위해 30여명의 업계 관계자가 모였다. 이들은 전오존 처리가 된 물이 약품투입동을 지나 응집지 및 침전지를 거쳐 급속여과지로 들어간 뒤, 오존접촉조와 GAC 흡착지를 거쳐 최종 처리된 물이 정수지로 가는 과정을 살펴봤다. ©중기이코노미정수장의 의무는 이처럼 시민에게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일이지만, 위생 또한 정수장의 책무다. 이런 정수장의 최대 고민은 녹조와 소형생물이다. 녹조는 맛냄새 물질을 유발하는 다세포 생물로 여름마다 최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바늘처럼 생긴 규조류는 정수장의 여과지 막힘을 유발해 여과 지속시간을 단축시킨다. 몇년전, 규조류 문제로 여과 지속시간이 60시간에서 8시간으로 떨어지는 등의 경험을 했던 고양 정수장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취수장에서부터 조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우선, 팔당 취수장 수심 5m까지 조류 차단막을 설치해 조류의 광합성 활동을 차단하고, 전차염을 투입해 규조류가 발생하더라도 규조류의 내부 유기물질을 소독해 정수장에서의 처리를 수월하게 했다. 그 결과, 맛냄새 물질이 30~50% 감소했고, 수돗물 냄새를 유발하는 지오스민, 2MIB 등을 실시간 농도 감시함으로써 조류 냄새물질을 99% 제거했다.2024년에는 전오존설비를 도입해 규조류 90%를 제거하고, 여과지 막힘 현상을 해소했다. 특히, 2020년도 이후부터 소형생물 차단을 위한 관리를 추가하고 있는데, 유충 산란환경을 억제하기 위해 응집·침전지에 살수장치와 볼파동장치를 설치했고, 서식환경 억제를 위해 여과지 외부를 콘크리트로 포장했다. 소형생물을 다중으로 차단하기 위해 응집침전지부터 여과지, 정수지에 이르기까지 3차에 걸쳐 유입부 여과망을 설치하기도 했다.
펌프 시설 등이 많은 정수장 특성상 전력 사용량이 높기 때문에 태양광 패널을 대거 설치했다. ©중기이코노미한국수자원공사(K-water) 관계자에 따르면, 이 모든 체계는 팔당댐에서부터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특히, 팔당 취수장에서 정수장으로 물이 도달하는데 16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정수장에서는 그 시간동안 모니터링을 통해 최종 공정을 어떻게 할지 대응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또한, 물 품질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생물경보시스템 및 수질 모니터링 결과는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그 결과, 식품 수준의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 생산 및 제조과정 국제인증임을 증명하는 ISO22000 인증을 매년 취득, 갱신함으로써 글로벌 기준에 맞추고 있고, 활성탄여과지 역세주기를 기존 15일에서 5일 이내로 단축하는 등 공정 강화와 신기술의 도입을 통해 다른 나라보다 더 강화된 기준으로 수돗물을 관리하고 있다고 K-WATER 관계자는 자신했다.
응집 침전지 모습. 살수를 통해 위에 떠 있는 침전물까지 관리하고 있다. 또한, 주변에 날아다니는 새의 접근을 막는 역할도 한다. 고양 정수장의 침전지는 총 10개로, 원수의 탁도는 6NTU이지만, 불순물이 걸러진 침전지 말단의 탁도는 0.1~0.2NTU로, 법적 기준으로 먹을 수 있는 물의 수준이다. ©중기이코노미하지만, 정수장의 목표는 깔따구와 같은 소형생물 원천 차단만이 아니다. 인간이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결과물인 만큼 그 과정 또한 친환경적이고, 위생적이어야 한다. 또한,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로 정수 처리과정을 고도화한다 하더라도 효율성을 검증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이런 중기이코노미의 질문에 K-WATER 관계자는 “미량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활성탄을 포함해 물에 닿는 모든 자재는 식품안전인증 제품 등 수돗물에 닿아도 되는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활성탄은 재생 사용을 위해 시설을 도입해 나가고 있는데, 성능이 너무 떨어진 활성탄을 재생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재생한 후에는 실탄을 사야만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2023년도부터 AI 시설을 들여오고 있는데, 기존에는 제어실 근무자 등 인력으로 진행했던 응집제 및 약품 투입, 슬러지 수집기 관련 일을 AI에게 교육시켜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원수의 수질 특성, 기온, 기후, pH 등 여러가지 변수를 바탕으로 AI가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단, AI에만 다 맡기는건 아니고, 계속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완전 자동화 보다는 AI가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최종 컨펌은 사람이 하는 식으로 관리한다”며, AI 시설의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과지. 청정구역으로 관리하고 있는 이곳은 내부 관람이 금지돼 있어 관람객들은 이중문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후, 정수지로 가는 최종 단계인 후오존주입동을 지나는데, 관계자에 따르면, 후오존주입동을 지나는 과정에서 산소로 만든 오존을 집어넣어 맛, 냄새 물질을 제거한다. 이렇게 작게 쪼개진 알맹이들이 활성탄 여과지에 흡착해 완전 제거되는 것이다.
정수장. 특별하게 관리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관리자들 조차 입장이 제한돼 있고, 1년에 한번씩 청소를 실시한다. ©중기이코노미소형생물을 막는 데 가장 중요한 곳인 여과지 교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활성탄 여과지의 경우에는 3년 이후부터 성능이 떨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기계를 통해 교체를 진행한다. 일반 여과기의 경우에는 일부 교체를 한다”며, “물이 역세척 활동을 하면서 오염물질을 씻어내는 활동을 오랫동안 하다보면 여과기 여제가 깨지면서 깨진 것들이 물 위로 올라오게 된다. 이럴 때 새로운 모래를 넣어주는 방식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물’ 관리 기술은 미래 국가경쟁력…위생적이고 안전한 물 공급 기술이번 워터 코리아에는 200여 기업이 모여 각 공공기관과 손을 잡고 위생적이고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한 기술을 전시했는데, 중기이코노미가 최신 기술을 들고 나온 기업들도 만나봤다.
2025 워터 코리아(2025 WATER KOREA) 전경 ©중기이코노미하수도 촬영장비 제조를 40년간 해온 탑전자산업㈜은 최신 하수관로 촬영장비를 들고 나왔다.이 회사의 조규진 대리는 “수질 상태와 누수 등의 문제가 없는지 살펴봄으로써 상수도 교체가 필요한지, 세척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예방하기 위한 기계”라고 소개했다.이어 “단수를 하지 않고도 촬영할 수 있는데, 1000mm까지 관경이 가능하고, 관경 변화 측정까지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좌전, 우전만 됐던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자전운전 기능이 생겼고, 카메라 줌앤아웃 기능이 있어 해상도도 3배 가까이 높였다”고 했다.
탑전자산업㈜의 최신 하수관로 촬영장비
㈜코팅코리아의 PFP 파이프 ©중기이코노미1987년부터 수도관을 전문으로 제조하고 있는 ㈜코팅코리아는 PFP 파이프를 소개했다. 이 회사의 김성 영업본부장은 “기존의 스틸파이프 접합 방식은 용접이었다. 하지만, 용접은 열로 태우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부식이 일어날 수 있어 수명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기존의 금속관 내면은 물을 머금는 성질이 있는 에폭시로 도장하다 보니 에폭시 도장 성능을 올리기 위해 비스페놀이라는 환경호르몬이 들어 있는 첨가물을 넣었다. 즉, 위생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에 “이 제품은 코팅 방식과 압륜으로 결합했고, 내부까지 화학적 안정성을 확보한 폴리에틸렌으로 코팅해 안전하고, 위생적”이라며, “내부 코팅 부착력은 한국수자원공사 기준인 36점의 5배 이상을 상회할 정도로 우수한 부착력을 자랑한다”고 뿌듯해 했다. 현재 이 제품은 각 지자체와 공기업에 납품하고 있고, 테스트베드를 거쳐 2026년도에는 서울시에 납품할 예정이다.물의 시료 채취를 위한 장치도 선보였다. 특히, 기존에 많이 사용됐던 미국의 반돈식 단점을 극복한 프레스 타입의 우리 기술에 많은 관람객이 관심을 보였다.㈜제이에스인터거(JS INTEGER) 김인만 차장은 “수심 10~20m 혹은 바닥층에 있는 물을 샘플링 할때 채수기가 필요하다”며, “이전에는 미국의 반돈식을 많이 썼다. 하지만, 반돈식은 옆에 달린 뚜껑이 여닫는 형식이기 때문에 고장이 많고, 소모품을 자주 바꿔줘야만 한다. 뚜껑을 여닫게 하는 고무줄의 경우에는 삭거나 물 속에서 잃어버릴 확률도 높다”고 했다.이어 “이 제품은 압력방식으로 수중에 있는 물을 가둬서 끌어올리기 때문에 특별히 파손되거나 분실될 염려가 없다. 특히 물 속에서 내구성이 강한 알루미늄 관을 사용해 부식에도 강해 지자체, 해양연구소, 대학의 물 관련 연구소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에스인터거(JS INTEGER) 김인만 차장이 채수기 사용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에코 인사이트 유혜진 담당이 카드로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 기기 옆의 호스를 연결하면 물을 받을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지속가능성은 미래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 중 하나이고, 물 산업 역시 예외는 될 수 없다. 기후테크 전문 기업인 에코 인사이트(Eco Insight)는 버려지는 물을 활용해 미세먼지와 폭염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들고 나왔다.이 회사의 유혜진 담당은 “미세먼지의 40%를 저감할 수 있고, 도로면의 온도를 6~7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도로 살수차를 이용해 물을 뿌려주는 것인데, 문제는 살수차 기사들이 물을 원활히 공급받지 못했다는 데 있다”며, “그동안 살수차 기사들은 상수를 이용하거나, 외곽에 떨어져 있는 하수처리장에서 물 공급을 받아야만 했다. 이럴 경우 비용도 비용이지만, 1~2시간이 더 소요돼 대부분 하천에서 불법으로 취수해 사용하곤 했다”고 안타까워 했다.이에 에코 인사이트는 스마트 용수 공급기를 도심에 설치해 살수차 기사들이 언제라도 물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유출 지하수가 역사 근처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 작년에 여의도 샛강역 앞에 설치했다.유혜진 담당은 “하루에 100톤의 물이 하천으로 버려지고 있다. 우리는 그 근처에 공급기를 사용해 버려지는 물을 재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발급한 카드를 기계에 대면 물을 가져다 쓸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어 편리하고, 각 지자체에서는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물을 사용했는지 알 수 있어 미세먼지 정도를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