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M 시장 재편…디지털·신흥국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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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글로벌 E&M 시장 재편…디지털·신흥국 견인 디지털 광고·OTT·커넥티비티가 성장 견인…전통 방송·영화는 위기

기사입력2025-09-10 13: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미디어(ENM) 산업이 향후 5년간 디지털 광고와 신흥국을 축으로 구조적 재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범탁 E&M 산업 감사부문 파트너는 삼일PwC가 9일 개최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및 비즈니스 세미나’에서 Global Entertainment & Media Outlook 2025–2029 분석 결과를 발표, 이렇게 전망하고 “디지털 전환 가속과 지역별 격차 확대 속에서 한국은 시장 성숙에 따른 저성장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E&M 시장, ‘2조9000억→3조5000억 달러’

삼일PwC가 전망한 글로벌 E&M 시장은 2024년 2조9000억 달러에서 2029년 3조5000억 달러로 연평균 3.7%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디지털 광고의 가파른 확장이다. 광고 지출은 소비자 지출보다 세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해 2029년 1조2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둘째, 신흥국 시장의 급성장이다. 인도·인도네시아 등은 커넥티비티(Connectivity) 확산과 중산층 확대를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커넥티비티는 유·무선 네트워크 연결을 통한 인터넷·데이터 이용 서비스 시장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은 2024년 630억 달러에서 2029년 730억 달러로 연평균 2.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성숙한 시장 구조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범탁 파트너는 “한국은 글로벌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다만 특정 섹터, 특히 OTT·K-POP 등은 글로벌 경쟁력 확대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인터넷 광고, ‘리테일 검색’ 부상과 ‘커넥티드TV’ 대세

인터넷 광고는 2024년 6500억 달러에서 2029년 9800억 달러로 연평균 8.4%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도 110억 달러에서 145억 달러로 연평균 5.7%로 확대되지만, 글로벌 대비 성장 속도는 낮다.

광고 유형별로 보면 리테일 검색 광고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아마존·월마트·알리바바 등 리테일 기반 플랫폼이 소유한 웹사이트에서 발생하는 광고 매출은 2029년 기준 전체 검색 광고의 46%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구매 시점에서 노출되는 광고 특성상 전환율이 높고,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해 정밀 타겟팅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커넥티드TV(CTV) 역시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CTV는 인터넷에 연결돼 OTT·유튜브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TV 화면에서 직접 시청할 수 있는 스마트TV·셋톱박스·게임기 기반 플랫폼을 말한다. 2029년 CTV 광고는 50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미 유튜브 시청자의 절반 이상이 TV 화면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이 파트너는 “CTV는 모바일을 대체하는 핵심 시청 기기로 부상했고, 광고주들에게는 새로운 고효율 매체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OTT 시장 연평균 6.4% 성장…전통 TV의 구조적 위기

OTT 시장은 2029년 2300억 달러로 연평균 6.4%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광고 기반 OTT(AVOD)가 연평균 10% 성장하며, 2029년 전체 OTT 매출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장도 17억 달러에서 25억 달러로 7.7% 성장하며, 현재 구독형 모델(SVOD) 위주의 구조가 점차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통 TV 시장은 구조적 위기 국면이다. 글로벌 시장은 연평균 -1.7% 역성장이 예상되며, 미국은 -5.4%로 급격히 위축된다. 구독료 인상과 소비자 불만, 스트리밍 전환 가속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인도·인도네시아는 여전히 콘텐츠 수요와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방송사들은 광고 매출 감소와 제작비 증가로 악순환에 빠져 있다. 콘텐츠 제작 편수는 줄었지만 편당 제작비는 상승했고, 이로 인해 손익 구조가 악화됐다. 이 파트너는 “방송 산업은 고용·경제 파급 효과가 큰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 만큼, 단순 세제 혜택보다 직접적 제작 지원이 절실하다”며 “광고 편성·심의 규제 완화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영화 산업, 글로벌 반등 기대 그러나 한국의 더딘 회복

글로벌 영화 시장은 2024년 미국작가조합의 파업과 중국 시장 침체로 위축됐으나, 2029년까지 연평균 4.8% 성장해 377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라인업이 반등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은 팬데믹 이후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 2024년 박스오피스 수익은 8억8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3% 줄었고, 1인당 관람 횟수는 2019년 4.2회에서 2024년 2.4회로 급감했다. 이 파트너는 “2029년까지 10억 달러 규모로 회복이 예상되지만, 구조적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영화 할인권 확대, OTT와의 공정 경쟁 환경 조성 등 정책적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삼일PwC는 9일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및 비즈니스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음악 산업, 성장 핵심동력 스트리밍…K-POP의 세계화

글로벌 음악 시장은 2029년까지 96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된다. 핵심 동력은 스트리밍으로, 2029년 시장 점유율은 4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2029년 18억 달러 규모가 예상된다. K-POP이 주도하는 성장세는 여전히 견조하다. 독특한 팬덤 구조와 글로벌 투어 확장으로 실물 음반 판매까지 유지되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주요 기획사들은 일본·미국·라틴아메리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다국적 그룹을 론칭하는 등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향후 한국 음악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