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근로자·운영자 모두 행복한 ‘법정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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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사업장·근로자·운영자 모두 행복한 ‘법정교육’ 원스톱 산업안전보건 서비스…㈜대한안전보건교육원 임주원 대표

기사입력2025-10-07 17:22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임주원 대표는 신청부터 수료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도록 교육 시스템을 설계했다. 그리고, 향후에는 세상의 모든 교육을 아우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스티로폼을 잡으러 뛰어가다 추락하거나, 마대에 딸려 가 30cm 높이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등 현장에서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어이없는 사건, 사고들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 모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거나, 평소 안전 습관만 제대로 잡혔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들이다.

㈜대한안전보건교육원 임주원 대표에 따르면, 근로자 사망 사고의 대부분은 6개월~1년 사이의 신입사원에게서 일어난다. 이런 이유로, 사업장에서는 안전 교육과 더불어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고에 대한 케이스 공유가 돼야 한다.

그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안전 교육은 채용 단계에서부터 이뤄져야 하지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그런 시스템이 부족하기도 하고, 꼭 들어야 하는 법정교육이라도 ‘몰라서’ 혹은 ‘우리는 사고가 안 날 거니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교육을 듣지 않는 경우도 꽤 많다”고 지적했다.

안전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흥미롭지 않아서’이다. 매년 같은 자료를 가지고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만 하는 수업 방식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관심을 더 이상 끌 수 없기 때문이다.

왜 같은 사업장에서 똑같은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걸까

임주원 대표가 사업장 안전 교육에 대해 몇번이고 강조하는 이유는 산업재해로 사망한 할아버지로 인해 남은 가족의 슬픔을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철도 공무원이었던 할아버지가 선로 정비를 하다가 돌아가셨고, 할머니는 평생 혼자 지내셨다. 그게 몇십년 전의 일인데, 최근까지도 똑같은 사고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사업장 안전 교육과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어렸을 때부터 사업장 안전에 대해 관심이 높았던 임주원 대표는 산업환경보건학을 전공한 후, 약 10년간 안전 교육 업계에서 일했다. 하지만, 그가 마주한 것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교육 자료와 수업 방식, 항상 심드렁한 표정으로 억지로 교육에 참여하는 게 역력해 보였던 교육생들이었다.

임주원 대표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안전보건교육원은 고용노동부 위탁교육 지정기관으로, 법정의무교육 정보 제공 및 신청 지원을 위한 시스템으로 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중기이코노미

임 대표는 “교육이 너무 형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생조차 나에게 와서 ‘너무 재미가 없다’, ‘강사 좀 바꿔달라’ 등의 요구가 많았다”며, “이런 현장의 어려움을 옆에서 봤기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임주원 대표가 바라던 교육은 ‘재미있는 현장’이었다. 교육생도, 강사도 즐겁고, 흥미로움이 가득해 귀에 쏙쏙 박히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그런 강의 말이다.

사업장 역시 교육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마찬가지다. 직원들이 어떤 교육을 들어야 하는지 알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전화해서 알아봐야만 하는데, 담당자 전화 연결도 힘들뿐더러 업무 중간에 해야 하다 보니 꼬박 하루 이상이 걸린다는 하소연이 많았기 때문이다.

매년 한탄하는 관리자, 교육 중간에 도망가는 근로자, 똑같은 강의 자료로 교육하는 강사들을 보면서 안전교육도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더 많은 사업장에 안전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줘야겠다는 생각에 임주원 대표는 2022년 2월 대한안전보건교육원을 설립했다.

‘어! 현장과 똑같네’…불필요 과정 없애고, 강의는 사례 중심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사용자 접근성은 높고, 실무에 도움이 되면서도 재미있는 교육. 임주원 대표가 꿈꾸는 교육 방향이다. 지루하기로 소문난 ‘법정교육’도 즐거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그의 목표였던 것이다.

이를 위해 임주원 대표는 가장 먼저 강의 방식에 변화를 줬다. 우선, 강사는 모두 내부에서 소화하고, 서로 부족한 점은 피드백과 코칭을 통해 발전시켜 나갔다. 강의 내용은 사례 중심으로 바꿨다. 그러다 보니 ‘어! 저기 조심해야겠다’, ‘우리와 비슷하네?’ 등 강의에 대한 흥미도가 점차 올라가는 게 눈에 보였다고 한다.

또한, 사업장 맞춤형으로 진행해 근로자들의 공감대를 끌어올렸다. 임 대표는 “우리나라에 법정교육을 진행하는 교육기관만 약 200곳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육기관이 건설업, 제조업, 기타업으로 나눠 교육을 진행한다”며, “그렇게 되면 건설업, 제조업은 사례에 맞게 교육을 들을 수 있지만, 급식업체, 물류유통업, 정보통신업, 서비스업, 사무직 등 기타업에 해당하는 사업장은 모두 똑같은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임주원 대표가 안전 교육 시 진행하는 퀴즈의 정답을 말하며 환히 웃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교육생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수업 집중도 역시 높였다. 일례로, 수업에 교육생을 참여시키기 위해 퀴즈 정답자에게 기프티콘을 선물하는데, 이런 노력은 강의 만족도 설문에서 ‘너무 재미있다’, ‘졸리지 않다’ 등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직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사업장의 편의성에도 초점을 맞췄다. 임주원 대표가 수많은 사업장의 담당자를 만나본 결과,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슨 교육을 몇 시간 받았는지’ 정보가 없어 직접 일일이 찾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정보 취약성은 내부 규정 해석 오류를 불러와 교육을 과도하게 신청하는 등 비효율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실제로, 약 1000명의 근로자를 둔 A 사업장의 경우 8시간 이수만으로도 법정 기준 충족이 가능했음에도 총 16시간의 교육을 과도하게 산정한 사례도 있다. 이는 불필요한 교육비 지출은 물론, 근로자의 업무 집중도를 저해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만약, 사업장의 실수로 교육을 놓치면 문제는 더 커진다.

임주원 대표는 “사업장은 매년 안전교육, 성희롱 예방 교육,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개인정보 보호 교육, 퇴직연금 교육 등 5대 법정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세세하게 들어가 보면 50개가 넘는 의무교육이 존재한다”며, “만약, 교육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안전사고라도 나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사망사고 시 정부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안전교육 서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안전보건교육원의 출강 모습과 응급처치 등 심폐소생술 교육 모습 <사진=대한안전보건교육원>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대한안전보건교육원은 공공데이터와 연계해 사업자 번호만 입력하면 법정교육 대상 조회부터 견적서, 교육신청, 수강, 수료증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다. 게다가 오전 7시30분까지만 신청하면 당일에도 수업을 들을 수 있어 바쁜 근로자의 일정을 배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정 변경도 수월하다. 특히, 횟수에 제한 없이 조정할 수 있어 교육생 만족도는 물론, 관리자의 업무 부담도 감소해 가장 만족도가 큰 서비스라고 한다.

임주원 대표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총 3000명이 변경을 한 것만 봐도 바쁜 업무로 교육 일정에 차질을 빚어왔던 근로자들이 그동안 많았음을 알 수 있다”며, “B 기업의 경우에는 10일간 총 199건의 교육 일정을 관리자 개입 없이 교육생이 직접 변경했을 정도”라고 했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대한안전보건교육원을 찾은 교육생의 만족도는 97.5%, 교육 재신청률은 93%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지금까지 누적 고객사는 1만1000곳, 누적 수강생 수는 3만명이며, 하루 기준으로 약 100명의 교육생이 수강한다고 한다. 안전보건공단에서 진행하는 교육기관 평가 역시 A 등급을 달성했고, 강의평가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받았다. 소통을 얼마나 잘하는지, 강의장표 구성이 얼마나 잘 돼 있는지 등 여러 지표에서 만점을 획득한 대한안전보건교육원의 노력이 실력으로 공인받은 것이다.

‘효율성’은 극대화하고, 교육운영은 ‘스마트 솔루션’으로 편하게

간편 로그인 기능부터 AI 시스템까지 스마트 솔루션을 통해 업계 내 오래된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먼저, ‘이어보기’ 기능을 통해 교육생의 불필요한 반복 시청 문제를 해결했다. 대다수의 교육생은 비대면 강의를 듣다가 다른 업무 때문에 부득이하게 잠깐 자리를 비우기도 하고, 점심시간 혹은 컴퓨터가 꺼져 동영상 강의가 멈추기도 한다. 이럴 경우, 부득이하게 다시 재시청을 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대한안전보건교육원은 2초 단위로 강의를 자동 저장해 이어보기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반복 시청을 줄이고, 교육생 편의성을 높여 민원의 70%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봤다.

교육 관리·운영자의 업무 피로도 역시 줄였다. 8시간짜리 수업에서 교육생이 16분만 자리를 비워도 수료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관리자는 교육생이 강의를 잘 듣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서 계속 지켜봐야만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솔루션이 AI 출석 체크 프로그램이다. 캡처 자동화는 물론, n초 단위로 설정해 자리를 비울 경우 알림이 울리도록 해 누가 자리를 비웠는지 쉽게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

임 대표는 “출석과 증빙이 자동으로 연계되다 보니 교육생은 우리를 믿고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교육 관리자는 컴퓨터가 뚫어져라 바라볼 필요가 없어 다른 업무에 투입해 업무 역량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이 프로그램으로 지난 6월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이사장상을 수상했다”며 뿌듯해했다.

사업장도, 근로자도, 교육 강사도, 교육 관리자도 환영하는 안전 교육을 지향하는 대한안전보건교육원은 훗날 ‘세상을 바꾸는 교육 기관’으로의 발전을 꿈꿨다.

임주원 대표는 “법정의무교육, 산업안전보건교육, 중대재해처벌법 특강, 위험성 평가 컨설팅 등 전반적으로 사업장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2~3년 안에 세상의 모든 교육을 아우르는 쪽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임주원 대표는 화상교육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사업장에서 사진만 넣으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나올 수 있도록 위험성 평가 플랫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시에, 직무·리더십 교육도 계획 중이다.

임주원 대표는 안전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어렸을 때부터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초등학생에게 직업교육을 실시할 때, 안전교육까지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내가 이 직업을 가졌을 때 이런 일을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등 안전에 대한 중요성과 책임감이 저절로 탑재될 것”이라며, “희망 직업과 안전을 항상 함께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면 훗날 성인이 돼 직업을 가져도 스스로 안전을 챙기게 되고, 이는 사업장을 넘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