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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현금 없는 M&A 마법…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포괄적 주식교환…실질적 지분율은 두나무가 더 높은 역인수 구조

기사입력2025-12-02 12:05

강혜미 객원 기자 (hmk@star-law.kr) ㅣ다른기사보기

강혜미 법무법인 별 대표변호사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합병을 공식화하면서 대한민국 금융·IT 업계를 뒤흔든 ‘세기의 빅딜’이 성사되었습니다.

흔히 시장에서는 이를 ‘합병’이라 표현하지만, 법적으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두나무를 인수한 것입니다. 기업가치 도합 20조 원에 달하는 거대 핀테크 공룡을 탄생시킬 이 거래에서 양사가 선택한 M&A 방식인 ‘포괄적 주식교환’은 무엇일까요?

◇현금 없는 M&A의 마법=포괄적 주식교환은 한 회사(완전모회사, 본 건의 네이버파이낸셜)가 다른 회사(완전자회사, 본 건의 두나무)의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하고 그 대가로 자사의 신주를 교부해, 대상 회사를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상법상의 제도입니다(상법 제360조의2).

두나무 주주들은 보유한 주식을 네이버파이낸셜에 전부 이전하고, 그 대가로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주를 받습니다. 결과적으로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완전자회사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은 막대한 현금 유출 없이, 오직 신주 발행만으로 약 15조 원 가치로 평가받은 두나무를 인수하게 됩니다.

이 방식은 두 회사가 하나의 법인격으로 합쳐지는 ‘합병(Merger)’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합병은 조직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통합해야 하므로 복잡하고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반면 포괄적 주식교환은 두나무라는 법인은 그대로 존속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분 100%를 취득함으로써 강력한 지배권과 경제적 이익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합병과 달리 채권자 보호절차가 원칙적으로 불요하여 절차적으로도 간소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포괄적 주식교환의 절차=포괄적 주식교환은 주주의 지위와 권리에 중대한 변동을 가져오는 거래이므로, 상법은 이를 위해 엄격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상법 제320조의3 이하).

주요 절차는 ① 이사회 결의를 통한 주식교환계약 체결 ② 주식교환계약서 등 법정서류의 본점 비치 및 공시 ③ 주주총회 특별결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합병을 공식화하면서 대한민국 금융·IT 업계를 뒤흔든 ‘세기의 빅딜’이 성사됐다. 흔히 시장에서는 이를 ‘합병’이라 표현하지만, 법적으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두나무를 인수한 것이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특히 이 과정에서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보장됩니다. 반대주주는 주주총회 전에 서면으로 반대의사를 통지하고, 주주총회 결의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주식의 종류와 수를 기재한 서면으로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공정한 가격으로 이를 매수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양사 주주들의 동의 여부도 중요한 열쇠가 되겠습니다.

또한 이번 딜처럼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3000억 원 이상인 회사와 300억 원 이상인 회사가 결합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신고 의무가 발생합니다.

양사는 2025년 11월 25일 이사회를 통해 계약을 의결하고,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이 디지털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거나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지 면밀히 심사할 계획인 만큼, 최종 승인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딜의 특징=이번 거래방식이 포괄적 주식교환인 것도 특징이지만, 피인수 기업인 두나무(기업가치 약 15조 원)가 인수 주체인 네이버파이낸셜(약 5조 원)보다 기업가치가 3배 정도 크다는 점도 주요한 특징입니다.

양사는 교환비율을 1:2.54로 확정했는데,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를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이 비율에 따라 주식교환이 완료되면, 두나무의 기존 주주인 송치형 의장과 김형년 부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약 28%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됩니다. 반면 기존 최대주주였던 네이버의 지분율은 약 19.5%로 희석됩니다. 형식적으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인수하지만, 실질적인 지분율은 두나무 측이 더 높은 역인수(reverse takeover)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지분 희석을 감수하고서라도 ‘블록체인·가상자산 1위’라는 엔진을 장착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