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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스타트업과 공공기관’이 뭉칠 때 ‘초혁신’ 선도 민관협력 네트워크의 장 ‘2025 K-혁신프로젝트 오픈이노베이션’

기사입력2025-11-27 10:16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타트폴리오 권우실 대표가 K-혁신프로젝트 오픈이노베이션에서 공공기관과 스타트업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한 공공기관과 스타트업의 만남이 계속 이어져 시너지를 창출하는 관계로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거래해야만 한다’, ‘PoC(Proof of Concept)를 해야 한다’ 등 숙제 같은 마음이 아닌, 장기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진실한 관계로 나아가길 희망합니다.”

지난 11월21일 ㈜스타트폴리오(STARTFOLIO) 주최로 서울시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2025 K-혁신프로젝트 오픈이노베이션’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스타트폴리오 권우실 대표가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공공기관과 스타트업의 다리 역할을 하는 스타트폴리오는 국민연금공단의 사내벤처에서 분사한 케이스로, 그 누구보다도 ‘혁신’과 ‘동반성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회사다. 이에 스타트폴리오는 공공기관과 스타트업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작년부터 K-혁신프로젝트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해 오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가 현장을 찾아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국내 대표 공공기관을 만나봤다.

스타트업과 공공기관 잇는 ‘통역가’로서 상생 발판 마련

공공기관이 유능한 민간기업과 상생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상생에서 나오고, 이런 협력관계가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권우실 대표는 “이젠 일 잘하는 공공기관 전성시대다. 공공기관이 점점 더 유능해질 때 사회는 발전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와 함께 일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도 공공기관과 일할 때 시너지를 더 발휘할 수 있다. 공공기관은 공신력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혁신성을 실증해 줄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이 B2G 시장으로 나가기 힘든 게 현실이다.

권우실 대표는 “전체 공공시장 중 스타트업이 진출한 비율은 채 3%도 되지 않는다”며, “스타트업 10곳 중 8곳이 10년 내 폐업하는데, 그들이 하나같이 토로하는 점이 판로 개척의 어려움”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스타트업과 공공기관이야말로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의 주역”이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및 동반 성장을 논의하는 뜻깊은 시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K-혁신프로젝트 오픈이노베이션 참가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공공기관, ‘혁신’에 ‘링크’하다…기업과 협업 시너지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에는 9개 공공기관이 참여했다. 이 중 국민연금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국립순천대학교 창업지원단 관계자와 만나 이들이 찾는 혁신 기술과 기업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일본, 노르웨이와 함께 글로벌 3대 연기금으로 평가받는 국민연금공단은 2024년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A등급을 받는 등 변화와 혁신의 중심을 선도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함성희 차장은 “동반성장팀의 역할이 스타트업 등 기업의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동반 성장의 길을 도모하는 것”이라며, “이외에도 사내벤처가 창업하면서 우리 기관과 적합한 솔루션 및 기술을 가진 팀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 전문기관인 만큼, 국민연금공단은 관련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지원을 활발히 하고 있다. 함성희 차장, 박정윤 팀장, 이무열 주임은 “시니어 관련 기술이나 일자리 창출 관련 솔루션은 우리가 도입함으로써 국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관련 기술을 다양한 부서와 연결해 국민 서비스로 나아갈 방안을 생각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년부터 K-혁신 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25개사를 지원했지만, 올해는 30개사를 목표로 삼았고, 매년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 좀 더 많은 기업에서 역량을 우리 사회에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공단 함성희 차장(사진 가운데), 박정윤 팀장, 이무열 주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한국전기안전공사 역시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매년 다양한 기업과 혁신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이희연 차장은 “오늘도 61개사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왔다”며, “우리 기관이 전북특별자치도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K-푸드와 지역의 농업 기업을 연계해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 차장에 따르면, 지금까지 총 100곳의 농업 기업을 지원했다.

전기 안전과 관련된 솔루션 지원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이 차장은 “보통 전기 안전 검사를 시행할 때, 각각의 가정집과 산업시설을 방문하는데, 앞으로는 원격 점검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며, “전기 설비 원격 점검 기술을 가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이희연 차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국립순천대학교는 2015년 창업지원단을 창단해 예비 창업자, 초기 창업자 육성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 대학의 김아영 팀장은 “전라남도 지역이 바이오 분야에 특화돼 있고, 순천대학교 역시 바이오 기술이 모태가 된 학교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의 서포터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프로그램 설계를 할 때 기업이 원하는 방향대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초기 스타트업을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요즘에는 협업할 좋은 기업을 찾았다 하더라도 일단 검색부터 하는 게 보편적이다. 하지만, 대다수 스타트업이 홍보 활동을 잘하지 못한다. 이에 우리는 3년 전부터 기업 보도자료, 창업자 홍보 활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대 창업지원단(위 3명), 바이오 비료 기업인 아그로셀 소재우 대표, AI 카메라 솔루션 개발업체인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 김수연 이사가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 위부터 시계 방향) ©중기이코노미

새로운 아이디어로 공공기관과 손 잡고 ‘사회 혁신’

스타트업의 꿈은 자신의 기술을 널리 알리고, 쓰이게 해 사회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번 오픈 이노베이션에는 공연 기획,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보안 솔루션, 법정 안전 교육 솔루션, 시니어 케어 플랫폼, 숲체험, AI 의료 정보 분야에서 17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참여한 스타트업은 ▲극단홍시 ▲네스트랩 ▲다리메이커 ▲디자인맙 ▲대한안전보건교육원 ▲대유커뮤니케이션즈 ▲맘숲놀이 ▲바른정보기술 ▲서버키트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 ▲아그로셀 ▲암뮤니티 ▲커스프 ▲케어로그 ▲퍼슬리 ▲플래닛주민센터 ▲힐링하트 등이다. 이 중, 몇 개 기업과 만나 그들이 추구하는 혁신 기술을 들어봤다.

스페이스비전에이아이㈜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성과 측정을 할 수 있는 AI 카메라 솔루션 개발업체다. 쉽게 말하면,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를 설치했을 때, 과연 몇 명이 이 앞을 지나갔고,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에 관심을 가졌는지 집중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김수연 사업개발 매니저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기반으로, 기기 자체에서 촬영한 영상을 바로 분석해 개인 식별이 되지 않는 데이터만 서버로 올려 데이터의 형태로 바꿔 정보를 제공한다”며, “대규모 전시회나 콘퍼런스, 드럭스토어, 마트 등에서 특정 부스에 몇 명이 왔는지, 관람객의 동선, 어떤 영역에 얼마나 머물렀고,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을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오프라인 공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오프라인을 위한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그동안 효과를 수치화해 볼 수 없던 광고 업계에서 환호하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공공기관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는 “공공기관에서 행사를 주최할 때 성과 측정을 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의 기후 테크 컨퍼런스 광고에 우리 시스템을 사용했는데, 성과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뿌듯해했다.

보안 기술에 사회 공헌 개념을 탑재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바른정보기술은 디지털 포용을 주제로 어르신 키오스크 교육, 스쿨패스를 개발했다. 실제 이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도 ‘대한민국 최고의 기술이 아닌, 최선의 방법이 되겠다’이다.

이 회사의 김상인 대표는 “현재 디지털 약자에 대한 교육을 사회 전반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키오스크를 체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다 보니 교육도 잘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맥도널드, 다이소, 농협 등 어르신이 실제로 많이 다니는 곳의 키오스크 화면과 기능을 그대로 가져왔고, 영수증까지 실물로 나오는 형태”라고 자부했다.

특히, 이 회사를 공공기관에 많이 알리게 한 효자 상품은 전자 출입 관리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지금도 학교에 들어가려면 수기로 방명록을 적고, 신분증을 내야 한다”며, “우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네이버, KT와 독점 계약을 맺고 모바일로 신원 인증을 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국가·민간 본인인증 체계와 연동됐기 때문에 방문자가 인증을 완료하기만 하면 출입증 라벨이 자동으로 출력되고, 모든 출입 기록은 암호화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된다. 이 스쿨패스는 전국의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가 대상으로, 7000개 학교에 납품하는 것이 목표다. 11월 말에는 공공기관, 군부대 등에 들어가는 제로패스를 출시해 납품할 예정이다.

장애인 주축의 디자이너가 모여 광고, 홍보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사회적 기업도 있다.

㈜커스프 김은주 경영지원총괄 이사는 “대표님이 약간의 시각장애가 있다. 장애의 벽과 IMF라는 환경적인 요소가 맞물려 소위 알바 같은 일만 전전하면서 더욱더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주변을 돌아보니 자신과 똑같은 상황에 처한 장애인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고, 이들에게 고용의 발판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에 회사를 설립했다”며, 직원 50%가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히스토리를 전했다.

특히, 청각 장애인은 디자인 실력은 기본이고, 집중력이 특히 좋아서 업무 효율성이 높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업계에도 ‘일을 잘하는 광고 홍보물 전문 제작사’라고 소문이 나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사회적기업이 아닌, 디자인 회사인데 장애인을 고용하는 회사라는 인식 전환에도 성공했다.

김은주 이사는 “장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디자인 실력, 디자인 개발부터 생산까지 직접 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며, “한번 거래를 시작하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로 진정한 협업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