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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수소경제 전환…수소의 가치와 가능성 높이다 수소 밸류체인 구축 중소기업…WORLD HYDROGEN EXPO

기사입력2025-12-12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하이리움산업이 제시한 미래 수소 산업 빌리지 ©중기이코노미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의 대부분이 화석연료 베이스잖아요? 하지만, 언젠가는 모든 에너지 수단을 청정에너지로 바꿔야 하는 전환기가 올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과정의 중심에 수소가 있다고 생각하고 전방위적으로 기술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부터 4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수소산업 박람회인 ‘WORLD HYDROGEN EXPO(WHE 2025)’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제조업체인 테크로스(Techcross) 문아미 차장이 이렇게 말했다.

최근 그린수소 산업은 미래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고, 관련 신기술은 국내 산업계를 이끌 주요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유럽,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 수소 사업은 사실 늦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은 효율성과 가성비에 집중해 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전 분야에 걸쳐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가 현장을 찾아 글로벌 수소 산업을 이끌 국내 중소기업을 만나 최근 선보인 기술과 솔루션을 살펴봤다.

효율성과 비용 절감까지…기술로 청정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

테크로스는 전기분해 방식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제조, 판매하면서 글로벌 1위에 올라선 환경 기업이다. 최근 이 기업은 자체 보유한 ‘고효율 수전해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2.5MW급 수전해 통합 플랫폼을 선뵀다.

테크로스가 개발한 8.5mm 초슬림 2.5MW급 수전해 통합 플랫폼 모형 ©중기이코노미

이 회사의 해외영업본부 마케팅팀 문아미 차장은 “선박평형수 제품을 만들 때 썼던 핵심 기술이 전기 분해 수처리 기술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전극이라는 소재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 산업에 뛰어들었다”며, “생산, 저장, 운반, 소비재까지 이어지는 수소 밸류체인 중에서도 우리는 가장 첫 단계에 초점을 맞춰 제품과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중, 최대 성과는 2.5MW급 수전해 통합 플랫폼이다. 테크로스가 자체 개발한 격막형 전해 기술 기반의 차세대 모델로, 8.5mm의 초슬림 모듈과 고효율이 특징이다.

이 업계에서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는 독일산, 중국산은 15mm~20mm 두께와 금속으로 돼 있어 가공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지만, 테크로스는 프레임 자체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쓰기 때문에 복잡한 구조물일수록 가공 시간과 가공률 면에서 가성비가 높다고 한다.

문 차장은 “유럽, 중국에서는 MW급, GW급까지도 운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업체가 없다. 그래서 이 플랫폼을 이용하려면 외국의 것을 수입해 써야 했다”며, “우리의 1차 목표는 이를 전부 국산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테크로스가 선보인 MW급 수전해 통합 플랫폼은 전 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구조’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권경안 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을 보면 길고 동그란 외형에 30~40개 이상의 수많은 볼트가 박혀 있다. 각각의 볼트를 풀고, 조이는 작업이 쉽지 않아 수리를 한번 하려면 덤프트럭에 실어 공장으로 보내야 한다”며, “우리 제품은 나사가 하나도 없는 완전히 새로운 구조다. 게다가 사각형의 모양으로 공간적인 로스도 줄였다”고 자신했다.

과거 수전해는 대부분 잠수함 같은 군수 무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안정성에 무게 중심을 뒀다. 따라서 비용 측면에서의 효율성은 따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수전해가 산업에도 쓰이기 시작하면서 효율성까지 고려하게 된 것이다.

권 연구소장은 “우리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각으로 만들고, 나사를 쓰지 않으며, 전자동 조립이 가능하게 하는 등 혁신성을 무기로 내세웠다”며, “이런 유니크함은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리움산업의 액화수소 운송 기술이 담긴 탱크 ©중기이코노미

국내 최초로 극저온 액화수소 제조와 저장 기술 개발에 성공한 하이리움산업㈜은 수소 연료 탱크를 개발해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김고운 책임매니저는 “우리는 수소 중에서도 액체 수소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기체 수소를 영하 235도까지 냉각시키면 액체 수소가 된다. 그렇게 되면 기체 수소보다 저장 효율성이 뛰어나 운송이나 저장 쪽에 비용 절감이 획기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액체 수소는 수소를 기체로 변환해 저장하는 기술과 비교해서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다. 800기압이라는 고압으로 저장해야 하므로 그 비용만 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액체 수소는 이보다 무게를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또한, 10~20기압 정도로 낮은 기압으로 저장하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하이리움산업은 승용차를 제외한 모든 산업군에 이 기술을 적용하는 게 목표다. 액체 수소의 경우 단열로 저장이 되다 보니, 열 침입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일반 주차장이나 도심에 액체 수소가 기체로 변해 밖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기 때문이다.

김 책임매지저는 “우리의 타깃은 대형 상용차, 선박, 항공기, 공장 등이다. 특히, 대형 상용차는 디젤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어마어마하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이산화탄소의 14%가 상용차에서 나온다고 조사됐을 정도”라며, “현재 글로벌 기업에서도 수소를 적용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고, 우리에게도 액화수소 탱크를 사용해 보고 싶다는 연락이 많이 온다”고 귀띔했다.

일진하이솔루스의 40ft 튜브 트레일러 연료탱크 ©중기이코노미

더 많이, 가까이…수소 활용솔루션으로 ‘수소경제’ 구축 기여

수소전기차용 연료탱크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실행한 일진하이솔루스는 지난 11월 40ft 튜브 트레일러 납품 및 사용 승인을 완료한 Type 4 수소 저장 시스템을 선뵀다.

최대 적재량 880kg으로, 기존 Type 1 적재량(340kg)보다 많은 수소를 담을 수 있는 이 기술은 연간 운송 비용까지 감축해 기존보다 5억4000만원을 줄인 3억4000만원의 비용을 자랑한다.

이 회사의 황재원 상무는 “수소를 생산하는 지역과 충전소까지 오가는 튜브 트레일러에 좀 더 효율적으로 수소를 담아 운송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우리는 철제를 쓰지 않고, 탄소 섬유로 제조해 인장력이 우수하고, 가볍다. 버스를 예로 든다면, 기존에는 버스 10대 정도의 운송 능력이었다면, 지금은 30대가 조금 넘어가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021년에 용기를 개발해 2023년 완주 충전소 출하 센터에 납품을 시작으로, 2024년 12월 에어리퀴드 그룹과 Type 4 공동개발 협약을 맺어 공급 중이다. 2025년 7월에는 Type 4 용기 인증 획득, 11월에는 KGS의 사용 승인을 받았다.

가격은 기존 용기보다 5배 정도 비싸지만, 2년 이상 사용하면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황 상무는 예상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이런 강점을 무기로, 에어리퀴드 그룹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