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화장품 수출확대? 한중FTA 기대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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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의약품 화장품 수출확대? 한중FTA 기대 ‘NO’ 韓 347개, 中 115개 관세 즉시철폐…타산업 비해 효과 적어

기사입력2015-04-08 00:00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 보건상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관세철폐에 따른 효과가 다른 산업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가 6일 주최한 ‘한중 FTA 활용 활성화를 위한 업계설명회’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서건석 보건산업정보통계센터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설명회는 ‘한중 FTA 활용 활성화’를 위해 열렸다지만, 정작 우리나라 보건 관련 기업이 한중 FTA로 관세혜택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처럼 듣기 힘들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양국간 교역이 활발해지고 기술 격차가 감소할 테니 긍정적이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중 최대 수출품목인 화장품 수출 확대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았다. 서 센터장은 “중국이 화장품의 대부분 품목에 대해 양허를 제외하거나 부분감축함에 따라 관세철폐로 인한 추가적인 수출 확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화장품의 경우 28개 품목의 관세가 10년 안에 모두 사라지는 반면, 중국은 5개 품목에 대해서만 관세를 철폐하거나 인하한다.

중국보다 양허품목 251개 많아

보건상품 양허 협상 결과

<자료=한중FTA 활용 활성화를 위한 업계설명회 자료집/한국보건산업진흥원> ©중기이코노미

이날 설명회 발표자들은 보건산업 분야 기업이 받을 수 있는 관세혜택이 낮은 수준이지만, FTA로 교류가 확대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보건복지부 남점순 통상협력담당관은 “관세 부분만 생각하면 효과가 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중요한 채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보건의료 서비스를 개방하지 않은 점을 특히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안덕근 교수 역시 “보통 FTA 성과를 평가할 때 무역수지를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보건산업의 경우에는 흑자와 적자를 따지는 것보다는 경제협력 등 양국이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같이 우리나라 보건산업 분야 기업들이 FTA를 통해 받을 수 있는 관세혜택은 중국 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347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반면, 중국은 115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수입한 347개 품목에 대해 수입관세를 받지 않고,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115개 품목에 대해 수입관세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즉 한국의 관세철폐(양허)품목에 해당하는 제품을 한국으로 수출하는 중국 기업은 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게 된다.

우리나라의 보건상품(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은 제조업 분야에 포함됐으며, 679개를 양허품목으로 정했다. 이 가운데 의약품 3개 품목을 양허에서 제외하기로 해 총 676개 품목의 관세를 최대 20년에 걸쳐 철폐하기로 했다. 중국은 428개 양허품목을 정했으며, 12개 품목을 양허에서 제외하기로 해 총 416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거나 부분감축 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보건상품은 전체의 98.2%(666개)가 10년 내 관세가 사라지는 반면, 중국의 경우에는 전체의 86.0%(369개)만이 10년 안에 관세가 철폐된다. 중국은 나머지 36개 품목의 관세를 15년에 걸쳐 매년 균등 철폐하고, 2개 품목의 관세는 20년에 걸쳐 균등 철폐한다. 9개 품목은 부분감축 한다.

中 화장품, 1개 품목만 10년내 관세철폐

화장품 양허 협상결과

<자료=한중FTA 활용 활성화를 위한 업계설명회 자료집/한국보건산업진흥원> ©중기이코노미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중 화장품 수출은 2억9000만달러, 수입은 1300만달러로 2억7700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화장품이 많지 않아서 흑자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 서 센터장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화장품 가운데 탈취제, 향낭 등 2개 품목의 관세 6.5%를 즉시 철폐한다. 네일, 샴푸, 린스 등 6개 품목의 5~6.5% 관세도 5년 안으로 철폐하고 기초화장품, 메이크업 제품 등 20개 품목의 5~6.5% 관세는 10년 안으로 철폐한다.

중국이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한 화장품 중 관세를 철폐하는 품목은 인체세정용제품, 단 하나다. 이 품목의 관세 10%는 10년 내에 사라진다.

이와함께 4개 품목에 대한 부분감축이 이뤄진다. 부분감축은 품목에 따라 기준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한 기초화장용제품(PR-20)은 기준세율 6.5%의 20%, 즉 1.3%를 5년간 균등 철폐하고 5년차 1월1일부터는 6.5%의 80%, 즉 5.2% 세율을 적용한다. 이밖에 부분감축되는 제품은 두발용 제품, 목욕용 제품 등 3개 품목이다.

데오도란트, 색조화장류, 방향용제품 등 9개 품목은 양허에서 제외됐다.

서 센터장은 “최근 5년간 대중국 수출입이 없는 경우에는 즉시 철폐, 대중국 수입이 미미하거나 원료 수급이 필요한 품목에 대해서는 단기철폐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보건산업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2013년 흑자로 전환했다. 2009년 이래로 적자를 나타냈지만, 2013년 기준 대중 수출 6억9000만달러, 수입 5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1억3000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대중 의료기기 수출은 2013년 2억3000만달러, 수입은 1억2000만달러로 1억1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의약품의 무역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3년 기준 대중 의약품 수출은 1억6000만달러, 수입은 4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2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의약품 무역수지 적자는 2010년 이래로 이어져왔다.

서 센터장은 “의약품 적자의 대부분은 원료의약품 수입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료의약품의 20%이상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