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 시장독점 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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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중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 시장독점 규제 강화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로 이어질 듯…한중 정부간 협력체계 필요

기사입력2021-07-02 11: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인 알리바바가 지난 4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 3조여원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중국정부의 규제가 최근 본격화되고 있다. 향후 해외기업에 대한 규제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와 기업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 업계 규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소수의 대형 IT 기업들이 플랫폼을 장악하는 구조를 형성함에 따라 중국 당국의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경영진을 소환해 면담하고, 위법행위가 드러난 기업에 대해 행정처분을 결정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등 플랫폼 업계 전반으로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 경제 급성장=그동안 중국정부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발전을 장려하고 규제를 최소화했다. 온라인 플랫폼 경제가 경제발전의 새로운 동력이자 자원 배치의 최적화, 혁신·융합 촉진, 산업 업그레이드, 소비시장 확장, 고용창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처럼 ▲정부의 포용적인 육성전략 ▲인터넷·모바일 이용자 수 증가 ▲대형 IT 기업의 사업 다각화 등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인터넷·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출현하면서 중국 내 플랫폼 경제가 급속히 발전했으며,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막대해졌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자상거래, 소셜 커머스, 라이브 커머스, 공동구매 등 다양한 플랫폼 기반의 비대면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은 더욱 확대됐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 등 대형 IT 기업들은 전자상거래, 모바일 결제 등 디지털 경제 대부분의 영역에서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면서 시장지배적 지위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 내 전체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11조760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10.9% 증가하기도 했다.

◇독점구조와 부당한 관행에 칼 빼들어=시장자원이 특정 플랫폼에 과도하게 집중됨에 따라 자사 플랫폼을 보유한 대형 IT 기업의 독과점 구조가 형성되고 부당한 관행이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중국정부는 대형 IT 기업이 플랫폼 생태계를 독점해 공정한 시장경쟁 질서를 저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관리감독 필요성과 규제 강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관계 부처 및 기관은 ‘반독점법’ 개정 추진과 함께 전자지급결제, 전자상거래 등 플랫폼 경제의 대표적인 분야에 관리감독 방안을 포함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개최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2021년의 8대 중점임무’ 중 하나로 ‘반(反)독점 강화 및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 방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시장총국은 올해 2월 ‘플랫폼 경제 분야에 관한 반독점 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에는 ▲플랫폼 경제의 개념 정의 ▲관련 시장 획정 기준 ▲독점협의 유형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판단 근거 ▲기업결합 신고 기준 등을 명시했다. 올해 3월에는 ‘온라인 거래 감독관리 방법’을 발표하고 SNS, 라이브 생방송 등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온라인 거래 경영자의 의무사항 등을 명시하도록 했다.

◇경영진 소환·면담하고 불법행위 규제=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8차례 이상 각 분야를 대표하는 플랫폼 기업의 경영진을 소환해 면담을 진행했다. 관련업계의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강조하고, 기업의 자체적인 조사 및 점검을 통한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소환 면담의 목적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플랫폼 업계에 대한 중국정부의 본격적인 개입이 가속화되며 실제 규제 사례도 연이어 발표됐다. 시장총국은 지난 4월10일 알리바바에 반독점법 위반 사례 중 역대 최대 벌금 규모인 182억2800만 위안(3조여원)을 부과했다. 알리바바가 2015년 이후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중국 내 온라인소매 플랫폼 서비스 시장에서 자사 플랫폼 내 업체가 경쟁사 플랫폼에 입점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거래 제한행위 등을 지속해왔다는 것이 이유다.

이밖에도 ▲기업결합 위법 실시 ▲부당한 가격행위 ▲부당한 경쟁행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등의 이유로 특정기업들이 규제를 받았다.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에 대비해야”=보고서는 중국이 자국의 서비스 시장을 보호하고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중국시장 내 영향력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법제도를 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조치는 현재까지 중국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지만, 향후 외국의 플랫폼 기업도 중국 경쟁당국의 관리감독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정부 및 개별 기업 차원의 사전 대비가 필요한 대목이다.

향후 해외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자국의 관련 시장에서 경쟁을 배제·제한하는 영향을 미친다고 중국 경쟁당국이 판단할 경우, 반독점법 역외적용 조항에 따라 조사 및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물론 실제 적용은 신중하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와같은 역외 관할권의 적용 문제와 관련한 이해충돌 문제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므로, 한중 양국은 공정거래 및 경쟁법 집행에 있어 정부 차원의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아직까지 중국의 관련 시장에 지배적 지위를 갖고 영향력을 미친 사례가 없어 한국기업이 단기간 내에 직접적인 규제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를 대비해 중국 내 규제 강화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