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국산인데…전기차 생산 수입의존 더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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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부품 국산인데…전기차 생산 수입의존 더 높아 “소재 등 체크…이차전지·구동모터, 차별화된 공급망 구축 필요”

기사입력2024-08-0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기차의 수입의존도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부품에 쓰이는 소재 등까지 포함해 넓게 보면 오히려 수입의존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이 8일 발표한 ‘전동화 전환에 따른 국내 자동차산업 공급망 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는, “내연기관 승용차와 전기 승용차는 주요 투입 품목은 물론 동일 품목 내에서의 수입의존도에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생산에는 모두 ‘자동차 부분품’이 많이 사용되는데, 내연기관차의 경우 관련 부품 수입 비중이 10.4%인 반면, 전기차는 13.0%로 차이를 보였다.

주요 투입 품목 이외에 제조업 관련 품목 전체의 중간재 투입구조를 살펴보면, 중간재 투입액 중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내연기관차의 경우 13.5%였지만, 전기차는 7.9%에 그쳤다. 중간재의 국산화율은 전기차 쪽이 더 높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러한 수입 비중은 직접적으로 공급되는 제품의 수입 비중만을 살펴봤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면서, 소재 등을 포함해 넓게 볼 경우 정반대의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수입유발, 전기차가 더 높다=제조업 관련 품목 전체의 수입유발계수 합계를 보면, 전기차가 0.280에 이른다. 전기차 하나를 생산하면 수입이 이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런데 내연기관차의 수입유발계수 합은 0.221로 전기차보다 낮았다. 전체 중간재 투입액에서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더 낮았는데, 수입유발계수에서는 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차전지와 구동 모터는 이전의 내연기관차와 차별화되는 공급망 구축 필요성이 큰 품목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보고서는 “전기 승용차에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부품의 경우 국산 비율이 높았으나, 이러한 부품을 제조하기 위해 공급되는 소재나 부품 등까지 포함하는 더 광의의 공급망을 살펴보면 전기 승용차의 수입의존도가 더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결과는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을 분석하는 데 소재나 부품의 조달구조 등을 더 폭넓고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수입유발계수를 세부 품목별로 살펴보면, 전기차의 수입유발계수 상위 10개 품목 중 8개가 전지의 수입투입계수 상위 10개 품목 내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생산에 따른 수입유발은 많은 경우 전지 생산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전기차 시대, 공급망 경쟁 벌써 치열=자동차산업의 동력원이 내연기관에서 전기 동력으로 전환됨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공급망 구축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주요국들은 이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례로 인도네시아는 자국에서의 전기차 생산과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연동함으로써,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와 함께 자국의 산업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또한 이차전지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니켈의 원광 수출을 금지하며, 자국 중심의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역시 “전동화 전환에 따라 수요가 확대되는 주요 부품들을 중심으로 세부적인 공급망 분석과 관련 부품의 국내 공급망 강화를 위한 세밀한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면서, 대표적으로 이차전지와 구동 모터는 이전의 내연기관차와 차별화되는 공급망 구축 필요성이 큰 품목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동차에서 전장 부품의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이에 대한 공급망 전략 수립 필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아울러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품목별 공급망 전략 수립에 더해,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 강화 및 친환경 자동차 수요확대 방안 수립 또한 절실하다”면서, “이는 우리나라에서의 친환경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생산량 확대를 통한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제조업 경쟁력과 수요 확대 정책은 우리나라 정책뿐만이 아니라 주요국들의 정책 추진과도 연결된 부분”이라며, 주요국들의 정책 동향을 주시하고 영향 분석과 대응 방안 수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