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에 ‘멋’을 더해 ‘그린 경제’ 만들어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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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안전성에 ‘멋’을 더해 ‘그린 경제’ 만들어 가다 친환경 미래를 그리는 기업들…그린 비즈니스 위크

기사입력2024-10-28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충전 인프라 등 관련 산업이 동반 성장을 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그린(Green)’이 빠진 산업은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됐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경제 전쟁의 중심에서 ‘친환경’은 ‘생존’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산업 변화로 인해 재생에너지 분야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막대한 발전을 이뤘고, 소비재 역시 제조기법부터 소재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업사이클링 제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산업이 발전할수록 안정성에 대한 논란 그리고 과도한 마케팅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그린’ 없이는 기술도, 발전도 꿈꿀 수 없는 지금, 기업은 뭘 준비하고 있을까. 지난 16일부터 3일간 코엑스에서 진행한 그린비즈니스위크(Green Business Week)에서 이런 기업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편의성과 안전성…천장형 전기차 충전기와 LFP 배터리

전기차는 친환경 산업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와 연관된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뒤따르는 리스크도 크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와 충전기 관련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모던텍 조정철 차장이 천장형 전기차 충전기를 선보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에 ‘충전 인프라 생활권 5분’을 목표로 두고 있는 ㈜모던텍(moderntec)은 ‘천장형 전기차 충전기’를 들고나왔다.

충전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인데, 특히 버스 차고지나 물류창고 등 충전기를 별도로 설치하기 어려운 곳에 최적화돼 있다.

이 회사의 조정철 차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만남에서 “전기차 하면 항상 뒤따라오는 이슈 중 하나가 충전기가 주차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것”이라며, “요즘에는 에어컨도 천장으로 올리는 추세다. 충전기도 위로 올리면 공간에 대한 이슈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와 연계해 내년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사람이 밀집한 장소, 공간적으로 제약이 있는 곳에 집중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1차 목표는 물류센터, 버스·택시 차고지, 공장 등이다. 여기에 최근 ‘전기차 포비아’ 현상까지 낳은 화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도 넣어 개발 중이다.

조 차장은 “급속충전기는 충전 컷 기능이 있어 차량과 통신을 하면서 충전량이 일정량 이상 넘어가지 않도록 제어를 해준다. 문제는 완속 충전기에는 그런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화재 문제도 대부분 완속 충전기 때문”이라며, “차량과 양방향으로 통신하면서 제어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충전 케이블 무게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 충전기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전의 충전 케이블은 성인도 들기 힘들 정도로 무거워 많은 사람이 케이블을 들고 옮기는 걸 힘들어했다”며, “로봇 충전기를 통해 케이블을 무인으로 충전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안하고 있다. 로봇 팔이 케이블을 들면, 전기차 센서를 통해 충전기에 꽂아주기 때문에 사람이 손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교통약자를 포함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케이블 고장률 저감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비에이에너지는 LFP 배터리를 탑재한 에너지 저장장치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배터리 관련 기업도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현재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주목해 온 우리나라가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등을 이유로 LFP(리튬인산철)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장치 역시 마찬가지다. 배터리 안전관리시스템 전문기업인 ㈜비에이(BA)에너지는 LFP 에너지 저장장치(BESS)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너지 저장장치에 기존의 NCM 배터리가 아닌, LFP 배터리를 탑재한 것이다.

이 회사의 신승하 책임은 “NCM 배터리는 효능은 좋지만, LFP 배터리 대비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제기되고 있다. 요즘에는 가격적인 메리트도 줄어드는 추세다. 예전에는 LFP와 NCM의 가격 차이가 40%까지 났었지만, 지금은 20~30%밖에 나지 않는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설명했다.

현재 LFP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인데, 전 세계 LFP 배터리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의 대표 배터리 회사들이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 사이 몇 년간의 공백기가 문제다. 이에 비에이에너지는 LFP 배터리 내지화를 위해 중국의 ESS 기업인 나라다에너지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전남 함평군에 있는 공장에 생산라인도 깔았다.

신 책임은 “재생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려면 ESS는 필수적”이라며, “예를 들어, 제주도 같은 경우에는 신재생에너지가 많이 남는데, 그럴 때 ESS에 저장해 놓고 사용하면 된다. 지금은 한국이 전력망이 잘 돼 있고, 전력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지 않아서 ESS 시장이 활발하지 않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멋’ 한 스푼 더하니, 업사이클링 제품도 스타일리시해졌다

친환경은 소비자가 생활제품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다. 이에 요즘에는 다양한 친환경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티클피커로 화분을 줍는 모습. 두 제품 모두 폐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중기이코노미

‘등잔 밑에 있는 숨겨진 것들을 좀 더 비추고 싶다’는 의미를 담은 로우리트 콜렉티브(LOWLIT COLLECTIVE)는 잔재 폐플라스틱을 인테리어 자재로 리퍼포징(repurposing) 하고 있다. 가구부터 각종 오브제, 소비재를 가리지 않고 품목도 다양하다.

이 회사의 최재식 대표는 그중에서도 티클피커를 집어 기자에게 설명했다. 그는 “재활용되기 어려운 티끌처럼 작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지만, 티끌까지도 줍기 쉽도록 디자인했다. 약 20개의 병뚜껑 분량으로 만들어졌고, 무게는 키위 반 조각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무거운 것은 거뜬히 집는다”며, 주변에 있던 화분을 티클피커로 들어 보였다. 이 제품은 접으면 주머니에 쏙 들어가고, 간단한 세척으로 지속해서 사용이 가능해 플로깅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인기다.

CJ와 협업해 만든 화분도 관람객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최 대표는 “즉석밥 용기가 여러 재질이 혼합돼 있어 재활용이 안 된다”며, “이에 용기를 분쇄해 재활용이 가능한 것만 모아 업사이클링한 화분”이라고 설명했다.

즉석밥 용기 25개가 들어간 화분 세트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했다는 느낌보다는 공예 작품 같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공예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색상 배합부터 붓 터치까지 신경 썼다고 한다.

그는 “사출 금형이라고 해서 플라스틱을 안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가공하는데 제품의 독창성을 위해 물감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듯한 붓의 움직임으로 화가의 팔레트 같은 디자인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제품 자체는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 누구나 관리하기 쉽다”고 자신했다.

커피 자루를 재활용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승화시킨 회사도 눈에 띄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성인의 커피 소비량은 405잔이다. 그만큼 파생되는 쓰레기도 사회적인 문제다. 하이사이클(HiCYCLE)은 커피로 인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셜벤처로 출발했다.

이 회사의 김미현 담당자는 “커피콩을 운반할 때 쓰이는 커피 자루는 그대로 쓰레기로 전락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에 버려지는 커피 자루를 가지고 업사이클링해 가방, 바스켓, 각종 DIY 제품 등을 만들고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

전 세계적으로 커피 운반 시 사용되는 자루의 소재는 황마다. 식물성 섬유로 만들어져 가볍고 튼튼한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커피 원두가 썩는 것을 방지할 만큼 통풍성과 항균성도 우수하다. 그래서 어선의 밧줄로도 사용된다. 하이사이클은 이 황마 원단을 들여와 국내의 공장에서 공정 과정을 거친다.

가방, 지갑, 트레블 백,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베스트 제품은 바스켓이다. 과일이나 채소를 담기도 하고, 화분 커버로도 사용할 수 있는 다용도 제품이다.

김민현 담당자는 “브라질, 과테말라 등 세계 각지의 커피 원산지에서 자루를 들여와 패턴이 다양해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재미”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