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정보 선별하는 ‘빅데이터 큐레이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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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고급정보 선별하는 ‘빅데이터 큐레이션’ 부상 이슈관찰, 시각자료, 구매고객 체계화…빅데이터 이용 마케팅

기사입력2016-01-13 00:00

# 화상영어와 전화영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A사는 그동안 주고객층을 직장인과 대학생으로 보고 페이스북과 대학교 홍보게시판을 중심으로 홍보를 펼쳤으나 그 효과가 미미했다. 원인을 찾던 중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빅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화상영어 평균 수업시간이 월등히 긴 고객층은 A사의 예상과는 달리 초등학교 저학년생이었던 것이다. A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맞춤과정을 개설했고, 집중 홍보끝에 단기간에 총 회원수와 수강시간이 각각 8%와 18%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KTH에서 운영하는 114전국전화 앱<자료=네이버 앱스토어>

# 114에서는 문의오는 전화의 키워드를 시간, 일, 주, 월, 날씨 별로 분석해 앱에 반영하고 있다. 114앱 메인화면의 바로가기 메뉴들이 시간, 월, 날씨에 따라 사용자 편의에 맞게 자동으로 변경되는 것이다. 배달음식의 경우 여름에는 냉면집 카테고리가, 비오는 날에는 중식당의 카테고리가 우선 배치된다. 자주 문의전화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키워드는 상담원들에게 먼저 제공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고객이 원하는 전화번호를 빠르게 찾아줄 수 있게 됐다. 또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이용해 자동으로 가까운 지역의 상점부터 소개해준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다.

‘빅데이터’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세계 빅데이터 기술 및 서비스 시장이 연평균 26.24% 성장해 2018년 41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IT 리서치회사 위키본도 세계 빅데이터 시장이 201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17%의 성장세를 보이며 2026년에 846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도 국내 빅데이터 시장 규모를 지난해 2억6000만달러에서 2020년 8억9000만달러로 약 4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빅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가 남겨놓은 데이터로 시장 예측이 가능한데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반영할 경우 수익창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의 활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방대하고 복잡한 데이터에서 질 높은 정보를 선별해 발굴하는 ‘빅데이터 큐레이션’이 핵심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무리 현실을 잘 반영하는 빅데이터가 있더라도 제대로 분석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큐레이션(Curation)은 여러가지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집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즉, 빅데이터 큐레이션이란 소비자가 남겨놓은 대량의 정보 가운데 우리 회사가 필요한 정보들을 발굴하고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전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구글 애널리틱스와 같은 온라인 또는 클라우드에 기반한 저렴하고 쉬운 분석프로그램이 개발됨에 따라 어떤 빅데이터 프로그램을 사용할 것인지보다 그것을 통해 어떻게 마케팅을 할 것인지가 화두다. 이와 관련해 빅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 활용방안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사회 이슈의 특징을 파악하라=사회 이슈를 아는 것은 빅데이터 마케팅의 기본이다. 유행어나 각종 키워드를 제품 판매에 직접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매월 사회, 경제, 정치, 문화분야에서 언급되는 연관어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연관어 속에서 소비자들의 심리상태를 읽어내고, 어떤 키워드들이 이슈의 중심이 될지 파악해야 한다. 이때 기사 기반 빅데이터 분석 틀을 활용하면 편리하다.

구글의 애널리틱스 서비스<사진=구글>

◇시각자료에 초점을 맞춰라=인터넷망에서는 주로 사진과 영상자료로 상품정보가 유통된다. 글보다 가독성이 좋아 시각자료가 소비자의 눈에 띈 다음에야 상품정보가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사진과 영상의 데이터를 모으고, 수집한 데이터를 감각적인 시각자료로 풀어내는게 중요하다.

◇시장 내 불만사항을 파악하라=기업의 홈페이지나 SNS를 조금만 살펴봐도 고객의 불만 사항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면 신규사업이나 신제품, 서비스 기획에서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 불만은 자사의 SNS 채널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원과 같은 공공기관, 소비자연맹과 같은 NGO, 피해자나 동호회 까페 등을 이용해 알아볼 수도 있다.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할 경우,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불만 키워드를 해결가능한 핵심고객가치로 설정하면 새로운 틈새시장을 볼 수 있다.

빅데이터(Big Data)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로는 수집, 저장, 관리가 어려운 큰 규모의 데이터를 말한다. 기존 데이터는 전형적인 통계나 수치 등을 의미하지만, 빅데이터는 SNS나 멀티미디어·웹 문서 등 비정형적 형태의 데이터에 초점을 맞춘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와 유튜브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성장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됐다.

◇구매 데이터로 고객을 구체화하고 세분화하라=구체적인 구매성향을 파악하고 프로파일링 하는 것은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의 바탕이 된다. 온라인 판매숍의 경우 아이디나 주요 구매상품별로 이용 플랫폼, 주요 결제수단, 취소 빈도 등의 데이터를 프로파일링 할 경우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매출이 떨어지는 원인도 알 수 있고, 어제와 오늘의 방문자수는 같아도 세분화된 항목을 놓고 보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고객 공략이 쉬워진다. 소비 패턴,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구체화할 경우 기업이나 제품의 광고 이미지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고객 등급을 체계화하라=빅데이터를 통해 회사의 상황과 브랜드 성장에 맞춰 고객을 나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사의 상품을 체험해 본 체험고객을 재체험고객, 이벤트 체험고객, 체험의사가 있는 잠재고객으로 나누면 어떤 요인으로 소비자가 다시 구매하게 되는지, 또 자사의 제품에 대해 어떤 점을 매력으로 느끼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또 이탈고객도 불만고객, 타브랜드 비교선택 고객, 할인시 구매의향 고객 등으로 나눠 불만을 통해 자사 제품을 보완할 수 있다.

(주)에스씨지 직무전문성연구소의 고영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한정된 자원으로 마케팅 하려면 효율성이 중요한데, 초기기업들은 타깃층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객이 노출했던 키워드들을 활용하면 앞으로 어떤 고객을 공략해야 하는지를 파악하고 고객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함께 “회사가 자체적으로 빅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렵다면 온라인쇼핑몰 업체 등과 다양한 제휴를 통해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