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티만 4천억”…게임회사 미래먹거리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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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로열티만 4천억”…게임회사 미래먹거리 IP IP로열티, 게임 판매액 10% 수준…“中小 게임사는 저작권 등록부터”

기사입력2016-06-02 00: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단순한 퍼즐게임인 ‘프렌즈팝’은 카카오프렌즈 IP로 이용자들의 주목도를 높여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사진=카카오>

게임업계가 IP 발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IP는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의 줄임말로 게임에서는 흔히 캐릭터를 말한다. 카카오는 자사 IP인 ‘카카오프렌즈’를 NHN픽셀큐브라는 게임개발사에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임 ‘프렌즈팝’은 1000만 다운로드를 넘기며 선풍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실존인물이 게임 캐릭터가 되기도 한다. 넷마블의 총쏘기 게임 ‘백발백중’은 최근 걸그룹 I.O.I의 멤버 전소미를 캐릭터로 출시했다. 캐릭터가 실존인물 외모를 빼닮았고, 목소리도 녹음해 입혔다. 넷마블의 RPG게임 ‘마블 퓨처파이트’에는 영화 주인공인 캡틴아메리카, 아이언맨, 헐크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마블사의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IP가 캐릭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 스토리나 세계관 등 모든 세부사항은 지식재산권에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 국내 게임사 웹젠은 온라인게임 ‘뮤’의 IP를 중국 게임사에 팔아 짭짤한 수입을 챙겼다. 지난달 31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 IP전쟁 본격화’ 행사에 참여한 패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일반적으로 게임 IP로열티는 게임 판매액의 10% 수준이다. 게임사가 100원의 매출을 올리면 10원은 IP제휴사에 돌아간다는 의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디지털콘텐츠 상생협력지원센터 곽영은 변호사는 “최근 게임업계에서 IP가 화두라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 올해 들어 IP계약서 검토나 관련 자문이 많이 들어온다. 인지도가 낮은 게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잘 알려진 IP를 접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듯 보인다”며 “지난해 한 국내 게임사는 중국에 IP를 제공하고 로열티로만 4000억원을 받았다고 들었다”고 했다.

넥슨의 롤플레잉 게임 ‘마비노기’의 IP를 담당하고 있는 전성식 넥슨코리아 리더는 일본 회사들과의 제휴 경험을 털어놨다. 2013년 넥슨은 일본의 가상아이돌 캐릭터 ‘하츠네 미쿠’를 마비노기의 게임 캐릭터로 출시했다. 이 프로젝트가 최근 한 작업 중 가장 힘들었다는 것이 전성식 리더의 말이다.

전 리더는 “마비노기에서는 기본적으로 캐릭터 머리를 염색할 수 있는데, (일본 IP제휴사에서) 이 캐릭터는 염색을 하면 안 된다는 규칙을 걸었다. 캐릭터의 머리 길이나 대화, 말투까지 모두 관여했다. IP관리를 체계적이고 까다롭게 했다”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IP제휴를 할 때도 느꼈지만 정말 철저하게 한다. IP검수만 6개월에서 길면 1년까지 진행됐다”고 했다.

게임산업 전문가인 김민규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IP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잘 나가던 IP도 한순간에 망가지거나 없어질 수 있다. 일본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IP관리를 한다”며 “해리포터도 마찬가지다. 원작자인 조앤 롤링은 영화에서 어디까지 표현을 허용할지도 직접 관리한다더라”고 했다.

31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콘텐츠업계 IP를 주제로 토크행사를 열었다. 왼쪽부터 전성식 넥슨코리아 리더, 김민규 아주대 교수, 곽영은 디지털콘텐츠 상생협력지원센터 변호사, 강동주 게임문화재단 사무국장. ©중기이코노미

IP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리 역할을 하는 회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성식 리더는 “어떤 게임이 괜찮다 싶어서 IP제휴를 하려고 하면 홈페이지에 들어가 대표전화로 연락을 취해야 한다. 분명 마비노기와 제휴 의사를 가진 업체들도 있을 텐데, 그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중소 개발사에 IP제휴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현실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게임문화재단 강동주 사무국장은 “메이저 IP를 활용하면 좋겠지만 작은 게임회사에는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혼자 한 달에 하나의 게임을 내놓는 개발자가 있다. 꾸준히 하니 그 브랜드 자체가 IP가 됐다. 캐릭터만 IP가 아니다. 본인이 가진 생각 자체가 IP라고 보면 된다. 조금씩 하다 보면 나중엔 디즈니나 마블에서 먼저 IP제휴를 요청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게임 IP는 저작권 등록을 하는 것이 좋다는 전문가의 조언도 나왔다. 곽영은 변호사는 “저작권 등록은 필수가 아니다. (게임) 공표 시 자연히 발생하는 것이나 등록을 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저작권침해 소송이나 손해배상 소송을 할 때 손해 입증이 어렵다”며 “저작권 등록을 미리 해놓는다면 침해 사항이 있을 때 수월하게 구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