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위출범 6년 ‘함께 나눠 잘 살자’ 구호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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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협력사는 파트너다 동반위출범 6년 ‘함께 나눠 잘 살자’ 구호무색 권한없는 사회적 자율합의기구 한계 “동반성장원 승격” 필요

기사입력2016-06-13 00:00

스마트폰 판매점들이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에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동반위의 역할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반위가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을 자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소상공인들로선 동반위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반위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느냐는 점에선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LED 조명기구 동반성장 협약식 모습.<사진=동반성장위원회>

◇‘친기업’ 정부때 민간기구로 출범=동반위는 ‘양극화 해소와 동반성장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배경으로 지난 2010년 12월 정부조직에서 독립된 민간기구로 출범했다. 양극화 시정 등 소득분배를 중시한 노무현 정부 때가 아닌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 기조를 띤 이명박 정부때 출범한 것이 아이러니다. 돌아보면 갈수록 심화되는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진행 속도와 폭을 정부가 마냥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유가 무엇이든 당시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이를 주도했다.

동반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으로 동반위 정운찬 초대위원장은 대기업이 목표한 것보다 높은 이익을 올리면 그 일부를 중소기업에 돌려주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 또 대기업이 문어발식 확장을 못하도록 하는 ‘중기 적합업종’도 제시했다. 초과이익공유제는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이 시행하고 있지만, 이 의제는 논란 끝에 사그라들었다. 남은 것은 ‘중기 적합업종’이다.

‘중기 적합업종’은 동반위가 심의·의결해 이를 권고한다. 그밖에 대기업의 상생노력과 실적을 ‘우수·양호·보통·개선’ 등 ‘동반성장지수’로 평가하는 것도 동반위의 업무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사업운영 예산의 상당부분을 전경련(사진) 등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구조적 한계라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중기이코노미

◇운영예산 상당분 전경련 출자=‘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어서, 다 같이 살기좋은 사회 만들기’라는 표어를 내건 동반위이지만, 그 역할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동반위의 운영예산 상당 부분을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것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동반위의 운영예산 143억원 중 70%(100억원)가 전경련에서 출자했다는 사실이 지난 2014년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 있다. ‘돈 줄’이 대기업인만큼 이들의 ‘자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84.3%)은 “대기업들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사업영역까지 확장해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응답했다. 동반위 출범 6년째, 대기업의 독과점 횡포와 불공정행위가 여전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반위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중소기업학회 창립 주역인 정규성 전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 반대로 초과이익공유제를 도입하지 못한 것을 볼 때, 동반위가 권한이 없는 사회적 자율합의기구로서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고 “동반위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해 정부조직법상 ‘동반성장원’으로 승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들의 인색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동반위가 나름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대·중소기업간 성과공유 과제가 2012년 997건에서 2년만에 7300여건을 돌파했다. 성과공유과제란 대기업·중견기업이 협력사와 함께 원가절감 등을 위해 협력하고 그 성과를 사전에 합의한 계약대로 분배하는 제도를 말한다.

한편 동반위 정선용 적합업종지원단장은 지난 9일 동반성장포럼에서 “동반위는 기업간 역지사지하면서 왜곡된 시장을 보완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며 “대·중소기업간 사회적 합의를 통한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하고 나아가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