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경제활성화 담은 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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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경제민주화-경제활성화 담은 최저임금 勞-經 대치 연례행사…최저임금 1만원이 뭐길래

기사입력2016-07-05 17:1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6030원. 현재 우리나라 최저임금이다. 법정근로시간 1일 8시간을 일하면 4만8240원을 받는다. 5000원 이하의 식당메뉴를 찾기 어려운 요즘, 6000원짜리 세끼 식사를 하면 3만원 남는다. 밥값 제외하고 한달에 20일 일하면 60만원이 수중에 들어온다. 교통비, 주거비, 의복비 등등을 지출하면 저축이나 문화생활은 없다. 빈곤의 악순환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또 양대노총과 경영자단체가 맞서고 있다. 양대노총은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주장하며 “정부가 턱없이 낮은 인상률로 무리하게 조정을 시도한다면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이 전원 동반 사퇴할 것”을 경고했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목표는 두 자릿수 인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중소기업중앙회는 5일 논평을 통해 “심각한 불황 속에서 시급 1만원으로의 인상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며 정치권도 포퓰리즘에 빠져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을 지불하는 주요 주체는 대부분 생계형 자영업자나 영세중소기업으로 온 가족이 매달려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하면서도 최저생계를 겨우 유지할 뿐”이라고 하소연한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가파르게 인상하면 고용감소와 경제성장 하락을 초래해 국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열린 한국경제연구원 좌담회에서는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보다 일정수준의 소득세 면세점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소득세를 내고 그 이하는 음소득세(negative income tax)를 통해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안심소득제’ 시행안이 나오기도 했다. 저소득 가구에는 복지혜택을 주고 경영자의 부담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저임금을 물가상승률 정도로만 인상하고 안심소득제를 신설하면, 고용이 늘고 가처분소득이 증가해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은 소득양극화를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으며, 소비를 촉진시켜 국가경제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기본 방안 중 하나다. 하지만 당장 경영이 어려운 소상공인에게는 최저임금 인상이 마뜩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노동계도 경영계도 마음이 급하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이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고용부장관 고시일 20일 전 즉, 7월15일까지는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그 전에 어느쪽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다. 중간 어느지점에서 협상이 될 것이고, 다음해 최저임금 고시 즈음 또 이런 사단이 날 것이다. 소득재분배를 통한 경제민주화 그리고 소비촉진으로 인한 경제활성화 등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요원한 숙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