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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단가인하 후계자 없는 ‘트리플 악재’
“수요 줄면서 채산성 떨어져”…포장용지 다양화, 상생 모색 필요
- 기사입력2016-08-28 00:00
조상현 기자 (chopd@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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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紙袋) 업계가 공급 과잉, 단가 인하, 후계자 부재 등 ‘트리플 악재’에 직면했다. 과거 1970~80년대 경제개발시대 석유화학공업 관련 제품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를 담아낼 포장산업이 성장했던 때는 이미 ‘흘러간 시절’이다.
가공비 인하로 인해 지대업계의 채산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사진은 포장용지가 제대기를 통해 나오고 있는 모습.<사진=한국지대공업협동조합>◇수요 감소·가공비 인하 등 ‘난제’=쌀·설탕·시멘트·사료 등을 담는 포장용지를 일컬어 ‘크라프트 지대’라고 한다. 미표백의 다갈색을 띤 크라프트 포장용지는 대개 3겹이다. 3중으로 포장된 크라프트지는 인장강도가 좋아 내용물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국내 폐지를 재활용해 사용하고 있어 환경친화적인데다, 원가 절감 효과도 있다.
현재 국내 포장용지를 제조·생산하는 지대업체는 전국적으로 33곳이 있다. 하지만 크라프트지가 국내 제지업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총 지류 생산량은 2014년 기준으로 전년도에 비해 1.8% 감소한 1225만톤이다. 이 중 골판지가 전체 생산량의 39.9%를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아트지(15.7%), 백판지(13.7%), 신문용지(11.6%), 백상지(9.5%), 위생용지(4.3%), 중질지(1.8%), 크라프트지(1.5%) 등이다. 크라프트지가 연간 18만톤 가량 생산되는 셈이다.
한국지대공업협동조합 이동원 전무이사는 이와 관련 “홈쇼핑 성장세와 함께 농산물 포장이 늘면서 골판지 시장 전망이 밝다”면서도 “하지만 크라프트지·신문용지·인쇄용지 등은 수요가 줄고 있어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올초 조달청이 정부미를 담을 포장지 483만장을 구매한다고 입찰공고를 한 바 있다. 지난해 551만장을 구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포장지 수요가 13% 가량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포장을 제조하는데 드는 가공비마저 깎이고 있다. 포장지 1매당 가공비가 80원이었던 것이 요즘들어 60원으로, 30% 가량 축소됐다는 게 조합측의 설명이다.
포장용지는 종이(폐지)를 원재료로 규격에 맞게 가공한 뒤 풀로 호첨하는 방식이다.<사진=한국지대공업협동조합>◇후계자 부재 등 업계 구조조정 불가피=지대업체 창업주들의 평균 연령이 70대를 웃돌고 있다. 후계자가 경영권을 물려받아야 하지만 나서는 이가 없다. 2010년 이후 8개 업체가 후계자가 없어 제3자에 매각됐거나 업종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 전무는 “일본의 경우도 후계자가 없어 더 이상 경영활동을 하지 않는 업체가 사라지는 등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공급 안정을 가져온 바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향후 10년 내 폐업·도태 등 구조조정 과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조합은 2000년대 이후 관계가 끊어졌던 일본지대협동조합과 정보공유 등을 위해 다시 교류를 시작했다. 우리 산업계와 닮아있는 일본 산업계를 거울삼아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또 조합은 최근 시멘트업계와 국방부 등에 포장용지를 다양화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이를테면 40㎏으로 규격화된 시멘트·군납용쌀 포대 크기를 10·20·30㎏으로 다양화하자는 것이다.
이 전무는 “내수시장의 공급과잉과 그에 따른 단가 인하로 인해 지대업계의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른바 ‘갑’ 기업과 지속적인 대화·협의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먼저 제안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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