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줄게” 중기 울리는 정책자금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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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우리가 해줄게” 중기 울리는 정책자금 브로커 착수금에 성공보수도 요구…‘제3자 부당개입’ 금지했지만 처벌 규정 없어

기사입력2016-09-29 17:04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저희가 다 알아서 할 테니 사장님은 사업에만 집중하십시오. 착수금 200만원에 융자금액의 2%를 수수료로 주시면 됩니다”

정책자금 브로커 문제가 매년 국감 때마다 지적되고 있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책자금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브로커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 대책은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브로커와 대화 내용(재구성)

<자료=송기헌 의원>

송 의원에 따르면 올해 중진공은 총 3조5000억원의 정책자금을 운용 중이다. 일부 컨설팅업체에서는 정책자금 융자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중소기업에 접근한 뒤 고액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이를 ‘정책자금 제3자 부당개입’으로 판단, 금지하고 있다. ▲기업이 정책자금 결정금액 일부를 성공보수로 지급하기로 계약한 경우 ▲제3자가 기업 현장평가나 대면평가에 동행해 관여하는 경우 ▲제3자가 공공기관명을 명함에 사용하거나 직원을 사칭하는 경우 ▲정책자금 컨설팅을 대가로 보험상품 가입을 유도하고 수수료를 받는 경우 등이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책자금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브로커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 대책은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에 2009년부터는 제3자 부당개입 신고센터도 운영하고 있으나 2014년을 제외하면 신고 건수가 한자리 수에 그쳤다. 송 의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접수된 신고는 총 24건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주의 공문을 보내는데 그쳤다.

정책자금 브로커 행위를 금지하고는 있으나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마땅치 않다. 기업이 외부업체로부터 자문을 받고 대금을 치르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닌 탓이다. 송 의원은 “직접 업체들에 문의해보니 제3자 부당개입 센터로부터 조치를 받은 업체도 여전히 중진공 로고를 사용하며 기업들에 혼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기업 간 계약사항으로 치부하지 말고 관련법이나 규정을 바꿔서라도 불법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부인의 부당한 개입으로 정책자금 지원을 받은 경우 기업과 브로커 모두 불이익을 받는다. 브로커는 정책자금 사업 데이터베이스에 정보가 등록돼 향후 정부의 컨설팅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대행을 의뢰한 기업은 정책자금 지원이 취소되며 중기청 사업 참여가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