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창업 “가맹본부 옥석부터 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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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프랜차이즈 창업 “가맹본부 옥석부터 가리자” “마케팅과 경영 관점에서 판단을”…(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기사입력2016-10-23 00:0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프랜차이즈는 소상공인이 성공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이용기 회장(세종대 경영대학 마케팅 교수)의 말이다. 상당수 프랜차이즈에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불공정거래’가 관행화된 현실을 고려한다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 회장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모두 제대로 된 경영·마케팅 방법을 구현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없다면 프랜차이즈의 존재가치도 희박해진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가 갖고 있는 전문성 그리고 가맹점주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용이한 경영과 마케팅 등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면 ‘희망의 사다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프랜차이즈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안정된 기반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프랜차이즈의 첫 인상은 ‘노하우’ 보다는 ‘갑을’ 관계가 더 돋보인다.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는 프랜차이즈 관련 연구내용을 각종 학술대회와 세미나를 통해 알리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를 돕는다.<사진=(사)한국프랜차이즈 경영학회>

“프랜차이즈 본질을 마케팅과 경영의 관점에서 보자”

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원이자 이 회장과 같은 대학 동료교수인 이성훈 교수(경영전문대학원 FCMBA 주임교수)는 이에대해 “프랜차이즈 수가 늘어감에 따라 가맹점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는 법과 제도의 관점에서 정부의 역할을 말하는 것”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설명했다. 이 교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보호는 프랜차이즈가 활성화됨에 따라 생기는 문제점이다. 많은 매체가 프랜차이즈의 마케팅과 경영에 대해선 소홀하게 다루는 면이 있다”면서 “프랜차이즈의 본질을 마케팅과 경영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프랜차이즈 마케팅의 장점 중 하나인 인지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브랜드 인지도는 가맹점 수와도 연관이 있다. 눈에 띄지 않는 브랜드는 인지도가 낮다. 영업권 보호를 위해 지나치게 거리제한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인지도를 상실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굳이 프랜차이즈를 통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회장 역시 “어느 것이나 극단은 좋지 못하듯, 프랜차이즈도 규제 일변도 보다는, 가맹점들의 경영을 합리화하고 효율성과 효과를 높일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자연스럽게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맹본부의 얘기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며 “프랜차이즈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속이 없는 프랜차이즈를 구별하지 못하는 시각에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이용기 회장(세종대 경영대학 마케팅 교수)<사진=(사)한국프랜차이즈 경영학회>

투자대비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한계가 있다. 음식점을 예로 든다면, 아무리 프랜차이즈의 인지도가 좋다고 해도 점포의 크기와 배치할 수 있는 테이블의 수,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 비례해 발생하는 매출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가맹본부의 얘기만 듣고서, 조금만 생각해도 불가능한 매출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옥석을 가려내는 것 중요”

이 회장 또한 “프랜차이즈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키우기 위해 프랜차이즈를 활성화시키는 것과는 별개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옥석을 가려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어느 산업에나 미비한 곳이 있기 마련인데, 프랜차이즈 가맹을 원하는 사람들은 ‘유행’이 눈에 보여도 가맹본부를 가려내는 눈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그래서 “정부에서 창업이나 프랜차이즈를 권할 것만이 아니라 이런 가맹본부를 가려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함께 제시해주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가맹점 보호와 함께 가맹본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가 가맹본부의 ‘갑질’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은 이 회장과 이 교수 모두 인정하고 있다. 가맹본부 입장에서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확보한 가맹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의 지원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로부터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가맹점주들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경영과 마케팅 노하우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원인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FCMBA 이성훈 주임교수<사진=(사)한국프랜차이즈 경영학회>

특히 이 교수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옥석을 구별하기 위해선 가맹점주들도 어떤 마케팅 기법이 있는지, 재무제표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프랜차이즈의 흐름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프랜차이즈경영학회가 발표하는 보고서들이 그런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하림의 경우 지금처럼 대기업이 되기 이전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에 공급을 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며 “치킨 프랜차이즈가 크니 공급업체가 크고 더불어 유통업체도 커간 것이 지금 치킨시장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의 성격상 규모를 추구하다보니 연관산업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얘기다.

또 프랜차이즈하면 곧 대기업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3500여개다. 그 중 대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브랜드는 100개가 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산업을 발전시킨다는 것이 기존 대기업 프랜차이즈 외 중소·중견 규모의 프랜차이즈를 키운다는 의미도 된다. 이 회장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1%에 이른다.

“욕심 버리고 전문가 조언 따라 길게보는 시각이 필요”

이 회장은 프랜차이즈를 통해 창업을 생각한다면 “욕심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프랜차이즈에 대한 마케팅 기법이나 이론 등은 실무를 기반으로 하는데, 가맹점주들이 조급한 마음에 이런 내용은 무시하고 다른 방향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맹점주가 소상공인인데, 초기 투자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투자에 한계가 있는데 짧은 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는 없다. 욕심을 버리고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길게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는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와 세종대학교 경영학과의 주도로 2009년에 설립됐다. 프랜차이즈산업의 육성발전을 위해 관련 기업 및 중소상공인의 경영활동에 필요한 학술·창업·기술·지도·육성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프랜차이즈경영학회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리더십과 가맹점 마케팅 노력이 가맹점 불만족과 전환의도에 미치는 영향 ▲커피전문점 방문동기유형에 따른 시장세분화 등 프랜차이즈와 연관된 연구를 학회지를 통해 발표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촉진과 경영구조 안정을 목표로 각종 세미나와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외에도 프랜차이즈 경영과 마케팅을 알리는 한편 프랜차이즈 사업가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경쟁력있는 중소상공인을 발굴·지원한다.

프랜차이즈경영학회 이용기 회장은 “현재 11년째 프랜차이즈 관련 석사들을 배출했지만, 박사과정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11년이란 기간에 비해 많지 않다”며 “프랜차이즈 분야는 호텔, 유통, 도소매업, 교육분야 등 서비스업 전반에 걸쳐있다. 각 분야와 관련해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하며, 그만큼 연구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