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 명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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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임금인상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 명확해야 한다 들쭉날쭉 中企 연봉…평가와 임금 연계하고 ‘메리트 승급형’ 고려

기사입력2016-11-09 20:0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인스파트너와 함께하는 HR ⑪중소·중견 인사제도 설계:임금] 회사에 기여를 해 보상을 받았다고 직원이 느끼는 순간은 평가결과가 좋을 때가 아니라 좋은 평가로 임금이 올랐을 때다. 반대로 기업은 성과가 나지 않는 직원에게 필요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인사제도의 적절성·합리성은 결국 적절한 시점에 적정한 임금을 지급하고 있느냐를 통해 나타난다. 하지만 돈과 관련된 것이다 보니 누구나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임금제도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돈과 관련된 것이다 보니 누구나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임금제도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자료=아인스파트너>

임금, ‘무엇에 대한 대가’ 인지 명확히 하라

방향과 콘셉트는 평가제도를 설정할 때와 마찬가지로 경영자와 직원들의 관점을 통합하고 조정해야 한다. 임금은 직원들의 동기를 부여하는 측면도 있지만 지속경영·지불가능이란 점에서 회사 입장에선 경영·재무적인 부담이다. 임금제도를 개선한다면 보통 차등을 두기 위해서다. 경영·재무적 측면에서는 최대한 효율적인 지출을 하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가령 기존 인건비가 100이라면 누군가는 더 받고, 누군가는 덜 받는다. 이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또 기존 100에 해당하는 비용보다 늘어날 수도 있으며, 이 비용이 재무적 측면에서 수용 가능해야 한다. 이윤이 발생했다고 모두 인건비로 돌릴 수도 없다. 직원들 개인의 입장에선 실적·능력·근속기간과 관계없이 임금은 많이 받을수록 좋다.

그렇다면 기업이 직원들에게 ‘높은’ 임금을 주면 동기부여를 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인사전문컨설팅 기업 아인스파트너 이윤행 책임컨설턴트는 “많은 기업들이 해가 바뀌면 임금인상을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 무슨 이유로 임금을 인상시켜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다”며 “기업 입장에선 그냥 새해가 됐고 다른 기업도 임금인상을 한다는 것이 이유고, 직원들 역시 ‘오를 때가 됐으니까 올랐겠지’라며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임금인상이든, 임금동결·인하든 회사의 결정이 직원들의 실적·능력·근속기간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며 “직원들이 보상의 적정성을 인식하고 인정할 때 비로소 임금은 직원들에 대한 동기부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경영자와 직원들의 요구를 통합·조정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받는 임금이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의 직무등급과 역량고과에 따라 지불한다면 ‘직책급’, 현재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라면 ‘실적급’ 또는 ‘상여급’, 지금까지 어떤 공헌을 했는지에 대한 임금이라면 ‘공적급’이 될 수 있다. 이 세 가지 모두 임금제도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中企 들쭉날쭉 연봉, 메리트 승급형으로 조절 필요

‘메리트 승급형’은 누적형과 교체형을 혼합한 형태다. 직급별 연봉상한선을 설정하고, 직급체류연수를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다.<자료=아인스파트너>

임금 테이블을 설정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먼저 ‘누적형’은 평가결과에 따라 누적치가 다르긴 하지만, 평가를 거듭할수록 어쨌든 임금은 상승한다. 연봉협상에서 S등급에 대해 5%의 연봉인상이 결정된 경우, 직급과 관계없이 과장급이든 부장급이든 S등급을 받았다면 똑같이 연봉이 5% 오른다. 평가가 낮아 연봉이 동결되는 경우는 있어도 하락하지는 않는다.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해 달라’는 메시지를 통해 장기근속 고실적자를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임금의 하방경직성과 함께 임금인상의 상한선이 없어 지불능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술적 혁신을 추구하기 보다는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생활필수품 제조기업 등에서 누적형을 사용할 수 있다.

반대로 연공을 완전히 배제하고 평가결과에 따라 임금을 확정짓는 ‘교체형’도 있다. 평가에 따라 임금이 하락하며, 반대로 하락했더라도 다음 평가에 따라 고임금을 받을 수도 있다. 예를들어 올해 고과평가에서 A등급이라면 연봉 5000만원을, 다음해 B등급이라면 4500만원을, 그 다음에 S등급이라면 6000만원을 받는 식이다. ‘성과에 따라 상벌을 확실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빠른 시일내에 고성과를 기대할 경우 적절하지만, 평가에 따른 임금변동이 심해 직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며, 거부감이 커 실제로 도입된 예는 극히 드물다.

‘메리트 승급형’은 누적형과 교체형을 혼합한 형태다. 직급별 연봉상한선을 설정하고, 직급체류연수를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다. 같은 직급자가 동일한 평가등급을 받은 경우 직급체류연수가 오래된 직원은 임금상승률이 낮아진다. 예를들어 과장급 연봉상한선이 6000만원이고, 과장직급 6년차인 A과장과 3년차인 B과장의 올해 연봉은 5000만원이다. 두 과장이 똑같이 A등급 평가를 받았다면 A과장의 연봉상승률을 3%, B과장은 5%를 적용받을 수 있다. 직급연차가 많은 A과장은 직급연차가 적은 B과장과 동일한 평가를 받았지만 직급연차에서 페널티를 받은 것이다. 임금체계를 혼합형으로 설계하는 경우 임금상승률은 근속기간이 길어질수록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교체형과 같이 임금하락은 없다. 또 신입사원과 과장이 동일하게 A평가를 받은 경우 신입사원은 5%, 과장급은 3%로 조정할 수 있다. 메리트 승급형은 ‘빨리 성장(승진)해 달라’는 메시지를 통해 고실적자를 확보하면서도 임금의 무한정 상승은 억제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메리트 승급형을 통해 임금의 적정수준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윤행 책임컨설턴트는 “중소기업은 심할 경우 대리가 과장보다도 높은 임금을 받는 경우도 있고, 경력직 채용 후 비슷한 역량과 성과를 보임에도 입사시 연봉이 높게 설정돼 같은 직급사이에서도 연봉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며 “직급에 따른 연봉 기준선을 정하고 연봉수준에 따라 적정선을 맞춰가는 것이 더 높은 임금을 위해 승진하도록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역량평가 결과를 임금에도 반영해야

임금제도는 실적·역량평가와 연결해야 한다. 기본급에 역량고과만 반영할지, 아니면 실적고과의 일부도 반영할지, 반대로 실적급에 역량고과까지 반영할지를 결정해야 한다.<자료=아인스파트너>

임금제도는 실적·역량평가와 연결해야 한다. 기본급에 역량고과만 반영할지, 아니면 실적고과의 일부도 반영할지, 반대로 실적급에 역량고과까지 반영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또한 각 부서의 성격 또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D부서라면 눈에 띄는 실적보다는 꾸준함과 연구원의 능력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역량평가 결과를 기본급에 더해 실적급에도 반영할 수 있다. 반면 영업직은 눈에 띄는 실적이 두드러지는 부서며, 실적이 곧 역량을 반영하기도 한다. 따라서 영업직이라면 실적에 따른 실적급은 물론 기본급에도 실적평가 결과를 반영하면 직원들에게 더 큰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직급에 따라서도 역량평가와 실적평가 반영비율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신입사원이라면 성과를 내는 것이 어려우며 기대치도 크지 않다. 반면 과장, 부장급의 매니저 직급이라면 역량을 성과로 나타내주길 기대한다. 그래서 신입사원의 경우 역량평가 70%/실적평가 30%를, 매니저 직급이라면 역량평가 30%/실적평가 70%를 임금에 반영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이 책임컨설턴트는 “역량은 눈으로 보이는 직무행동이다. 역량평가를 비중있게 반영한다는 것은 성과를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맞는 행동을 보여달라’는 메시지”라며 “실적평가는 ‘직무행동 뿐만 아니라 성과를 내야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 인센티브에도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성과 인센티브를 산정하는데 쉬운 방법은 기본급의 몇 %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성과를 내는데 기여한 바와 관계없이 근속연수가 길고 직급이 높을수록 인센티브도 높다. 이럴 경우 기업에 공헌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음으로써 직원불만이 생기기 쉽다. 기업으로서는 인센티브를 주고서도 직원들의 불만을 만든 것이다. 또 기본급에 맞추다 보면 실제로 기업이 얻은 이윤 이상을 지급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 나오기도 한다.

인센티브를 지급할 때도 기준지수를 정하고서 성과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450만원을 3명의 직원에게 인센티브로 주기로 했다. A직원은 인센티브 실적평가에서 2.2, B는 1.5, C는 0.8을 받았다. 이를 더하면 4.5가 되고, 이를 450만원에 나누면 지수 1당 100만원이다. A직원은 220만원, B직원은 150만원, C직원은 80만원을 인센티브로 받는다. 직급에 상관없이 공헌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방식이다.

이 책임컨설턴트는 “기본급을 기준으로 한 인센티브 지급은 총액관리가 안된다”며 “총액을 정해두고 공헌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면 경우에 따라 사원급이 매니저급보다 높을 수 있다. 그저 ‘수고했다’는 식으로 지급하기 보다는 인센티브에도 메시지를 담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