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능력 업무 따라 등급설계 “메시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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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시간 능력 업무 따라 등급설계 “메시지 다르다” 직군 통해 평가·임금 결정…기대하는 역할과 성과 명확히 담아야

기사입력2016-11-07 11:29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등급제도를 설계한다는 것은 직무·능력·업무에 따라 기대하는 역할과 성과를 명확히 한다는 것이다.<이미지=아인스파트너>

[아인스파트너와 함께하는 HR ⑨중소·중견 인사제도 설계:직군] 직원 개개인에게 기대하는 역할과 성과가 다른데 이들을 하나로 묶어서 인사제도를 설계할 수는 없다. 기대하는 역할과 성과를 직무·직급에 따라 구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직무와 직급을 연결한 구분은 직군으로 표현하며, 직군을 통해 평가와 임금의 설계단위가 정해진다. 인사전문컨설팅기업 아인스파트너의 김종연 솔루션 프로듀서는 중기이코모미와의 취재에서 “직군에 따라 설계된 인사제도는 직원들에게 주는 전사적 메시지가 된다”고 설명한다.

시간·능력·업무 따라 등급제도 설계…장단점 존재

일반적으로 등급제도를 설계함에 있어 시간·능력·업무에 따라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시간에 따른 구분은 인사등급의 기본으로 대부분 기업에서 연령 또는 근무연수기준으로 나눈다. 시간(연차)에 따른 등급구분이 가지는 메시지는 ‘힘들어도 참고 오랫동안 저희 회사에 근무해 주십시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숙련도가 중요하고, 필요한 숙련도는 시간에 따라 자연스레 얻어지는 경우가 많아 시간에 따른 구분이 적합할 수 있다. 등급이나 보상의 상승에 대한 예측이 쉬운 장점이 있지만, 젊은 층의 경우 의욕을 갖고 성과를 내고자 하는 동기를 갖기 어렵다.

최근에는 서비스업으로 산업 중심이 이동하면서 ‘시간투자=성과’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근속에 따른 구분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기고, 능력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직능자격제도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직능자격제도는 ‘노력해서 자기 능력을 높이자’는 메시지가 명확하다. 당연히 직원들의 능력을 고취하는데 용이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능력은 점점 상승하는데 직무가 변하지 않는다면, 사람-직무-보상간의 밸런스가 깨진다.

상하 위치에 따른 기대역할과 성과가 다르기도 하지만, 업무 또는 직무에 따라서도 다르며 이에 따른 구분도 필요하다. 직무는 영업·기술·인사·생산 등 업무나 부서에 따라, 계층은 관리직층과 일반직층으로 나눌 수 있다. 영업부서와 R&D부서에 대한 기대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직무에 따른 구분은 ‘자신의 일의 가치를 높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조직에 공헌해 달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직무에 따라 등급과 보상이 결정돼 능력이 올라가도 직무가 변하지 않으면 보상이 따르지 않아 동기유발이 어렵다. 또 능력에 맞춰 배치를 잘하면 효율적일 수 있지만 반대로 한번 배치하면 이동배치가 어렵다. 직무가 정해져 있으니 능력을 키우는 것도 한정적이다.

시간·능력·업무에 따라 설계한 등급제도는 각기 직원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다르다.<이미지=아인스파트너>

직군 나누는 이유는 그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것

시간·능력·업무에 따른 구분을 틀로 만들어야 한다. 이때 직무는 일의 종류를 나타내며, 능력과 업무에 따른 역할 및 책임의 크기는 계층으로 나타난다. 계층은 다시 맡은 직책 또는 직급의 크기에 따라 같은 직무라도 Manager 1,2,3 또는 Senior Manager와 Manager와 같이 세부계층으로 나눠볼 수 있다. 직무와 계층을 합해서 크게는 직군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직원의 직군이 바뀐다면 담당하는 직무 및 역할, 기대성과도 달라져야 한다. 각 직군에 기대하는 역할과 성과를 분명히 명시하고 언어화 해둬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혼란을 줄일 수 있다. 기대역할과 성과를 감당할 능력이 되느냐에 따라 직군간의 상하좌우로의 이동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김 프로듀서는 “중소기업의 경우 겸임을 하는 경우가 많아 구분이 어려울 수 있지만, 메인잡을 기준으로라도 나눌 필요가 있다”며 “보통 기획, 관리, 영업, R&D의 4개 직군으로 구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직군을 나눈 것은 일종의 맵(Map)을 만들어 직원을 매칭하기 위함이지 내부적인 호칭이나 직급을 직군내에 억지로 꿰어 맞추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직무와 계층(직급)을 아우르는 직군내에 구성원들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지, 반드시 associater-senior-professional-manager 또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으로 구분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이렇게 직군을 나누는 이유는 직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다. 보통 기업들은 지원파트 보다 영업·R&D 파트의 가치가 높고 영향력이 크다. 그러나 간혹 R&D회사인데도 경영인사 파트가 R&D부서보다 영향력이 큰 경우가 있다. 직군 자체가 아닌 사람을 본 것이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어느 한팀에 사원부터 부장까지 계층별로 한명씩 있는 경우는 드물다. 어떤 팀은 고직급 위주고 어떤 팀은 저직급 위주다. 차장 레벨에서 해야 할 일을 차장급이 없어 대리가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차장급 업무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이런 경우들은 직군을 명확히 함으로써 다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설계된 직군틀에 따라 기대치를 구체적으로 담아야 직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다.<이미지=아인스파트너>

R&D·영업…부서 따라 승진요건도 다를 수 있어

직원들은 직무의 좌우보다는 계층의 상하 이동에 더 관심이 많다. 과장직급으로 승진을 시킨다고 하면 대리직급 중 가장 성과가 높은 대리를 승진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말로 대리직급에서 ‘졸업’을 시키는 것이다. 이때 승진 이후 계속 좋은 성과를 보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다시 강등시키는 것은 어렵다. 한번 승진하면 강등되지 않으니 승진시기가 아니거나 애초 대상이 아니라 여겨지면 성과창출을 위한 동기부여가 어렵다.

최근에는 이와 달리 승진을 위한 절대적 기준을 넘긴 대상자 중 상위직급에 더 어울리는 사람을 ‘입학’시키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과거 실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상위직급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감안하는 것이다. ‘입학’방식을 이용하면, 실제로 상위직급을 수행함에 있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취소를 할 수 있다. 단 이때 ‘업무평가가 5년 연속 최하등급’과 같이 구성원들이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는 강등룰을 정해야 한다.

또 절대적 기준 설정도 합리적이어야 한다. 가령 과장 승진기준을 ‘최근 3년간 업무평가 평균 B등급 이상’으로 설정했다고 하자. 한 대리가 최근 업무평가 등급이 B,B,C,B,B(2년 연속 B 등급을 받은 후 1년은 C 등급, 다시 2년 연속 B 등급)로 평가됐다면 해당 대리는 장기적으로는 B등급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승진 대상자가 될 수 없다. 이런 맹점을 만회할 방법이 포인트 적립제다. 예를들면 A~E까지의 등급에 5~1점까지를 부여하고, 해당직급에서 10점 이상의 평가 포인트를 적립해 승진시키는 방식이다.

김 프로듀서는 “연차에 따라 승진한다는 것은 시간에 따라 일정 성과가 충분히 나온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R&D부서라면 주어진 미션을 착실히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성과를 이룬 것이기에 연차만으로도 충분한 승진요건이 될 수 있다. 반면 영업부서라면 연차가 되지 않더라도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승진하는 경우가 있다. 부서의 성격에 따라 승진요건도 다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