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인 ‘본죽’과 싸늘한 고객 그리고 가맹점주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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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속인 ‘본죽’과 싸늘한 고객 그리고 가맹점주 피해 솜방망이 처벌로 ‘미스터피자 사태’ 재현될까 우려

기사입력2017-04-05 20:0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본죽’의 가맹본부인 본아이에프㈜가 죽과 함께 제공되는 반찬을 특허등록한 제품이라고 속여 가맹점에 공급해온 사실이 적발돼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46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본아이에프가 전국에 1178개의 본죽 가맹점을 운영하는 것에 비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본아이에프는 주력 판매상품인 ‘죽’ 조리에 사용되거나 죽과 함께 제공되는 반찬인 소고기장조림, 오징어채무침, 우민찌(다진 소고기), 육수, 혼합미를 가맹사업의 통일성 유지 명목으로 2008년경부터 직접 가맹점에 공급해 왔다. 본아이에프는 2007년(소고기장조림·오징어초무침·우민찌)과 2011년(육수·혼합미) 5개 식자재를 특허출원했지만, 육수 및 혼합미는 특허 결정을 거절당하고 소고기장조림 등 3개 식자재는 출원 이후 5년 동안 특허심사를 청구하지 않아 특허출원이 자동 취소됐다.

하지만 본아이에프는 2008년 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가맹계약서에 5개의 해당 식자재를 가맹본부로부터 구입하도록 하고 ‘특허권 등으로 보호되는 물품’으로 기재한 후, 각각의 특허번호까지 함께 표시했다. 정보공개서에도 소고기장조림, 오징어초무침, 우민찌를 ‘특허제품’으로 표시하고, 이들 식자재를 가맹본부로부터 구입해야 하는 것으로 기재했다. 명백한 사기며, 기만행위다.

‘본죽’의 가맹본부인 본아이에프㈜는 2008년 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가맹계약서에 5개의 해당 식자재를 가맹본부로부터 구입하도록 하고 ‘특허권 등으로 보호되는 물품’으로 기재한 후, 각각의 특허번호까지 함께 표시했다.<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에대해 공정위 가맹거래과 권혜정 과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가맹본부의 식자재 공급 자체는 현행법상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가맹희망자와 가맹점 사업자 전체를 대상으로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한 행위라는 점에서 공정한 거래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과징금 처분을 내린 것이라는 입장이다.

몇 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미스터피자의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으로 공분을 샀던 일이 떠오른다. 이 사건으로 미스터피자의 브랜드 이미지는 급격히 추락했으며, 소비자들로부터 지탄을 받았고 결국 미스터피자 전국 가맹점의 매출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로인한 가맹점주들의 피해보상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는 벌써부터 본죽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비난과 더 이상 본죽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비싼 가격의 반찬류를 속아 구매했다는 억울함도 있지만, 소비자 외면이라는 더 큰 벽에 직면한 셈이다.

지난달 30일 허위과장 정보제공에 대해 3배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6개월 이후에나 시행되는 개정안이 본죽 가맹점주들에게는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점주들이 피해사실을 입증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힘들고 긴 싸움을 하거나, 그냥 피해를 감수하고 영업을 하거나, 아니면 사업을 포기하는 방법 밖에 없다. 어느 방법을 택하든 피해는 잘못 없는 점주들의 몫이 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