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고용부 미래부 분산 中企업무 가져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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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산업부 고용부 미래부 분산 中企업무 가져와야 기술혁신, 사회적기업, 벤처, 기업금융 등…중기청 ‘부’ 승격 과제

기사입력2017-04-20 19:1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5명의 대선주자 모두 중소기업청의 ‘부’ 승격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재인 후보는 ‘중소벤처기업부’, 안철수 후보는 ‘창업중소기업부’, 유승민 후보는 ‘창업중소기업부’, 심상정 후보는 ‘중소상공인부’, 홍준표 후보는 ‘중소기업부’다. 중소기업의 성장·발전을 위해 중기청 승격이 국가적 어젠다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김경환 교수는 서울대 한국행정연구소가 22일 개최한 ‘대한민국, 일자리와 경제성장 주역은 누구인가’ 세미나에서 “차기정부에서는 중소기업 정책이 국가의 우선적인 어젠다 중 하나가 돼야 하며, 종속적인 의사결정 구조에서 탈피해야 고용창출도 경제성장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차기정부 정부조직 개편방안:중소기업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발표에서 ▲경제주역의 변화 ▲독립적인 중소기업부 승격에 대한 사회적 요구 ▲‘청’단위 기관의 행정적 권한의 한계 등을 승격 필요성으로 꼽았다.

◇중소기업으로 경제주역 이동=경제주역의 변화 환경을 살펴보면, 대기업의 고용은 감소하는 반면 중소기업에서의 일자리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고, 또 중소기업의 부가가치와 생산액이 대기업 수준에 근접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 교수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국내 일자리 증가분의 97%를 담당하고 있는 반면, 대기업의 총 고용지수는 감소하고 있다. 청년고용지수 상위 100개 기업 중 53개 기업이 중소기업으로 중소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 2014년 중소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전년대비 6.1%인 반면, 대기업은 -3.3%로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대기업 수출은 8.4% 줄었지만 중소기업 수출은 1.8% 늘었다. 이처럼 경제주역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겨간 만큼,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중기청을 격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사회적 요구인 경제민주화, 고용창출 그리고 중소기업 제도와 정책 실효성 측면에서도 격상이 필요하다. 일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방지했지만, 중소기업 체감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근절하지도 못했다. 실효성이 떨어짐에 따라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이노비즈협회, 벤처기업협회 등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민간단체들은 현 중기청의 정책한계를 꼽기도 한다.

◇중기청의 행정적 권한 한계=행정적 권한의 한계 또한 중기청 승격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중소기업의 중요성이 증대하면서 중기청의 예산 및 소관 법률이 ‘부’수준으로 격상했지만, 조직형태는 ‘청’수준에 머물러 있어 중소기업을 대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이해충돌이 있을 경우 중기청의 상위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의 특성상 중소기업의 입장만을 대변하는데 한계가 있다. 부처간 협조가 필요한 경우 ‘부’단위 위주의 정책이 주로 추진되면서, 중소기업 목소리가 무시되는 경향이 있어 장관급에서 협업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또 창업지원사업도 여러 부처에서 진행하고 있어, 지원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각 부서의 창업지원사업과 그 내용을 통합한다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 교수는 “경제환경이 국내와 비슷한 해외선진국을 참조한 결과, 중소기업 지원기관이 장관급 또는 독립적인 형태”라고 했다. 주요국 중소기업 지원기관을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대통령 직속기관, 영국은 장관급 기관, 프랑스는 정부서열 10위, 일본은 ‘청’단위 기관이지만 청장은 장관급이라는 설명이다.

◇승격되는 중기청의 과제=중기청이 ‘부’로 승격되면 ▲기능이관 및 강화 ▲민간 중심의 창업생태계 구축 ▲중소→중견→글로벌기업으로의 성장사다리 구축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 및 소상공인 보호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등에 분산돼 있는 중소기업 관련 업무를 넘겨 받아야 한다. 산업부에는 지역기업·동반성장·판로(수출포함)·기술혁신 등의 일부 기능 중 중소·중견기업 영역이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관련 업무도 중소기업 영역이다. 미래부의 창업과 벤처관련 기능 그리고 금융위의 기업금융 및 벤처투자 중 중소·중견기업 업무도 이관해야 한다.

김 교수는 이와함께 “현재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대기업·제조업 중심이어서 중소기업이 창업을 해도 대기업의 하청구조가 되는 태생적 성장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우리나라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크지 않다”며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근로여건을 개선해 인재를 유입하고 혁신과 글로벌화로 성장사다리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바꿔말해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안과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은 중소기업에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구조적 한계를 없애야 한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불공정행위 근절 등을 통해 동반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고,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급선무다. 공정거래위원회 기능 강화, 징벌적손해배상제 강화, 미래성과공유제 도입 등을 통해 불공정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또 대기업 복합쇼핑몰 규제·중소자영업 고유업종 지정 등으로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자생력을 키우는 일도 승격되는 ‘부’가 해야 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