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불공정 해결하려면, 범정부기구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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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곳곳 불공정 해결하려면, 범정부기구 필요하다 을지로위원회 확대·격상…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공정위 등 참여

기사입력2017-05-12 11:11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새 정부에선 ‘을’을 위한 범정부차원의 정부기관인 ‘을지로위원회’가 출범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당내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정부차원의 기구로 격상·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을지로위원회의 ‘을지로’는 ‘을(乙)을 지키는 길(路)과 법(law) 그리고 노력(勞)’을 의미한다. 지난 2013년 당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회를 통해 구성됐으며, ‘약자들에게 힘이 되는 정치’, ‘공정하고 차별없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목표로 내세웠다.

을지로위원회 홈페이지를 보면, 프랜차이즈 분쟁과 비정규직 차별 등 불공정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들이 올라와 있다. ▲세븐일레븐 화천점 소송 관련 가맹본부 면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안,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본사 방문 ▲전남 광양 GS편의점 피해점주 및 본사 면담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비정규직 노동자 부당해고 관련 사측 면담 등 을지로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가맹점·비정규직·하도급업체 당사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갑’에게 불공정 행위를 개선할 것을 직접 요구했다.

을지로위원회는 국회의원이 주축인 만큼 관련 법안도 꾸준히 발의되고 있다. ▲지자체가 조례로 정해 생활임금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생활임금제법’ ▲간접고용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간접고용노동자 고용승계법’ ▲중소기업과 중소상인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중소상인 적합업종 특별법’ ▲가맹점에 대한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한 ‘가맹점 불공정 행위 개선법’ 등은 20대 국회에서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다.

지난해 말 사회적 이슈가 됐던 국회 청소노동자의 직고용은 더불어민주당 내 을지로위원회가 이룬 성과 중 하나다.<사진=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을지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학영 의원실의 고상연 보좌관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을지로위원회에 민원이 접수되면 현장조사 후 해당기업이나 부처에 사실관계를 확인한다. 법률적인 문제는 법 개정을 통해서, 제도의 문제라면 제도를 개선하려 노력한다”며 “피해보상이나 중재가 필요하다면 민원인을 대신해 나서는 등 적극적 형태의 피해구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을지로위원회에 접수된 사건을 단순하게 볼 수 없다”며 “최근 알려진 모 이동통신 상담센터에서 특성화고 여고생이 현장실습을 나갔다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에까지 이른 사건은 노동문제로만 생각할 수 없다. 통신사 관할 부서인 미래부, 학생이라는 점에서 교육부 그리고 기업체 현장실습은 산업부와 관련이 있다. 어느 한 부처에서 해결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고 또 부처간 칸막이 등으로 인해 불공정 행위가 시급하게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각 부처의 입장에 따라 처리가 늦어질 수도 있고, 그렇다고 국회의원들이 각 부처를 일일이 찾아가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고, 부처간 이해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기구의 위상이 필요하다. 문재인정부는 을지로위원회에 검찰과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중소벤처기업부 등을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 공약대로라면 을지로위원회에는 수사권을 가진 검찰과 경찰 그리고 국세청과 감사원 등 사정기관 모두가 참여한다. ‘을’의 처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만 갖고 있다면, 실질적인 조사를 통해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그림이다.

고 보좌관은 “국회 청소노동자의 직고용 문제도 기획재정부가 반대해 4년의 시간이 걸렸다. 국정감사나 임시회의, 담당부처와의 간담회 등에서 불공정 행위 개선을 위한 협조를 요구해도 부처간·정당간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며 “을지로위원회가 범정부차원의 기구로 격상되면, 담당부처가 모두 모여 논의를 하니 문제해결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