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의무, 기업 안 지키면 고용분담금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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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청년고용의무, 기업 안 지키면 고용분담금 부과 청년구직촉진수당, 청년알바 체당금제도 등 올해안 법률 개정

기사입력2017-05-15 10:58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고용노동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가장 우선은 일자리다. 대선공약집에는 ‘일자리 확대, 국민께 드리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표현돼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공공사회 서비스 일자리 창출”

일자리 공약의 핵심은 공무원 17만명을 포함해 81만개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이다. 구체적으로는 소방관, 경찰, 사회복지전담공무원, 교사, 근로감독관 등 국민의 안전과 치안, 복지 등을 위해 서비스하는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개, 보육 의료 기타 사회서비스를 하는 공공기관 및 민간 부분에서 34만개, 그리고 공공부문의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거나 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30만개를 창출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무원이나 공공부문의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 OECD 국가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평균 21.3%인데 비해 대한민국은 7.6%로 OECD 평균의 3분의 1 밖에 안되는 수준”이라며 “소방공무원, 경찰관, 복지공무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소방공무원의 경우 법적 정원보다 1만9000명이나 부족하다”고 말했다.

청년일자리 대책에 대해서는 “청년에게 힘이 되는 나라, 청년으로 다시 서는 나라”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2020년까지 향후 3년간 한시적으로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적용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한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불이행한 기업에는 고용분담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자발적 구직활동을 증명하는 청년취업준비생에게는 청년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한다. 3개월간 계속근로를 제공하는 청년알바에게는 실업급여를 확대적용하고 퇴직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 체불사실만 인정되면 최저임금의 120% 범위 내에서 국가가 대신 체당금을 지급하고, 구상권을 행사토록 하는 청년알바 체당금제도도 도입한다. 청년고용할당제, 구직촉진수당, 알바존중법 등 올해안에 법률을 개정할 방침이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과 가정 양립 및 일자리 창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현재 연평균 2100시간에 이르는 노동시간을 임기내 연 1800시간대까지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2015년 기준 OECD 회원국 평균 근로시간은 연 1766시간으로, 우리나라의 2110시간보다 347시간이나 적다.

3개월간 계속근로를 제공하는 청년알바에게는 실업급여를 확대적용하고 퇴직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현재 우리나라는 사실상 1주 68시간까지 합법적 근로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제53조는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했다.

해석상 당사자가 합의한 경우 주 52시간(40+12)까지 근로시킬 수 있다. 문제는 법문상 ‘1주’의 의미다. 고용노동부는 행정해석(2000.9.19. 근기68207-2855)을 통해 법상 ‘1주’는 ‘휴일을 제외한 소정근로일’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휴일근로는 법상 제한되는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경우 법정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더한 52시간 외에, 휴일근로로서 토·일요일 각 8시간을 포함해 68시간까지 근로시간이 합법적으로 늘어난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 68시간 행정해석을 폐기하고 주 52시간 법정노동시간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9조는 ‘근로시간의 특례’로 운수, 금융보험, 영화제작, 통신, 의료업 등과 그 밖에 공중의 편의 또는 업무의 특성상 필요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은 주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특례는 해당되는 업종이 과하게 많으며, 상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이론상 무제한적으로 초과근로를 하게 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약에는 이 특례업종을 축소하겠다는 뜻도 담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법정 노동시간만 준수해도 근로시간 특례업종 제외시 최소 11만2000개, 포함시 최대 20만4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라고 밝혔다.

‘쉼표있는 삶’이라는 기치 아래 관공서의 휴일인 ‘공휴일’을 민간에도 적극 적용하고, 연차휴가 사용을 적극 촉진 내지 의무화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노동절에 일어난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직원들의 사고를 위로하는 페이스북 포스팅에서 “우리는 모두 쉴 권리가 있다”면서 “노동자의 충전과 안전을 위해 15일의 연차유급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약 20조원의 경제파급효과와 약 28만명의 고용창출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질 나쁜 일자리에서 질 좋은 일자리로 전환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공약은 크게 두 가지 맥락으로 나눌 수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철폐하고, 나아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차별금지특별법(가칭)을 제정해 동일기업내에서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원칙을 명문화하는 등 차별을 적극적으로 해소한다.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일자리는 원칙적으로 정규직을 고용할 것을 법제화해, 비정규직 규모를 OECD 수준으로 감축한다. 이는 비정규직 사용을 시작에서부터 제한하는 강력한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정부와 지자체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점차적으로 정규직화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하며, 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화하는 신호탄을 쏘았다.

사내하청에 대해 원청기업이 공동고용주의 책임을 지도록 관련법을 정비함으로써 원하청 근로자간의 차별도 없앤다.

최저임금 내년부터 두자릿수 인상…2020년 1만원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당장 내년부터 두자릿수 인상을 거쳐 2020년 1만원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에 대한 감독과 시정조치도 강화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보완책으로서는 영세업자 카드 수수료 인하, 납품단가 최저임금 인상률 이상 연동 등이 거론됐다.

재원 5년간 178조 예상…고소득자 과세 강화 등 세입계획

문재인 대통령 측은 공약 소요재원 규모를 5년간 총 178조원, 연평균 35조6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중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에 사용되는 재원은 약 21조원이다.

예산조달 계획은 크게 재정계획과 세입계획으로 나눌 수 있다. 재정개혁으로 5년간 112조원을 마련하고 고소득자 과세 강화, 고액 상속·증여시 세부담을 인상하는 세입개혁 등을 통해 66조원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집권 후 즉각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