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잇몸질환, 구강관리 힘든 환자위해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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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스타트업·TIPS 충치 잇몸질환, 구강관리 힘든 환자위해 만들다 치아 잇몸 세정 신개념 구강세정장치 ‘닥터픽’…㈜닥터픽 현기봉 대표

기사입력2017-07-13 19:0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입에 물고만 있으면 자동으로 치아와 잇몸 세정이 되고, 사용 중 물이 새지 않아 침상에 누워있는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구강세정장치 닥터픽. 이 제품은 20년차 치과의사이자 스타트업 ㈜닥터픽의 대표이사인 현기봉 대표가 고안한 기기다.

구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충치와 잇몸질환은 물론,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한 대표적인 합병증인 흡인성 폐렴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한 입원환자나 장애인 등의 경우 구강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노력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또 현재 시판되는 고압분사식 구강세정기는 사용 중 물이 심하게 튀고 소음이 심해 사용공간에 제약이 많다. 현 대표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장애인 등의 구강관리를 위한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 닥터픽을 고안한다.

20년차 치과의사이자 스타트업 ㈜닥터픽의 대표이사인 현기봉 대표는 신개념 구강세정장치인 닥터픽을 고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사회적비용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제품 직접 만들다

“대학 졸업 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처음 치과를 개업했습니다. 그 병원 앞에 중풍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있었는데, 그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이 치과로 많이 왔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구강위생관리를 제대로 못해 치아와 잇몸이 망가져 오는 환자들이었죠. 틀니나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서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도 비용이 드는데, 이 때문에 시술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현 대표는 치과전문의로 기계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이런 제품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의료용 흡입기와 마우스피스를 이용해 혼자서 만들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현 대표는 의료기기 전문회사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금형박람회 등을 다니며, 제품을 만들어줄 기업을 찾았다. 약 6개월을 찾아다닌 끝에 기계공학 및 재료공학분야 전문가 김두곤 CTO를 만나 지난해 1월 ㈜닥터픽을 설립했다.

닥터픽은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 재질로 된 마우스피스 형태의 장치를 치아에 압착시키면 연결된 관을 통해 세정액이 장치 내부로 공급돼, 치아와 잇몸을 세정하고 마사지하는 제품이다. 구강해부학, 유체역학, 재료공학을 접목한 신개념 구강세정장치다. 닥터픽이 상용화되면 구강위생불량 합병증으로 낭비되던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고, 원천기술 확보와 신기술 선점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도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 현 대표의 설명이다.

닥터픽은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 재질로 된 마우스피스 형태의 장치를 치아에 압착시키면 연결된 관을 통해 세정액이 장치 내부로 공급돼, 치아와 잇몸을 세정하고 마사지하는 제품이다.<사진=닥터픽>

공모전 입상과 TIPS팀 선정…“창업팀도 운영사 선택 신중해야”

“처음부터 사업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선에서 꼭 필요한 제품인데 만들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직접 만들게 됐고, 각종 공모전에서 입상을 하며 제품의 수요와 상품성에 대해 확신을 할 수 있었죠.”

닥터픽은 2015년 12월 인천 스타트업 공모전 아이디어 기술창업분야에서 대상을 받았다. 또 지난해 10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진행한 사회혁신기업가 발굴 및 사회공헌 프로그램 ‘메이킹 모어 헬스 체인지메이커’에서 최종 우승도 했고, 올해 6월에는 미래성장동력 챌린지 데모데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1월에는 TIPS운영사인 인포뱅크㈜의 투자를 받아 TIPS팀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TIPS 1년차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금년 말까지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TIPS 2년차인 내년에는 기술개발과 함께 매출을 올려 성공적으로 TIPS를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닥터픽은 베타서비스 등을 선보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도 아니고, 레퍼런스도 없는 제조업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투자를 유치하는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인포뱅크의 투자와 전략적인 지원은 제조업 스타트업으로서 큰 힘이 됐다.

현 대표는 인포뱅크의 장준호 대표가 기계공학 출신이어서 제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았다고 말한다. 장 대표는 처음 닥터픽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투자까지 진행했으며, 주말도 마다않고 투자자와 동종·이종 업계 관계자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TIPS에 지원하려는 창업팀 중에는 회사소개서를 작성해 무작위로 모든 운영사로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운영사가 창업팀 선정에 신중하듯, 창업팀도 운영사의 포트폴리오와 자신의 사업이 잘 맞는지 충분히 검토한 후, 적합한 운영사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이 향후 사업에 도움이 됩니다.”

닥터픽은 타인의 도움 없이 정상적인 구강관리가 힘든 이들에게 효과적인 관리방법과 시스템을 제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목표에서 시작됐다. 현 대표는 닥터픽이 상용화되면 루게릭병 전문요양병원인 ‘승일희망재단’과 같은 시설에 도움을 주고싶다고 말한다. 또 일반인에게도 혁신적인 구강관리방법을 제공해 구강건강상태를 향상시키고, 양치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것이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