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규제강화로 소비시장 붕괴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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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복합쇼핑몰 규제강화로 소비시장 붕괴 막아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쇼핑몰 출점 前 입지 규제 출점 後 영업 규제해야

기사입력2018-03-27 10:1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상인 보호 5대 법안 개혁과제

①재벌유통업체 출점 및 영업규제로 시장파괴 방지

②대기업과 차별없는 카드수수료 개정

③중소상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생존권 확보

④대리점 및 가맹점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

⑤상가임대차 보호에 관한 법

우리 경제에서 소상공인은 2014년 말 기준 전체 사업체의 86.4%, 종사자는 37.9%인 605만명을 차지하는 서민경제의 근간이다. 하지만 70% 이상의 소상공인이 전년대비 매출액과 순이익 감소로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 多産多死형 구조가 고착화 되면서 많은 소상공인들은 스스로를 소득기준 빈곤층으로 인식한다.

소상공인 경영악화의 주요 원인으론 주변 유사·동종업체와의 경쟁 심화, 소비자 구매패턴의 변화, 대형유통업체의 출현 등을 꼽는다. 특히 대형유통업체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은 소상공인 스스로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대기업의 벽을 넘을 수 없다는 절망감마저 안겨준다.

대규모복합쇼핑몰 난립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산업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유통대기업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복합한 새로운 유통문화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파급력 큰 복합쇼핑몰 : 내몰림 효과와 빨대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유통산업발전법상 복합쇼핑몰로 정의되는 대규모 쇼핑시설은 국내에만 100여개가 있다. 이 중 신세계·롯데·현대 TOP3 유통사의 점포가 47%를 차지한다.

교외에 주로 입지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복합쇼핑몰의 71%는 도심에 있다. 특히 복합쇼핑몰의 35%는 상업지역이 아닌 주거·공업·녹지·관리 지역 등에 토지용도 구분과 관계없이 입점해 골목상권을 초토화시켰다.

복합쇼핑몰 등 대형유통점 ‘빨대현상’, ‘내몰림현상’ 나타나

중기연구원의 ‘내몰림 효과와 빨대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은 반경 7~10km 원거리상권 소비자들을 빨아들이는 ‘빨대효과’를 보였다 또 복합쇼핑몰 출점 전후 인근 점포들이 프랜차이즈나 고급점포로 간판이 바뀌고 기존 소상공인들이 사라지는 ‘내몰림현상’도 함께 나타났다.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대형쇼핑몰 출점이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빨대현상’, ‘내몰림현상’이 보였다. 대형쇼핑몰 출점 지역의 소상공인 월평균 매출액은 출점 전에 비해 46.5%(1348만원) 줄었다. 일 평균 방문고객 역시 출점 전 55명에서 출점 후 33명으로 평균 40.2%(22명) 감소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생존 위협…복합쇼핑몰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시급

복합쇼핑몰의 무차별적인 도심진출로 골목상권과 중소영세상인의 생존이 위협받는 만큼 복합쇼핑몰 규제를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물론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은 전통상업보존구역에서 대규모점포 등의 등록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붙일 수 있다. 또 대형마트와 준대형규모 점포에 대해 영업시간 또는 영업일을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전통시장 또는 전통상점가 등 전통상업보존구역 이외 지역에서는 대규모점포 등을 규제할 수 없다. 또 대규모점포 등의 입지 선정과 건축 단계 이후 등록단계에 이르러 개설과 관련된 일부 규제가 작동돼 실효성 논란도 있다. 이에따라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이 복합쇼핑몰 진출 확대 및 지역상권 붕괴 추세를 저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대국회에만 30여개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복합쇼핑몰 규제를 위한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복합쇼핑몰의 입지(토지용도) 규제, 출점(등록절차) 규제, 영업시간 규제 등이다.

대규모·준대규모 점포 입지 제한, 영업 제한 개정안 발의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규모점포 및 준대규모점포 입지제한 ▲복합쇼핑몰 영업제한 ▲인접지자체 의견수렴 강화 ▲음성적 금품제공 금지 등이 규제방안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대규모점포 및 준대규모점포 입지제한=개정안은 현행 전통상업보존구역과 일반구역을 상업보호구역(규제강화), 상업진흥구역(규제완화), 일반구역(등록제도)으로 개편했다. 지자체는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거쳐 상업보호구역과 상업진흥구역을 지정하고, 대규모·준대규모 점포의 출점 허용 여부를 입지단계부터 결정할 수 있다.

◇복합쇼핑몰 영업제한=개정안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가 운영하거나 그 외 일정면적 이상의 복합쇼핑몰을 영업제한 대상에 포함했다. 현행법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해서만 지자체장이 영업시간 및 월 2회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다.

◇인접지자체 의견수렴 강화=대형마트나 쇼핑몰 등 대규모점포는 주변상권뿐 아니라 소재지 행정구역에 넘어 인접지역 소비자와 유통업종사자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따라 개정안은 대규모점포 등록 신청을 받은 관할지자체는 대규모점포가 제출한 지역협력계획서를 인접지자체에 송부하도록 했다. 또 인접지자체가 의견을 제시하면 관할지자체는 그 의견의 반영 여부와 이유 등을 회신하도록 했다. 아울러 관할지자체장은 지역협력계획서의 이행실적을 매년 점검하고, 대규모점포 등이 지역협력계획서의 개선 권고 등을 따르지 않을 경우 그 내용을 공표할 수 있도록 했다.

◇음성적 금품제공 금지=대규모·준대규모점포 개설등록과 관련해 대규모점포 등을 개설하려는 자와 중소유통기업 및 이해관계자 사이에 금품제공의 요구·약속과 수수(授受)를 금지하고, 위반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는 일부 기업들이 대규모점포 입점을 위해 주변 중소상인과 이해관계자에게 비밀리에 금품을 제공했던 사례가 적지않아, 이를 방지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복합쇼핑몰, 대형마트보다 규모 크고 시장 파괴속도 빠르다”

이에대해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회 회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대형유통재벌의 시장 독점화가 전국의 560만명의 자영업자 시장을 급속도로 파괴하고 있다. 특히 복합쇼핑몰은 그동안 문제가 돼왔던 대형마트보다 10배에서 30배 정도 규모가 크고 시장 파괴속도도 훨씬 빠르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중소상인자영업자는 그 고용 노동자와 가족까지 포함하면 2000만명의 생존이 걸려있는 시장이고, 이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소비시장이 무너져 재벌들 스스로 위기상황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경고했다.

인 회장은“대형유통재벌의 시장 독점화를 막을 강력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며 여당과 야당이 정치적 이견을 이유로 서민의 생존이 걸린 법안 통과를 늦춘다면, 이후 소비시장 붕괴로 발생하는 재앙의 책임을 져야한다”며 유통관련법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