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임금정책 포괄 ‘임금정책위’로 개편을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최저임금위, 임금정책 포괄 ‘임금정책위’로 개편을 “최저임금 결정 외 임금 관련 종합대책 마련할 통합기구 필요”

기사입력2018-04-11 18:06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저임금액을 심의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기능을 확대해 ‘임금정책에 대한 포괄적인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임금정책위원회로 개편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임금정책위, 임금정책 결정과 함께 제도개선 권고 권한 부여

더불어민주당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중소자영업자 대책 TF’가 11일 주최한 ‘최저임금 인상 100일 평가와 임금정책위원회 신설 방안’ 토론회에서, 한국노동연구원 이장원 선임연구위원은 임금수준,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조정과 관련된 정책 결정과 함께 제도개선 권고권한을 갖는 임금정책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이날 이 선임연구위원의 제안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임금정책위원회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임금정책위원회는 ▲임금 관련정책 ▲대-중소기업간 적정 임금격차 ▲원-하청근로자간 적정 임금격차 ▲영세사업자 관련정책 등을 심의하고 의견을 표명하는 기능을 가졌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최저임금 인상뿐 아니라 시장시스템 개선정책이 동반돼야”

이 선임연구위원의 임금정책위원회 신설 제안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자체에 집중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미흡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은 굉장히 중요한 정책인데 심의와 의결절차가 허술하다. 이해관계자간 갈등사항과 제반요인이 많은데,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를 제대로 통제·조정하고 개선의견을 내는 등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며 “최저임금만 다루는 방식은 제한적이다. 최저임금 자체를 올리는 것뿐 아니라 시장시스템을 개선하는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최저임금 1만원시대를 맞이하기에 앞서 임금정책을 정비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기반 마련과 병행해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임금정책위원회가 임금정책을 수립 시행함에 있어 양극화된 노동시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노동시장은 임금이 높고,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1차부문과 그렇지 못한 2차부문으로 나눠진 이중구조를 띠고 있다. 선진국대비 비정규직도 많다”며 “고용시장을 왜곡하는 임금문제와 관련정책을 연계해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중소자영업자 대책 TF’가 11일 주최한 ‘최저임금 인상 100일 평가와 임금정책위원회 신설 방안’ 토론회. ©중기이코노미

산업정책 관련부처와 협업체계 갖추고 독립성 보장

이 선임연구위원은 “취업지원, 일자리창출, 직업능력개발 등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분야별정책에서 임금은 독립적인 정책목표로 다뤄지지 않는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임금정책을 마련하기에 무리가 있어 보다 통합적인 정책결정 국가기구가 필요하다”며 임금정책위원회 필요성을 강조했다.

직업훈련을 포함 고용노동부의 고용 중심 대책만으론 일자리 숫자를 늘릴 수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담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산업정책 관련 정부부처와 상시적인 협업체계가 가능한 임금정책위가 필요하단 얘기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이와함께 임금정책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금정책위원회는 조사, 연구, 심의뿐 아니라 정부부처에 권고하고 정책을 의결하는 기능도 수행하므로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박광온 의원안도 임금정책위원회를 독립적인 기구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인권위원회와 비슷하게 상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안은 독립성 보장을 위해 공익위원 전원을 국회가 추천·임명하도록 규정했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위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