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이익 추구하는 기업…소비자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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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잘못된 이익 추구하는 기업…소비자 외면한다 얌체 짓 기업 없어야…기업도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해야

기사입력2020-05-19 18:2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건전지가 필요해 오전에 온라인 쇼핑몰로 주문을 하니, 몇 시간 뒤 배송원이 문 앞에 조용히 두고 갔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누구를 만날 필요도 없으며, 방해받지 않아도 되는 언택트의 삶은 자연스럽게 일상화됐다. 집 밖으로 단 한발자국 떼어놓지 않아도 근무를 하고 학습을 하고, 생활과 여가를 위한 소비는 계속된다. 그러나 사람들의 언택트 소비가 모든 업종에 고루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쇼핑과 배달산업, 바이오산업 등과 같이 코로나19로 기회를 맞은 업종이 있는가 하면, 매장을 운영하는 대다수의 소상공인과 전시·여행업 등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는 업을 이어갈 수 없는 피해업종들도 많다. 정부가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사용처 제한을 둔 데에는 이처럼 피해가 극심한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소비 활성화에 동참하면서 바닥 경기에 조금씩 훈풍이 돌고 있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마중물을 부어두었고, 소비자가 동참을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식대나 각종 사무용품 등을 소상공인 매장에서 선결제·선구매하는 ‘착한 소비운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소비 선순환을 지속적으로 붙들어두는 것은 이제 기업들, 사업자들의 몫이다.

정부가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사용처 제한을 둔 데에는 피해가 극심한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사진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진 13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에도, 접촉을 최소화하고 가정 내에서의 활동이 많은 언택트 소비는 뉴 노멀로 정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의 눈높이와 소비 패턴이 변한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 기업도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늘리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라이프스타일의 디지털화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

기회를 찾되,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위기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일례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되면서 일부 상인들이 부가세,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웃돈을 요구하거나 슬그머니 요금을 인상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자 소비자는 등을 돌렸고 사업장은 가맹해지·형사처벌 등 운영이 곤란해지는 상황이 됐다.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 정책을 변경해 수수료가 인상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온 국민의 지탄을 받은 것 또한 새겨둘 일이다.

기업이 혹은 소상공인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손을 내밀었던 국민들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며, 보다 창의적으로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려는 기업은 국민의 박수를 받게 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