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나라별 차이 커…경제회복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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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백신접종 나라별 차이 커…경제회복 늦어지나 EU지역 주요국 인구대비 2%대 그쳐…신흥국, 물량 확보 어려움

기사입력2021-02-10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코로나19 백신 접종속도가 나라별로 큰 차이를 보이면서, 자칫 세계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펴낸 해외경제포커스 최근호를 보면, EU지역은 백신공급 지연과 대규모 인프라 구축 미비 등의 이유로 주요국 인구대비 접종자 비율이 2%대를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독일이 2.3%에 그쳤고, 이탈리아(2.2%)와 프랑스(2.2%)도 비슷한 수준이다. 백신 접종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EU는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내에서 생산된 백신을 영국 등 역외지역으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1분기 EU에 공급하기로 한 백신 물량을 8000만회에서 3100만회로 줄이기로 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후 EU는 백신 국수주의에 대한 비판 등으로 인해 수출금지 방침을 철회했고,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공급물량을 4000만회로 늘리기로 했다.

백신 접종을 먼저 시작한 영국과 미국의 속도는 이보다 빠르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첫달 279만회를 기록해 당초 목표인 2000만회에 크게 못 미쳤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속도를 높여 지난달 말 기준으로 2520만명, 전체 인구의 약 7.6%가 1회 이상 접종했다.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전체 인구 중 13.7%가 접종했다. 이스라엘(35.6%)과 UAE(32.3%)에 이어 3위이며, 인구 1000만명 이상 국가 중에서는 영국의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신흥국의 경우 UAE를 제외하고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지 못했다. 백신 부족에 더해, 대규모 접종시스템과 냉동보관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결과다.

인도의 경우 계약 물량이 전체 인구의 85%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브라질(64%)과 터키(30%) 역시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신 접종속도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세계경제 회복 속도도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이다. 국제기구들이 주목하는 올해 세계경제 회복의 최대 변수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속도가 나라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백신을 접종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IMF, 주요 선진국 여름 중 광범위한 백신보급 전제로 경제전망

지난 1월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5.5%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보다 0.3%p 높은 수준이다.

최근 경제지표가 당초 예상보다 높다는 점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10월 전망에 비해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의 3분기 GDP 실적이 크게 좋았던 것이다.

IMF는 지난해 말 미국과 일본의 추가 경기부양책도 올해와 내년 전망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꼽았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과 봉쇄, 백신 지연 등 부정적 요인이 남아있다고 봤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위한 기본 시나리오로, 선진국과 일부 신흥국의 경우 올해 여름 중에, 기타 대부분 국가는 2022년 하반기까지 광범위한 백신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로 인해 2022년말에는 지역감염이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감소하고, 미국과 일본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2021년 중 재정수지가 개선되며, 주요 중앙은행들이 2022년말까지 현 금리를 유지한다는 가정이다.

IMF가 꼽은 상방요인은 백신 개발·보급, 치료제 발달 등에 따른 팬데믹 조기 종식과 기업·가계 심리 개선, 추가 재정 확대 등이다. 반대로 하방위험으로는 코로나19 재확산, 봉쇄조치 강화, 백신 출시 지연, 사회적 불안 확대, 성급한 정책지원 중단, 금융여건 위축 등을 꼽았다.

최근 백신접종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IMF의 정책권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IMF는 모든 나라들이 보건분야 재원을 확보해야 하며, 모든 국가의 백신 접근성 제고 등을 위한 국제공조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정책은 코로나 확산 지속시 피해계층을 위한 정책지원을 유지할 것을 제언했다.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때 정책지원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경제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광범위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불평등 해소 조치로는 실업자 재교육 및 사회안전망 강화, 실업급여 기준 완화와 같은 사회보험 확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생산성 향상 둔화, 불평등 심화, 인적자원 축적 부진, 빈곤 심화 등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극복을 우선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투자와 무역갈등 해소 등을 위한 국제공조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