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 규제 미국 수준으로” vs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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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플랫폼 기업 규제 미국 수준으로” vs “시기상조” 홍성국 의원 “빅테크 더 탐욕”…조성욱 공정위원장 “미국과 상황 달라”

기사입력2021-10-05 15:2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자리에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미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국회의원) “빅테크에 대한 (규제)부분들을 더 구체적이고 강하게, 적어도 미국 수준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공정거래위원회 조성욱 위원장) “아주 강한 대응은 아직 이르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홍성국 의원은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성욱 위원장은 “규제가 만능이란 생각은 결코 하지 않는다”며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홍성국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지난 6월 미 하원에서 여야 공동으로 발의한 반독점법안 패키지의 내용을 소개했다. 경쟁을 저해하는 M&A 금지, 자사제품을 플랫폼에 우대판매하는 행위 금지, 경쟁사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 금지 등의 내용들이다. 또 “미국 빅테크는 자사 플랫폼에 자사 상표 제품을 직접 판매하려면 지분을 25퍼센트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며, 한국보다 높은 수준의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빅테크의 현실은 다르다. 홍 의원은 “우리나라 쿠팡에 가면 자사 제품을 제일 앞에 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PB 상품 문제는 과거 대형마트들이 PB상품을 개발하면서 중소기업과 엄청난 분쟁이 있었다”며, 동일한 문제가 반복된 것에 대해 “이건 공정위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이버가 홈페이지에 자사 웹 브라우져 웨일 안내문구를 노출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 시점에서는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카카오가 전직 공직자 등 전관 영입에 나선 점 등을 거론하며, “우리나라 빅테크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더 탐욕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빅테크 규제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는 국제관계와 관련된 문제다.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와의 충돌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하지만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문제를 잘 처리한 사례를 들며, “공정위가 잘 중심잡고 가야 한다. 큰 틀에 있어서 공정위가 큰 흐름을 얼마나 잡아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공정위가 발의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의 적용대상이 중개수입 100억원, 중개거래대금 1000억원 이상이라는 점을 들며 “소규모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은 반독점법안에서 시가총액 6000억원, 월간 활성사용자 5000만명 이상 빅테크 플랫폼에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며, 대형 사업자를 규제하기 위한 방향을 드러냈다고 비교했다.

홍성국 의원은 공정위가 거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의 목표를 제시할 때가 됐다며, 미국과 같이 높은 강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 보호와 공정성 등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시장상황 달라…역동성·공정성 함께 고려”=답변에 나선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경제시대 경쟁당국이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은 공통된 인식이라면서도, “대응의 방식과 정도는 각 나라가 어떤 시장상황인지, 시장의 경쟁구도가 어떻게 돼 있는지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우리나라가 같은 시장상황이냐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시장에서의 빅테크 역할이나 중요도라는 측면에서 미국과 한국의 상황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욱 위원장은 “한국의 경제와 시장상황을 볼 때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혁신과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는 불공정한 행위, 반독점적인 행위를 어떻게 규제하느냐”라며,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전자상거래법, 플랫폼간 경쟁을 촉진하는 법규 제정에 있어서 “저희는 혁신과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플랫폼사업자와 입점업체들이 다 함께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