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쿠팡 등 불공정 약관으로 중소상인 종속”

프린트

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네이버·쿠팡 등 불공정 약관으로 중소상인 종속” 시민단체, 9개 온라인 플랫폼 약관 불공정 여부 공정위에 심사청구

기사입력2021-11-10 16:48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시민단체들은 9개 주요 온라인 플랫폼의 약관에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강화라는 사회적 요구에 반하는 부당한 조항이 두루 확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시민단체들이 네이버와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들의 약관이 불공정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중소상인·시민사회 단체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11번가·네이버·위메프·인터파크·G마켓·쿠팡·티몬·배달의민족·요기요 등 대표적 오픈마켓 7곳과 배달앱 2곳의 약관을 검토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9개 주요 온라인 플랫폼 약관에 플랫폼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중소상인 등에게 불리해 온라인 플랫폼 내 힘의 불균형을 공고하게 하는 조항 등이 있었다며, 약관 시정과 함께 불공정 계약이 자리잡지 못하도록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경과실을 부당하게 면책 ▲게시판 공지만으로 의사 표시 도달로 간주해 이용사업자의 자기결정권 침해 ▲이용사업자의 항변권·상계권 등 권리를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제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 행사 요건 완화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강화라는 사회적 요구에 반하는 부당한 조항이 두루 확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자의적인 해지 사유, 광범위한 대금지급 보류 인정, 저작권 등에 별도 이용허락 없이 무제한적 이용가능, 기한 제한 없는 비밀유지 의무, 구시대적인 본사기준 전속관할합의 등과 같은 불공정한 약관을 통해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을 불안정한 계약상 지위에 방치하고 이들의 종속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든 약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자신의(이용사업자의) 노력과 비용으로 회사를 면책시켜야 한다”는 조항의 경우, “해당 내용이 회사가 책임을 지는 경우 이용사업자에 대해 구상권이 발생한다는 취지로 규정된 것이 아니라 회사의 고의 또는 중과실의 경우에도 면책된다는 취지라면 약관규제법에 위반돼 무효”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속하고 엄정한 심사로 불공정 조항을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온라인 플랫폼이 소비자에게는 판매자로 오인될 가능성도 높고, 일반 중개업자에 비해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사업활동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책임을 배제하는 취지의 조항도 확인된다”며, “이는 비록 위법하지 않더라도 전체 상거래에서 온라인 플랫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의 급증과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조속한 개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에는 “고충처리기구 설치나 협의절차 등의 내용을 담은 표준계약서를 제시함으로써 연성규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이에 대응”할 것을, 국회에는 “조속히 온플법을 제정해 공정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질서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