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도, 대출도…고금리에 돈줄까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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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회사채도, 대출도…고금리에 돈줄까지 막힌다 중소기업 신용위험 경계감 상승

기사입력2022-10-27 18:00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당국이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대응 속도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회사채 및 직접금융 빙하기는 8~9월부터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의 대출태도까지 강화 일변도여서, 자금 경색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 중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주식과 회사채의 9월 중 발행실적은 17조2111억원으로 한달만에 3조6642억원(17.6%)이 감소했다.

주식의 경우 기업공개 금액이 증가함에 따라 한달 새 3908억원(105.0%) 늘어났다.

하지만 회사채의 경우 4조550억원(19.8%)이 감소했다. ABS(자산유동화증권)는 증가(52.6%)했으나 일반회사채 및 금융채가 각각 14.6%, 25.7%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일반회사채는 1조1400억원으로 8월(14건, 1조3355억원)보다 1955억원(14.6%) 감소했다. 8월역시 7월에 비하면 1조9425억원이 줄어들었는데, 비율로 보면 59.3%에 달했다. 2달 연속으로 일반회사채 발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만기도래금액이 8월보다 27.5% 늘어나 차환발행은 증가(138.3%)했다. 하지만 운영·시설 자금은 각각 57.3%, 94.4%가 줄어들었다.

회사채 시장의 경색은 주로 대기업의 자금줄이 막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에 중소기업들이 많이 의존하는 금융기관의 대출태도 역시 강화 경향을 보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돈줄이 모두 말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AAA등급 회사채 발행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우량물 비중은 88.0%에서 54.4%로 감소했으며, 모두 만기 1년 초과 5년 이하의 중기채로 발행됐다. 금융채는 13조2405억원으로 8월(17조8130억원)보다 4조5725억원(25.7%) 감소했다.

9월말 전체 회사채 잔액은 643조2145억원으로 8월보다 9303억원(0.1%) 증가했다.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9월 상환액(2.1조원)에 못미치며 순상환이 지속되고 있다. 9월중 CP 및 단기사채 발행실적은 123조8686억원으로 8월(117조6420억원)보다 6조2266억원 증가(5.3%)했다.

회사채 시장의 경색은 주로 대기업의 자금줄이 막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전체 회사채 중 중소기업의 비중은 0.5%에 불과하다.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이 직접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은 탓이다.

문제는, 금융기관들의 대출 태도 역시 강화 일변도로 향하고 있다는 데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자금줄이 모두 말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대출도 막힌다…금융기관 대출태도 ‘강화’=26일 한국은행은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18개 은행을 비롯해 상호저축은행 26개, 신용카드사 8개, 생명보험회사 10개, 상호금융조합 142개를 대상으로 8월 25일부터 9월 16일 사이 조사했다.

은행의 경우 올해 4분기 중 대출태도는 기업에 대해서는 강화, 가계에 대해서는 완화적 태도를 지속할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태도는 값이 클수록 금융기관이 대출 심사를 완화해 문턱을 낮추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의미다. 마이너스일 경우 심사 강화로 인해 문턱이 높아 대출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태도를 수치로 표현한 대출행태지수를 보면, 대기업의 경우 -3으로 3분기(-6)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강화적 태도가 예상됐다. 중소기업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3을 유지했다. 한은은 “대출건전성 관리 필요성과 불확실한 대내외 경기상황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금융기관이 보는 신용위험은 대기업이 17, 중소기업이 31로 모두 3분기보다 늘었다. 한은은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실적 부진과 취약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 등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출수요의 경우 대기업(6)과 중소기업(3) 모두 지난 분기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은은 여기서 “경기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유동성 확보 수요와 회사채 발행시장 위축 지속 등의 요인”을 원인으로 꼽았다. 회사채 시장의 자금경색이 대기업의 대출수요로 연결된다는 의미인데, 정작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는 강화 방향이어서 대출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비금융기관의 경우, 저축은행(-32)과 상호금융조합(-38), 신용카드사(-25)와 생명보험사(-20) 등 모든 업권의 대출태도가 강화될 전망이다. 2금융권의 강화된 대출태도는 1금융권을 찾기 힘든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