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경제적 약자 자율규제로 보호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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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복합위기, 경제적 약자 자율규제로 보호 못해” 을지로위원회·민주연구원 민생경제 회복 대책 모색

기사입력2023-03-09 12: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민주연구원은 8일 ‘민생경제 위기 주요 원인, 전망과 대응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난방비·전기요금·대중교통비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덮쳐 민생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런데도 취약계층 보호, 경기회복,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정부와 여당이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민생경제 회복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변호사)은 8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민주연구원이 개최한 ‘민생경제 위기 주요 원인, 전망과 대응 모색’ 토론회에서 ‘민생위기 극복, 윤 정부 정책의 문제와 과제’라는 발표를 통해 현 정부의 민생경제 해결방식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복합위기, 경제적 약자 체감 더 크다=김 변호사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취약한 경제적 약자는 급속한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정책 변화 등으로 복합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우선 팬데믹 기간인 2019년 1분기에서 2022년 1분기 사이 OECD 주요국이 확장재정으로 대응한 반면, 한국은 재정 대신 이를 가계부채로 대응해 이 기간 가계부채는 10.4% 증가했다. 민생경제가 벼랑 끝에 몰렸지만, 윤석열 정부는 대규모 감세정책을 단행했다. 김 변호사는 OECD 주요국 중 감세정책을 추진한 경우는 한국의 윤석열 정부 뿐이라고 했다.

대규모 감세정책으로 인해 취약계층과 경제적 약자 지원예산은 대폭 줄었다. ▲공공임대 예산 ▲공공의료 예산 ▲국공립어린이집 확충과 어린이집 기능보강 사업 ▲공공노인요양시설 확충 ▲지역화폐 예산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지원 등 중소기업 산업지원 등의 예산이 줄줄이 삭감됐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런 가운데, 올해 초 물가상승은 전기·가스·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주도했다. 공공요금의 물가인상 기여율은 0.94%로 이는 지난해 석유류 기여율 0.23%보다도 월등히 높았다.

김남근 변호사는 “고물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건전성 도그마에 빠져 공공요금을 급속히 인상했다”며, “속도조절을 하지 않으면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의 경제위기 체감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율규제로 경제적 약자 보호 못한다=김 변호사는 또 현 정부의 자율규제 방침에 대해서도 하청·비정규직 등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과 근로조건 교섭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물가로 실질임금이 감소한 저임금 노동자와 플랫폼·소비자를 연결하는 택배, 배달 등의 종사자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교섭권을 보장하고 교섭제도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과점 플랫폼의 불공정은 자율규제로 해결이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른바 네카쿠배(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에서 플랫폼 독과점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플랫폼의 독점화로 이용자는 과도한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 확보 후에는 노골적인 불공정 행위도 많아졌다. 김 변호사는 유럽과 미국은 플랫폼 기업의 성장지원과 독과점화된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에 대한 독점규제를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도 독과점화 현상이 뚜렷한 네카쿠배에 대해서는 독과점 규제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거래조건 개선 교섭을 지원할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가맹점·대리점 본사와 점주단체 사이 거래조건 개선과 불공정 방지를 위한 단체교섭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 기본법에 협동조합의 공동교섭권을 명문화해 중소기업 단체에도 단체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출, 내수, 산업재편 정책을 병행해야=수출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정부 정책의 한계도 지적했다. 대통령 신년사에서 복합위기를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미중 갈등과 러우 전쟁 등 탈세계화 추세, 공급망 재편, 원자재 가격상승,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시장과의 무역관계 불안정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지역상권 등 내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과 전기차 산업 등 재편에 따른 위기 지원대책도 마련돼야 하는 등 정책 병행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자영업자 부채 문제 해결과 상가임대료, 관리비 등 자영업자의 비용부담 절감 대책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