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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19만채 통계누락 국토부…전세불안 책임져야
기존 정책의 효과와 방향성에 대한 재검토 시급하다
- 기사입력2024-05-04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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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주택공급 연간 통계를 정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가 잘못된 통계로 두 차례나 대규모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사실도 문제이고, 뒤늦게 통계를 정정하고 나서도 정책의 효과나 방향성에 대해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세가격 불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필요가 있다.최근 국토교통부는 “주택공급 DB 시스템 자체 점검 결과, 지난해 주택공급실적을 정정한다”고 밝혔다.지난해 주택 인허가는 당초 발표한 38.9만호가 아니라 42.9만호로, 착공은 20.9만호가 아니라 24.2만호로, 준공은 31.6만호가 아니라 43.6만호로 정정했다. 인허가와 착공, 준공을 모두 합치면 19만채 규모의 통계가 누락된 것이다. 많은 언론들이 누락된 규모를 분당과 일산을 합한 16만가구보다 많은 수라고 지적했다.국토부는 올해 1월 말에 작년 주택공급 실적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DB 누락 가능성이 확인돼 자체 전수점검에 착수해 문제를 발견했다고 한다. 주택공급 DB 연계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부 코드가 누락됐고, 이후 지난해 9월 시스템 기능개선 과정에서 공급실적이 과소집계됐다는 것이다.지난해 통계에 문제가 있을 뿐 올해 통계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이 해명에 한가지 의문이 든다. 국토부는 “DB 누락이 발견된 즉시 시정조치에 착수”했기 때문에, 올해 2월에 발표한 1월 공급실적부터는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설명이 사실이라면, DB 누락 사실을 알고서 시정조치를 한 것이 1월 중의 일인데도 알 수 없는 이유로 4월말이 되고 나서야 공개했다는 의미다. 총선을 의식한 결정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내용은 더욱 큰 문제다. 정부는 지난해가 부동산 공급절벽이란 데이터를 근거로 지난해 9·26 공급대책을 내놓았고, 올해는 1·10 부동산대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정책의 근거가 된 데이터가 뒤집혔으니, 정책효과를 다시 점검하고 방향성을 재검토하는 것이 당연하다.최근 전셋값 흐름을 보면, 정부의 정책과 신호가 적절했는지 시급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내리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공급절벽이라는 정부의 잘못된 신호가 시장의 과도한 반응을 낳은 것은 아닌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의 신호가 잘못됐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국토부가 당장 전셋값 불안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판이다. 정확한 통계를 기반으로 시장에 제대로된 신호를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두번 강조할 필요가 없을 일이다.이처럼 시급한 정책 재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인데도, 국토부는 박상우 장관이 “외부 민간전문가 등을 통해 원인을 면밀하게 검증하고, 빈틈없는 재발방지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사실만 밝혔을 뿐이다. 시간이 모자란다고 하기엔, 지난 1월 사태를 파악하고 시스템에 대해 시정조치했다는 앞선 설명과 충돌될 뿐이다. 정책과 통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내리는데, 정부의 한가하고 안일한 대응이 놀라울 따름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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