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과 지역불균형’ 풀 지역발전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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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지역소멸과 지역불균형’ 풀 지역발전 전략은 “사회적경제와 지방소멸대응기금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

기사입력2024-05-20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사회적경제’가 지역의 소멸을 막고 균등하게 발전시키는데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매년 1조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도 볼 수 있어, 사회적경제가 대안적 지역발전 전략이 될수 있다는 것이다.

박창규 한국협동조합학회 연구부위원장은 (사)한국협동조합학회가 지난 14일 개최한 ‘지역소멸 위험과 사회적경제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사회적경제와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시너지를 통해 지역소멸 위험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역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살펴볼 때 그동안의 지역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성장주의에 입각한 외생적 개발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라며, “지역발전의 패러다임을 외생적 개발에서 내발적 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인구집중…지역불균등 심각=박 연구부위원장에 따르면, 한국정부의 ‘재벌 주체의 중화학공업 중심 수출의존’ 경제성장 전략은 지역 불균형 발전을 확대시켰다. 수도권 인구비중은 1980년 35.7%에서 1990년 42.8%, 2000년 46.2%, 2010년 49.1%, 2020년 50.3%로 증가했다. 국토의 11.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 50%가 넘는 인구가 집중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려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2015년~2021년 사이 수도권에서 증가한 인구 중 청년층 유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78.5%였으며, 동남·대경·호남권의 인구감소 중 청년층 유출의 기여율은 각각 75.3%, 77.2%, 87.8%에 달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은 자연스럽게 지역불균등 발전을 가져왔다. 2021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수도권에 53.1%가 집중됐으며, 수도권을 제외한 대다수의 지역에서 지역내총소득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었다.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00대 기업 본사의 86%, 1000대 기업 본사의 75%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상용근로자의 수도권 비중은 53.7%로 지역일자리 질은 저하되는 추세다.

수도권 이외에 인구가 증가한 지역은 부산신항이 들어선 부산 강서구,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인천 중구, 대기업 생산공장 등 기업유치 성과를 보인 충북 진천군, 광주전남 혁신도시가 조성된 전남 나주, 안동시청이 이전한 경북 예천군 등으로 지역 외부자원에 의존해 인구가 증가한 사례다.

박 연구부위원장은 지역 외부자원이 투입되는 특수한 상황 외 대다수의 지역에서는 외부자원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인구감소에 대응하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지역균형 발전 위해 사회적경제를”=박 연구부위원장은 지역소멸 위험과 지역불균등 발전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순환경제를 실현하는데 사회적경제가 유의미하다고 소개했다. 사회적경제가 공유적 소유형태, 지역 착근성, 호혜성을 가지고 있어 지역공동체의 부 구축 및 지역 내 산업연관 강화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역순환경제는 ▲지역에 뿌리내린 다양한 생산·소비 주체들의 조직화 및 네트워킹 ▲생산·소비 주체들의 호혜적 경제활동을 지원·촉진하는 제도 ▲지역 자원의 창조적 활용을 토대로 지역 내 재투자력 및 산업연관 강화 능력 ▲지역시민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지역경제 거버넌스 등을 통해 독점자본을 규제하고 지역 공동체의 부를 구축한다.

해외에서는 사회적경제를 통해 지역의 부를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내에서 순환경제가 이뤄지는 사례가 오랜시간을 거쳐 축적되고 있다. 1956년 5명으로 시작한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 그룹은 현재 약 220개 협동조합에 1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몬드라곤협동조합 그룹은 금융, 경영 및 기술지원, 교육훈련, 내부노동 시장 운영 등을 통해 시장 및 기술 환경의 변화와 경기순환에 대응하며 지역의 실업문제를 대폭 완화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또 이탈리아 북부 폰도 지역에 위치한 스텔라 몬테스 협동조합은 지방자치단체가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고령자 시설을 운영한다. 스텔라 몬테스 협동조합은 다중이해관계자형 협동조합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를 풍부하게 대표하고 있고, 협동조합 구성원의 적극적인 활동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역자산화 사업을 통한 사회적경제의 지역경제 활성화 사례가 있다. 전남 목포시의 건맥1897협동조합은 상인과 주민들이 결성한 단체로, 건해산물 거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100여명의 주민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빈 창고를 ‘1897건맥 펍&스테이’로 탈바꿈시키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성공모델로 자리잡았다.

제주시의 ‘제주착한여행’은 원도심의 비어있는 상가 등을 숙박시설 등으로 개선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원도심 해설사 양성 등의 사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 활용한 시너지효과=박 연구부위원장은 조합원들에 의해 집합적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이 사회적 자본을 형성해 지역시민들의 경제적 평등과 안정된 생활 그리고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지역 공동체 부를 구축하고 지역내 산업연관 강화를 실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더불어 사회적경제와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시너지를 통해 지역소멸 위험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 주도의 지방소멸 대응사업 추진을 위해 2022년부터 10년간 연 1조원의 재정을 총 122개 지자체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122개 지자체 509개 사업에 약 7477억원이 배분됐지만 실제로 약 3935억원이 집행되는데 그쳤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