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중기부는 손놓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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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중기부는 손놓고 있나 중기 취업·장기재직 도울 사업은 종료되고, 효과 없는 사업만 지적

기사입력2024-10-11 10:2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청년을 중소기업에 유입하기 위한 대표적인 사업이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또, 플러스 사업 아닙니까? 이거 다 폐지됐잖아요. 그리고 중기부에서 만든 것이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 상품인데 10월 달에 출시 예정이죠? 이게 근로자 부담만 대폭 늘렸습니다. 근로자 부담만 늘렸는데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장기 재직자가 생길 수 있도록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지난 8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중기부의 중소기업 청년 취업 지원사업을 이처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여기에 재직 근로자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매력적으로 느낄수 있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는 동시에 청년 구직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소기업 유입을 위한 현 정부의 정책은 이처럼 있으나마나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고용노동부의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미충원 사유로 사업체에서 제시하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4.5%로 가장 많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기업규모별 평균소득은 대기업이 529만원, 중소기업은 259만원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평균 2배 이상 더 많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복지비용은 2012년 65.1%에서 2022년 34.1%로 내려갔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과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복지비용 격차는 3배까지 벌어진다.

이를 해결하고자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를 도입했다.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매월 12만원씩 5년간(720만원) 납입하면 기업은 매월 20만원씩(1200만원)을 납부하고 만기시 정부가 1080만원을 적립지원해, 만기에 3000만원의 종잣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의 재정 지원을 통해 임금상승 효과를 주고,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실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시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는 11.9%p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가입자와 대비해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 근로자의 근로기간은 2.9배 높았다. 또한 공제가입 기업이 미가입 기업 대비 1인당 매출액 및 수익성은 각각 186%, 68%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은 정책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정권이 바뀐 후, 중기부는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을 2022년 말 종료하고,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플러스‘ 사업을 내놨지만, 가입기간을 축소하고 청년 부담금은 상향됐으며 가입대상도 축소돼, 가입달성률 36.4%로 저조할 실적을 기록하며 사업 1년만에 종료됐다.

중기부가 새롭게 출시할 예정인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는 사업대상에서 ‘청년’이 사라지고 가입대상을 중소기업 전체 근로자로 확대했다.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의 경우 청년과 기업의 납입공제료가 1:1.6 비율이었다면,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는 1:0.2로 기업부담을 대폭 낮췄다. 또, 정부의 예산지원 없이 시중금리 대비 1~2% 우대 적용 등이 전부다. 결국 중소기업 청년 재직자 대상의 장기 재직 및 자산 형성을 도울 수 있는 지원사업 예산은 0원인 셈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기업의 부담이 많다 보니 확산이 되지 않아서 거기에 대한 보완으로 민간은행과 함께 청년들을 포함한 중소기업 재직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을 드렸다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고려해 기업 부담을 낮췄다는 것은 중기부의 역할 중 하나로 볼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부 지원예산조차 전액 폐지됨으로써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장기근속하면서까지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에 가입할 유인은 사라진 셈이다.

오 장관은 역시 중기부 국정감사에서 “많은 중소기업 대표분들을 만났을 때 인력과 관련돼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좋은 인재들을 확보하고 오래 있도록 하느냐의 문제였다”고 말한 바 있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청년인재를 확보하기도 어렵고, 더욱이 장기 재직하도록 할 방안이 없는 등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알고 있음에도 중기부는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내놓지 못한 것 아닌가.

중소기업 인력지원 특별법 제35조의 2를 보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중소기업 청년근로자의 고용과 핵심인력의 장기재직 촉진 및 중소기업 인력 양성을 위해 중소기업 청년근로자 및 핵심인력 성과보상기금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체험사업, 공동교육훈련시설, 공동복지시설의 지원 그리고 문화생활의 지원 등 중소기업 인력지원을 위한 사업 근거를 마련해두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