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반도체 ‘AI 기대’ 자동차 ‘미 관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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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하반기 반도체 ‘AI 기대’ 자동차 ‘미 관세 우려’ 11개 주력업종, 미중 외풍에 전망 엇갈려

기사입력2025-06-27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하반기 들어 반도체 산업은 AI 투자 등에 대한 기대감에 업황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을 받는 주요 산업들은 하반기 업황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는 11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와 함께 ‘2025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바이오 등은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했고, 철강·자동차·석유화학·배터리·섬유·기계·건설 등은 ‘흐림’으로 예보했다.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된 4개 산업들은 수출이나 투자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국가별 AI 인프라 구축경쟁과 빅테크 중심의 AI 서버 투자 지속에 따라 HBM 등의 견조한 수출이 예상됐다. 메모리 가격 상승 및 신규 IT기기 출시도 반도체 수요 증가의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미 반도체 관세 부과 예고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 국가 간 반도체 첨단기술 확보 경쟁 등은 위협요인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AI용 저전력 디스플레이 기술(LTPO)이 적용된 스마트폰 출시로 하반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늘어날 전망이다. LTPO는 일반 OLED 패널보다 단가가 약 2.5~3배 가량 높아 수출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CD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은 대외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업종이다. 미 LNG프로젝트를 통한 LNG선 추가 발주 기대감과 새정부 공약인 조선업 미래발전 5대 전략(스마트 미래선박 시장 선점 등)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 확보 가능성을 호재요인으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 조선업 재건 의지 표명과 미 의회의 관련 법안 발의 등도 긍정요인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은 대규모 수주계약체결 등으로 상반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미 약가인하 정책 등으로 바이오시밀러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특정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압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새정부 공약인 바이오 특화 펀드 역시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 조치 가능성이 불안요인으로 꼽혔다.

철강 등 관세영향 업종, 미중 양면 압박 우려

반대로 흐림으로 예보된 7개 산업은 대체로 미국의 관세정책과 중국발 저가공세의 양면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업종은 대미 수출 여건 악화, 중국발 저가공세, 전방산업의 침체 장기화 등으로 수출, 내수 시장 모두 부진을 겪고 있다. 철강재 생산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년 하락해 올해 상반기에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철강과 자동차 등 미국의 관세영향이 우려되는 업종들은 하반기 업황이 흐름으로 예보됐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자동차 업종 역시 하반기 중 관세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 감소에 현지 생산 확대 영향도 더해져 하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한 전망이다. 반면, 하반기 내수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금리 인하 및 신차출시 효과에 따라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업종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한 경쟁 심화로 수출 규모가 4.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지표 역시 2022년 이후 계속해서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다. 다만, 신정부 경기부양책과 함께 전방산업 여건이 개선돼 하반기 내수 시장은 지난해보다 6.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산업은 중국발 저가 배터리 공급 과잉에 따른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가장 큰 하방 리스크로 예상된다. 올해 EU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점유율 증가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중국기업의 미국 수출과 투자 등이 어렵게 된다는 점이 기회요인이다.

섬유패션산업 역시 중국산 덤핑에 따른 국산 범용소재의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문제다. 특히 중소 원단 생산업체는 수익성 저하에 따른 생산여건 악화로 수출 회복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고부가가치 산업용 섬유의 생산 확대와 한한령 해제에 따른 대중국 K-패션 수요 회복 가능성은 업황 개선의 긍정적 요인이다.

일반기계산업은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국의 경기회복세 둔화 및 관세정책 등 대외환경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투자수요 위축으로 하반기 수출이 지난해보다 5.8%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동발 대형 플랜트 수요 확대 및 새정부 경기부양 정책으로 인한 건설경기 회복 시 기계 투자 수요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건설업은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올해 4월 누계기준 53.2조원으로 지난해보다 8.1% 감소했다. 특히 상반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대형 토목공사가 지연되면서 토목부분은 42.2%로 크게 하락했다. 다만, 신정부의 출범과 함께 남부내륙철도 사업 등 미뤄졌던 공사의 본격 착수, 주택공급 및 SOC 투자 확대 등 대통령 공약은 긍정요인으로 꼽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