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전·스마트폰 관세, 韓 점유율 침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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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메리카 美 가전·스마트폰 관세, 韓 점유율 침해 우려↑ 산업연 “대중국 차별화 전략 시급히 추진해야”

기사입력2025-06-1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세계 최대 가전·스마트폰 시장인 미국이 고율의 관세를 예고하면서, 한국의 점유율을 침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수진작뿐만 아니라 대중국 차별화 전략 등 대응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관세정책이 가전·스마트폰 산업에 끼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거대한 가전·스마트폰 소비시장이나 높은 생산비용으로 인해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2024년 스마트폰 수입은 510억달러에 달하며, 414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 밖에 TV 111억달러, 냉장고 71억달러, 세탁기 16억달러, 에어컨 11억달러 등 상당한 폭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보고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이 가전과 스마트폰 산업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미 미국이 발표한 관세조치에 주요 가전·스마트폰 주요 생산국이 포함됐다는 점도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한국 25%를 비롯해 베트남 46%, 태국 36%, 중국 34%, 인도네시아 32%, 인도 26%, 일본 24%, EU 20%, 브라질 10% 등 상호관세 적용국가들 상당수가 가전·스마트폰 생산 거점이다.

보고서는 한국에 대해서도 비교적 높은 상호관세가 예정돼 있고, 베트남 등 해외 생산거점에 대한 고율의 상호관세 부과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짚었다.

미국이 가전·스마트폰의 주요 생산국에 부과한 기존 관세는 0~3.9%로 매우 낮았다. 따라서 예정대로 고율의 상호관세가 부과되거나, 가전·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품목관세가 도입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이 발생할 전망이다.

주요 스마트폰사들, 인도 생산 비중 크게 늘어날 가능성

현재 스마트폰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는 유예상태이며,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 중국, 인도에 대한 상호관세율도 불확실하다. 만약 예고된 상호관세율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이들 국가에 대한 추가관세는 중국 54%, 베트남 46%, 인도 26%가 된다.

중국기업이 미국 대신 타지역 진출을 확대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보고서는 “이에 따라 한국의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은 인도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관세가 없는 미국 생산을 검토할 수도 있으나, 미국의 스마트폰 생산 여건이 주요 생산국에 비해 매우 취약해 미국 공장 신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대중국 관세가 비교적 높다는 점에서 한국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지만, 보고서는 “관세율의 차이가 적고 미국 애플 스마트폰의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서 이익은 미미할 것”이며, “오히려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스마트폰 수요 감소와 가격경쟁 심화로 단기적으로 매출과 수익이 감소할 우려가 높다”고 분석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미국 내 생산 확대가 검토되는 상황이다. 미국 또는 낮은 관세율인 중남미 지역에서의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한국 생산 물량의 해외 이전 가능성이 있으며 국내 생산·수출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또한, 미국 생산 기반이 풍부한 월풀과 GE는 관세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가격경쟁력이 상승할 전망이며, 이는 한국기업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대중국 고관세, 글로벌 경쟁 가속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진행중이지만 여전히 고율의 관세를 철회하지 않은 점은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점유율에 긍정적 요인일 수 있다. 보고서는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하락한 반면,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보 중인 한국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중국기업이 미국 대신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으로 진출을 확대하면 미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대중국 차별화 전략을 더욱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수진작은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수요위축에 대응한 중요한 대응방안이라며, “최근 3년간 내수부진이 지속된 점도 지원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근거를 들었다.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은 중국과 글로벌 경쟁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더욱 본질적인 대응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율의 관세가 예고된 동남아 공장의 국내 복귀 장려, 스마트홈 솔루션 및 서비스 확산 지원, AI 가전 및 고효율 제품·부품 개발 R&D 확대, AI·데이터 활용 인력양성 등이 요청된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