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에 밸류업 공시 안한 기업 40%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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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밸류업 지수’에 밸류업 공시 안한 기업 40%나 공시기업 비중 낮아…제도보완과 함께 밸류업 추동의지 보일 필요

기사입력2025-05-31 00:00

최근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종목을 변경했다. 밸류업 시행 1년간의 성과를 보면, 주주친화 정책의 확산은 긍정할 만하다. 하지만 대기업 위주의 밸류업 공시나, 참여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족 등의 문제점도 여전하다. 제도보완은 물론이고 밸류업을 강력히 추동할 의지를 피력할 필요성이 보인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한국 증시에서의 기업가치 중시 선순환구조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지수로, 시장대표성 및 유동성 등 기준으로 선정된 대표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 지수산출 시작 이후 지난 5월 26일까지 코리아 밸류업은 6.92%가 상승했다. 시장대표지수인 코스피 200(2.13%)이나 KRX 300(1.05%)을 웃도는 수익률이다.

그러나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을 의미하는지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말해, 밸류업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밸류업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대로 받고 있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밸류업 지수의 구성기업을 처음으로 발표한 지난해 9월 당시만 해도,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은 전체 100개사 중 7곳에 불과했다. 제도의 첫 시작 시점이라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구성종목을 특별 변경한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봐도 전체 105개사 중 25%인 26개사만이 밸류업 공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는 비중이 60%를 웃돌게 된다. 이달 26일 주가지수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코리아 밸류업의 구성종목을 정기변경했는데, 그 결과 오는 6월 13일부터는 코리아 밸류업 구성 종목 100개사 중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은 61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방향성은 바람직하지만, 아직도 전체의 40%에 가까운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다. 한국거래소 역시 최근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백서에서, “밸류업 지수 편입기업 중 공시기업 비중은 아직 높지 않아, 정책지수의 속성을 고려해 공시기업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2026년 정기변경 시 공시기업 중심으로 지수를 구성할 수 있도록 공시기업 지수 편입을 우대하고 공시 참여를 지속적으로 독려하겠다고 했다.

한국거래소가 공언한 대로 밸류업 지수를 밸류업 공시기업으로 채워넣으려면, 일단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 숫자가 지금보다 더 늘어야 한다. 올해 5월 26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148개사이며 예고공시를 포함하면 총 153개사가 동참하고 있다. 언뜻 보면 적지 않은 숫자지만, 전체 코스피 기업 숫자에 비하면 14%에 불과하다.

밸류업 공시가 대형기업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한국거래소도 미공시 대형 계열사의 참여 확대 및 중소 상장기업의 참여율 제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는데,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해 보인다. 세제혜택과 같은 인센티브를 조기 시행해 상장기업의 참여 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참고할 일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상장사들 역시 밸류업에 적극 참여한다면, 밸류업 지수의 개선과 동시에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 또한 보다 확산될 것이다.

지난 4월 한국거버넌스포럼은 모든 상장기업에 밸류업 공시를 의무화하자는 제언을 내놓기도 했다. 밸류업 공시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을 다양한 각도로 검토하면서, 밸류업을 강하게 추동할 수 있도록 정책적 의지를 내보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6월 3일 대선으로 들어설 새 정부의 의지가 특히 중요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