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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대금 안준 채무자 ‘가압류’ 통해 해결
채무자가 타인으로부터 받을 돈이 있는 경우 채권 회수 방법
- 기사입력2015-10-26 00:00
정인호 객원 기자 (inj1223@gmail.com)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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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판매한 상인(채권자)이 물품을 구매한 사람(채무자)으로부터 물품대금을 받을 권리(채권)가 있는데 채무자가 물품대금을 갚지 않을 때, 채무자가 다른 사람(제3채무자, 예컨대 채무자가 은행에 예금이 있는 경우에 그 은행)으로부터 받을 돈이 있는 경우에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법률사무소 ‘참벗’ 정인호 변호사이 경우 채권자는 원칙적으로 채무자를 상대로 물품대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판결을 얻은 다음, 이를 근거로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압류해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절차를 모두 거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데 그 사이에 채무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변제를 받거나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하는 등 처분하게 되면, 채무자에게 다른 재산이 없다면 채무자를 상대로 판결을 받더라도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될 수 있다.
이 때 채권자에게 필요한 것이 채권에 대한 가압류다. 가압류는 가처분과 함께 보전처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는 채무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채권의 변제를 받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 그 채권을 그대로 보존해 두었다가 나중에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판결을 얻은 다음, 그 보존된 채권에 대해 압류 등 강제집행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압류는 채권 회수의 관점에서 볼 때 판결을 받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사항이다.
가압류를 하기 위해서는 관할 법원에 신청을 해야 하는데, 관할 법원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예를 들어 채무자의 주소가 수원에 있다면 수원지방법원)이 된다. 그리고 가압류를 신청하려면 두 가지 요건(가압류가 이루어지기 위한 전제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그 첫째는 당연히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받을 돈(금전채권)이 있어야 하고, 둘째는 가압류를 할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요건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지만, 실무상 문제되는 것은 주로 두 번째 필요성의 요건이다.
가압류의 필요성은, 받을 돈이 있다고 주장하는 채권자 측의 일방적 소명을 근거로 가압류명령을 내리는 법원의 입장에서 볼 때, 채권자가 주장하는 채권 자체가 처음부터 없었거나 처음에는 있었으나 나중에 소멸한 경우라든가 또는 채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굳이 가압류를 하지 않더라도 추후 판결을 얻은 다음에 압류 등 강제집행을 하더라도 채권 회수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경우라면 가압류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요구되는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판결을 얻은 경우에는 가압류에 있어서와 같은 필요성 요건을 따지지 않고 바로 압류를 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점이 가압류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채권자의 금전채권에 관해 충분한 물적담보가 설정돼 있거나(대법원 1967. 12.29. 선고 67다2289), 채무자에게 재산이 충분히 있음이 소명된 경우에는 가압류의 필요성이 부인된다.
가압류는 채권 회수의 관점에서 볼 때 판결을 받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사항이다.<자료=비자트>요약하면, 판결의 경우에는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받을 채권이 있다는 것이 법원에 의해 공적으로 확인(증거에 의해 확실하게 증명)됐으므로 이를 근거로 바로 압류 등 강제집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가압류명령의 경우에는 채권자의 소명(증명보다 신빙성이 낮은 증거방법)만으로 가압류 명령이 내려지게 되므로 이로 인해 가압류에 의하여 채무자가 부당하게 자신의 재산의 처분, 이용에 제한을 받게 돼 손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별도로 가압류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부득이한 경우에만 가압류를 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둬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공평하게 조정하는 취지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필요성 요건과 같은 취지에서 법원은 가압류신청 시에 일정한 액수의 금액을 담보로 제공할 것을 명하는데, 이를 ‘담보제공명령’이라고 한다. 담보로 제공할 금액은 법원의 재량에 의해 결정되며 소명의 유무, 보전처분의 내용 및 그로 인해 채무자가 입게 될 예상손해액, 채권자와 채무자의 자력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담보제공은 현금공탁(가압류 목적물이 채권인 경우 통상 채권액의 20%~40%를 공탁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을 하는 것이 원칙이나, 실무적으로는 시중의 보증보험회사와 체결한 보증보험증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이 경우에는 담보제공에 필요한 거액의 현금을 마련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적은 보증보험료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탁금액이 2000만원인 경우에 6만원(=2000만원×0.3%)의 보험료만 내면 된다.
이상에서 서술한 내용과 같이 관할 법원이 가압류신청서를 심사한 결과 채권이 존재하고 가압류의 필요성이 소명되면 법원은 가압류명령을 내리게 되며, 이 가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가압류의 효력이 생긴다. 가압류의 효력이 생긴 후에는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임의로 채권을 변제하더라도 채권자에게는 채권 변제를 주장할 수 없으므로(제3채무자 입장에서 채무자에게 변제했으므로 나중에 판결이 나더라도 채권자에게는 돈을 줄 수 없다는 항변을 할 수 없게 된다), 제3재무자는 채권자에게 이중으로 변제를 해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가압류명령이 내려진 경우, 채무자 입장에서는 채무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탁하고 가압류에서 해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채무자가 어떤 은행에 금10억원의 예금을 가지고 있는데, 채무가 5000만원인 경우라도(채권자가 가압류 금액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금 10억원 전액에 관해 가압류 효력이 생기므로(따라서 채무자는 금 10억원 전액을 인출할 수 없게 된다), 이 때 채무자는 채무액인 금 5000만원을 법원에 공탁하면(이를 ‘해방공탁’이라고 한다) 금 10억원에 대한 가압류의 효력은 소멸되게 된다. 이러한 ‘해방공탁’은 채무자의 부동산이 가압류된 경우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가압류 명령은 부동산에 등기가 되므로 그 부동산을 타에 처분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가압류가 이루어진 후 가압류와 동시에 또는 나중에 채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지급명령신청 포함)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았다면, 그 판결을 토대로 미리 가압류를 해 둔 채권에 대해 별도로 추심명령(법원이 채권자에게 제3채무자를 상대로 직접 돈을 받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 또는 전부명령(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 자체를 채권자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받아 채권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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