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스마트폰 모바일뱅킹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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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프리카 아프리카, 스마트폰 모바일뱅킹 낯설지 않다 모바일·태양광·건설 유망…틈새시장 보면 국내 中企에 블루오션

기사입력2016-02-18 14: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경제성장과 도시화 진전이 빠르고,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확대되고 있으며, 젊은층 비율도 높아 매력적인 투자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프리카에 국내 중소기업이 진출하려면 모바일, 태양광, 건설산업이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프리카 주요국의 GDP성장률 및 인구 규모

2011년 기준<자료=개발마케팅연구소>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주최한 ‘2016 아프리카 동향 및 전망’ 세미나에서 개발마케팅연구소 김용빈 소장은 ‘아프리카 유망산업과 진출전략’을 통해 “아프리카는 중국을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매력적인 투자지역”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아프리카를 구성하는 54개 국가의 성장규모와 정치·경제 환경이 모두 달라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이곳에 진출할 때는 해당국가의 환경변화와 틈새시장을 봐야 성공할 수 있다”며 모바일, 태양광, 건설 등을 유망산업으로 제시했다.

우선 아프리카는 유선전화나 유선인터넷에 앞서 모바일이 먼저 보급됐다. 현재 아프리카 지역의 모바일 보급 수는 7억대이상이다. 노령층과 아이들을 제외하고 휴대폰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2G폰을 소유하고 있다.

마사이족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모습(왼쪽)과 아프리카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엠페사 판매대리점<사진=개발마케팅연구소>

케냐의 경우 이동통신 전문업체인 사파리콤이 엠페사(MPESA)라는 모바일머니 시스템을 통해 핀테크 사업을 확산시켜 성공사례로 꼽힌다. 엠페사는 은행 지점망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휴대폰 선불카드를 사용해 현금을 이체하고 인출하는 서비스다. 가령 A가 선불카드 100달러를 구입해 휴대폰 메시지 등으로 B에게 전달하면, B는 동네 선불카드 판매대리점에 가서 이를 되팔아 일정수수료를 지불하고 현금을 받는 것이다. 혹은 ATM에 선불카드를 전송하고 현금을 인출할 수도 있다. 이 방식은 보편화돼 급여 지급방법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물건을 구매할 때도 엠페사의 지불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2G폰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는 상황이어서, 모바일뱅킹 관련 산업과 주변기기·액세서리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김 소장은 기반시설이 열악한 현지상황을 고려하면 스마트폰을 활용한 의료·교육 시장도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프리카 남부의 전통가옥. 태양광 발전을 이용해 TV·조명 등 가전제품을 사용한다.<사진=개발마케팅연구소>

또 아프리카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오지가 많아, 태양광 산업의 성공 가능성도 높다. 일부 산유국을 제외하고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는 화석에너지 발전 단가와 태양광 에너지 발전 단가가 비슷하다. 특히 태양광 발전의 경우 대규모 발전시설을 건설할 필요없이 독립적으로 설치할 수 있어 현지인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사용하다가 하자가 발견되거나 고장이 났을 경우 A/S받기가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때문에 현지인들은 제품 가격이 높더라도 하자·보수 걱정이 없는 독일 등의 기술 선진국 제품을 선호하고 있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태양광 관련 기업에도 진출기회가 있다.

이와함께 사회간접자본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아프리카는 세계 건설기업들의 각축장이다. 중국기업 등 거대자본 기업들이 건설산업을 장악하고 있서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은 틈새시장을 노려볼 만하다.

중국기업이 에티오피아에 건설한 600km 규모의 철도 시설.<사진=개발마케팅연구소>

아프리카에서 가장 성공한 한상(韓商)으로 꼽히는 글로텍엔지니어 임도재 대표는 SK건설 아프리카 건설소장 재임 당시 틈새시장을 포착해 성공한 케이스로 소개된다. 글로텍은 현지인이 접근할 수 없으나 외국 대형기업이 관심을 갖지 않는 소규모 플랜트·건설 프로젝트 등을 수주함으로써 이곳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고, 이후 아프리카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아프리카 54개국과의 교역액은 180억달러로 전체 무역의 1.7%에 불과하다. 또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도 37억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액의 1.3% 수준에 그친다.

김 소장은 “한국이 보유한 경제발전 경험이나 전쟁의 상처를 극복한 경험들은 현지인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아프리카의 젊은 인적자산과 우리 인프라와의 접점을 찾는다면, 아프리카는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