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 출퇴근 기록도 연장근로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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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스마트폰 앱 출퇴근 기록도 연장근로 증거 사용자 승인없어도 수당지급…근로제공 거부해야 의무벗어나

기사입력2014-03-25 06:00

박현진 객원 기자 (kpla123@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사람과 사람’ 박현진 노무사

근로자 A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형마트에서 영업·판매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영업형태 특성상 설과 추석같은 명절은 물론이고 정기 창고정리, 전단지행사, 외부인사 방문과 같은 이벤트 행사때 연장근로가 불가피했다. 또 교대근무 사업장인 관계로 교대근무시 업무 인수를 위해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경우와 퇴근시간 무렵에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느라 퇴근이 다소 늦어지는 경우가 흔했다. 정시 출근시간 이전에 조기출근하는 경우도 많아 결과적으로 A는 연장근로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 연장근로 매뉴얼에 따르면 연장근로시 근로자는 사전 또는 사후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불시에 발생하는 연장근로 때마다 거쳐야 하는 승인절차가 번거로운 측면도 있었고, 연장근로 발생 자체를 싫어하는 관리자들 때문에 근로자들은 연장근로시 승인절차 없이 연장근로를 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

회사 방침이 부당하다고 생각한 근로자 A는 사전 또는 사후 신청을 하지 않고 자신이 수행한 연장근로시간을 직접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해서 A는 5개월간 자신의 출퇴근시간을 ‘야근시계’라는 스마트폰 앱(app)을 이용해 저장했다. 이 앱을 클릭하면 그 시간과 위치정보가 저장되고, 이메일로 전송도 가능해 출퇴근시간 및 연장근로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근로자 A는 5개월간 앱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회사를 상대로 5개월간의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했다.(실제 사건에서 소를 제기한 근로자는 2명이고, 청구금액은 3년치 연장근로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서울중앙지법 2014.1.7 선고 2013가소5258885 판결)

스마트폰 앱 기록상 출퇴근시간 근거로 연장근로수당 청구

이에 대해 회사는 근로자 A가 ‘사전 또는 사후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앱 프로그램의 오류 및 조작 가능성을 들어 앱 기록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이를 근거로 한 연장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반론을 펼쳤다.

스마트폰 앱 기록상의 출퇴근시간도 연장근로 입증자료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앱에 기록된 대부분의 조기출근일과 관련 ‘사용자의 요구’ 입증이 없어 연장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사진은 스마트폰 앱 ‘야근시계’ 화면 캡처.

연장근로수당 지급 청구에 대해 법원은 근로자 A의 손을 들었다. 법원은 “현실적으로 연장근로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측이 싫어하기 때문에 사실상 연장근로신청을 포기하는 분위기에 있는 직장이라면 연장근로에 대한 사용자의 승인을 얻지 않았다거나 연장근로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연장근로한 시간에 대하여는 그에 상당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명절 등 연장근로 인정받아…사용자 승인없어도 수당줘야

다른 쟁점은 스마트폰 앱으로 기록한 자료에 증거능력을 부여할 것인지 그리고 증거능력을 긍정하는 경우 앱 기록상 출근시부터 퇴근시까지 어느 부분을 근로시간 또는 연장근로시간으로 인정할 것인지 였다.

전자의 쟁점과 관련 법원은 스마트폰 앱 기록상의 출퇴근시간을 그대로 인용함으로써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앱에 기록된 대부분의 조기출근일은 “사용자의 요구에 의하여 출근시간보다 빨리 출근하였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이 없었고, 퇴근시간이 30분 이내로 늦어진 경우에는 “퇴근준비를 위한 시간일 수 있다”며 연장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재판을 통해 조기출근과 30분 이내 늦게 퇴근한 부분에 대한 근로자 A의 연장근로수당 청구는 기각됐지만, 앱 기록을 통해 명절 등에 수행했던 연장근로를 입증함으로써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재판청구금액은 761만6369원이고, 재판결과 승소금액은 133만6231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