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中 강제인증 CCC “비관세장벽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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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까다로운 中 강제인증 CCC “비관세장벽 여전” 비용도 비싸지만 공장심사 과정에서 기술유출 우려까지 제기

기사입력2016-08-25 11:25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중 FTA 발효로 관세장벽은 낮아졌지만, 까다로운 인증 등 비관세장벽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CC 인증비용이 과도하고, 서류제출과 공장심사 과정에서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이 우려된다는 기업도 있다.<자료=비자트>

“CE인증(EU), KC인증(한국), 로하스인증(한국)을 받는데 총 750만원이 들었습니다. 중국 CCC 인증은 견적만 1300만원이 나왔어요. 우리 회사 제품이 대기업처럼 인지도가 있는 게 아니고 중국에서 판매가 잘 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큰 비용을 들여 받아야 하나 망설일 수밖에 없죠. 중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비관세 장벽이 높은 것 같습니다”

유럽과 동남아에 휴대용 빔프로젝터를 수출 중인 한 중소기업 대표의 말이다. 한중 FTA 발효로 관세장벽은 낮아졌지만, 까다로운 인증 등 비관세장벽 문제는 여전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은 CCC 인증비용이 과도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류제출과 공장심사 과정에서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이 우려된다는 기업도 있었다.

CCC는 중국강제인증(China Compulsory Certification)의 줄임말로 중국품질인증센터(CQC)가 중국에 수입되는 제품이 안전기준에 충족하는지 심사하는 제도다. 2002년 5월부터 시행 중이며 중국 정부에서 정한 품목은 반드시 인증을 받아야만 중국에서 팔 수 있다. CCC 대상 품목인데도 인증을 받지 않고 팔면 벌금을 부과한다.

중국인증인가감독관리위원회(CNCA)에 따르면, 7월 현재 CCC 필수 품목은 20개 158종이다. ▲전선 및 케이블 ▲회로 스위치 및 보호, 연결용 전기장치 ▲저전압 전기 제품 ▲소형 모터 ▲전동 공구 ▲용접기계 ▲가정용·유사용도 전기 제품 ▲음향·영상설비 ▲IT장비 ▲조명장치 ▲자동차 안전 액세서리 ▲자동차 타이어 ▲안전유리 ▲농업기계 ▲전자통신 단말기 ▲화재보호 제품 ▲보안기기 ▲무선랜▲실내장식 제품 ▲어린이 제품이다.

©중기이코노미

CCC 인증 범위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시험·인증기관인 CVC 웨이카이 주희군 부총경리(부사장)는 최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이 주최한 CCC 국제세미나에서 “인증 범위가 자주 바뀌고 있으니 중국에 수출하려는 기업이라면 기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증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중국품질인증센터 사이트에서 직접 신청하는 방법과 국내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직접 신청은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중국어와 중국 인증에 능숙한 직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대행업체를 이용하면 중국어를 몰라도 신청할 수 있고, 인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신청비+시험비+공장심사비+마크구입비=500만원 넘어

CCC는 다른 인증에 비해 비싼 편이다. 국내기업의 CCC 인증을 13년째 대행하고 있는 CCC코리아 강창구 대표에 따르면 인증을 받기위해 신청비, 시험비, 시험관리비, 공장심사비, 마크구입비 등이 든다.

기본 신청비는 600위안(10만3000원)이다. 신청 시점에 낼 필요는 없으며 인증서가 발행될 때 결제한다. 시험비용은 품목별로 다르다. 유모차의 경우 한국 돈으로 40만원이면 시험을 진행할 수 있지만 노트북(273만원), 디지털TV(366만원), 심전도기기(568만원)는 비싼 축에 속한다.

시험비의 10%는 시험관리비 명목으로 별도 지불해야 한다. 공장심사비는 중국에서 온 심사자들을 위한 심사비와 출장비다. 공장 위치를 기준으로 서울·경기 지역은 320만원, 지방은 교통비를 추가로 부과한다. 공장심사까지 통과하면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마크를 구입해야 CCC 마크를 쓸 수있다. CCC라고 적힌 스티커로, 인증 제품은 반드시 이 스티커를 붙인 뒤 팔아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CCC 인증을 위반하면 벌금을 부과한다. 인증대상 품목이면서 인증 없이 판매할 경우에는 3만위안(514만원)을 물린다. 인증대상 제품이 인증을 획득하고도 CCC 마크를 부착하지 않은 경우 벌금은 1만위안(171만원)이다.

사후심사는 인증을 받은 지 1년 이내에 1회 실시한다. 사후심사는 강화되는 추세다. 지금까지는 업체에서 보낸 샘플로 사후심사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직접 현장에 나가 표본을 추출한 다음 검사한다.

부품 변경시 신고 의무…기존모델과 유사시 파생모델 등록

CCC 인증제품의 부품이나 사양에 변경이 생기면 반드시 승인기관에 보고해야 한다. 강창구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취재과정에서 “변경사항을 보고하지 않을 경우 다른 제품으로 간주돼 사후심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거나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재심사시 심사비용은 추가로 청구된다”고 말했다.

신제품이 CCC 인증을 받은 기존 제품과 거의 유사하다면 파생모델로 등록할 수 있다. 크기나 형식, 구조 중 일부만 다를 경우 파생모델로 인정한다. 이때 시험기관은 본래 인증제품과의 차이에 대해서만 시험을 진행한다. 비용과 시험기간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강 대표는 “소비전력, 성능, 크기, 복잡성이 가장 높은 제품을 기본모델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나머지 파생모델에 대한 시험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CCC 인증대상 품목이지만 면제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연구용 제품이거나 중국에서 완제품을 생산한 뒤 전량 해외로 수출하는 부품, 제3국 무역을 위해 중국을 경유하는 경우다. 면제 확인은 중국인증인가감독관리위원회에서 한다. 위원회에 신청한 뒤 약 1주일 후에 면제확인서를 받을 수 있다.

수출 5000만달러 미만이면 인증비 3000만원까지 정부 지원

인증비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 정부 지원사업을 활용해볼 수 있다. 중소기업청이 총괄하고 KTR이 관리하는 중국인증 집중지원사업으로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중소기업 중 전년도 수출액이 5000만달러 미만인 기업이 대상이다. 지방소재 기업, 이노비즈, 메인비즈, 벤처인증기업, 환변동보험 가입기업에는 가점을 준다.

총 사업비의 30%는 기업이 내야 한다. 총 사업비가 4000만원이라면 1200만원은 기업, 2800만원은 정부 부담이다. 올해 지원 규모는 총 71억원으로 280개 회사를 지원한다. 하반기 사업 신청은 8월1일부터 9월9일까지 중소기업수출지원센터(exportcenter.go.kr)에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