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안방·거실에 미술작품 걸어볼까

프린트

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우리 집 안방·거실에 미술작품 걸어볼까 저렴한 가격에 작품 빌려 감상…그림렌탈 ㈜오픈갤러리 박의규 대표

기사입력2017-04-24 15:19

박홍기 기자 (phk4876@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술작품 대부분은 갤러리를 통해 유통된다. 제한된 공간이다보니 일반사람들이 손쉽게 그림을 접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집에 그림 한 점을 걸고 싶어도 왠지 ‘갤러리’는 부담스럽고, 저렴한 작품을 무턱대고 구입하자니 믿음이 덜 가는 면도 없지 않다. 작가의 경우도 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할 기회를 얻는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갤러리에 전시할 작품 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일반 가정집이나 직장에서도 일상속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그림작품을 빌려주는 그림렌탈서비스 업체가 등장, 주목받고 있다.

“미술시장이 커지지 못하는 이유는 상위 1%만의 ‘제한된’ 시장을 만드는 유통채널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전까지 유명한 작가와 부유한 자산가들만이 만나는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미술을 좋아하는 다수의 대중들과 역량있는 작가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진 셈이죠.”

㈜오픈갤러리 박의규 대표 ©중기이코노미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오픈갤러리 박의규 대표는 처음부터 미술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그는 작가로 활동하던 지인을 통해 미술시장을 접하게 된다.

“친한 친구가 작가로 활동을 해 작품전시가 있을 때마다 갤러리를 찾았죠. 그런데 갈 때 마다 지인 몇몇을 제외하고는 갤러리를 찾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작가들은 항상 상황이 열악하다며 한탄하곤 합니다. SNS나 갤러리 등에서 나온 통계를 보면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었는데, 2007년 이후 오히려 시장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그림렌탈’

박 대표는 회사지원을 받아 유학을 가려던 즈음에 미술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고 그림렌탈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오픈갤러리는 작품가격의 1~3% 수준으로 국내 유망작가들의 그림을 빌려주고, 3개월마다 교체해준다. 물론 그림이 마음에 들면 구매도 가능하다. 고객에게는 미술작품을 일상에서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작가에게는 대중에게 작품을 선보이고 렌탈·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하는 것이다.

오픈갤러리 서비스 이용 사례<사진=오픈갤러리>

현재 오픈갤러리와 계약을 맺고 있는 작가는 약 500명 정도며, 보유하고 있는 작품은 전통유화·동양화 등 약 1만점에 달한다. 박 대표는 ‘꼭 필요한, 또 다른’ 미술생태계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작품활동도 어렵지만, 특히 마케팅은 쉽지 않아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한 작가는 오픈갤러리를 만난 이후, 작품활동을 하면서 항상 병행했던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합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고객들도 그동안 금전적인 부담 때문에 작품을 이용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오픈갤러리 덕분에 쉽게 접근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향수 등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박 대표는 현재 국내위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오픈갤러리를 글로벌 유통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술시장 규모가 5000억원 내외인데 반해, 글로벌시장 규모는 60조~80조원 정도입니다. 해외에도 지사를 내 한국작품을 해외에 소개하고, 해외작품을 한국에 소개하기도 하는 플랫폼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미술작품 소비가 익숙한 미국, 중국, 영국 등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