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 1만원 넘는다는 주장, 전제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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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최저시급 1만원 넘는다는 주장, 전제가 틀렸다 ③‘사전 확정된’ 최저시급과 ‘사후 정산된’ 시간급 혼동한 결과다

기사입력2018-09-15 10:00

이동철 객원/박현진 기자 (kpla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앞서, 월급 또는 주급을 시간급으로 환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대법원이 채택한 기준시간이 다르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제2항에 정한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를 사용하는 반면, 대법원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에 정한 ‘소정근로시간 수’를 사용한다.

월급 또는 주급의 시간급 산정방식을 두고 고용노동부와 대법원판례가 충돌하지만, 대법원 입장이 법문에 충실한 해석이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제1항에 따르면 월(주) 단위로 정해진 임금은 그 금액을 1개월(1주)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을 시간급으로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사실상 1만원을 넘었다?

대법원판례와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제1항을 이유로 소상공인연합회와 일부 언론은 내년도 법정 최저시급이 사실상 1만원을 넘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고용노동부 고시에 명시된 내년도 시간급(8350원)보다 월급(174만5150원, 209시간기준)에 주목한다. 월급에 주목하면서도 그 금액(174만5150원)에만 관심이 있을뿐, 금액 바로 뒤에 붙은 단서(209시간기준)는 외면한다.

고용노동부는 이 단서(209시간)를 통상임금을 산정하는 기준시간이자, 동시에 월급 또는 주급을 시간급으로 환산할 때 사용한다. 근로자 A의 월급(통상임금)이 300만원이라면, A의 시간당 임금은 1만4350원(300백만원÷209시간)이란 말이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는 근로자 A의 시간급을 계산할 때, 대법원판례와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제1항에 따라 계산한다. 즉, 고용노동부가 사용하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209시간)에서 1월 평균 유급처리되는 주휴 35시간(4.34주×8시간)을 뺀, 1월 소정근로시간 174시간(1주40시간×4.34주)을 사용한다. 이 경우 A의 시간당 임금은 1만7240원(300백만원÷174시간),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을 사용할 때보다 시간당 임금이 올라간다. 같은 방식으로 고용노동부 고시 최저임금 월급(174만5150원)을 시간급으로 환산하면 1만20원이다. 이를 이유로 사용자가 지급하는 법정 최저시급이 1만원을 넘었다는게 소상공인연합회 주장이다.

최저시급 1만원 이상?…주장의 출발점부터 잘못

소상공인연합회의 주장은 타당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주장의 출발점부터 잘못돼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월급 또는 주급을 시간급으로 환산하면서, 주휴수당을 빼내 월(주) 소정근로시간에 분배하기 때문에 시간당 임금이 올라간다. 따라서 주휴수당이 존재하지 않으면, 소정근로시간(174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시간급과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209시간(월 소정근로시간+월 주휴시간)으로 계산한 시간급은 동일하다.

소상공인연합회 주장이 삼천포로 빠진 이유는 주휴수당을 받은 근로자와 그렇지 못한 근로자가 혼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서다. 모든 근로자가 주휴수당을 받는다는 전제하에 논리를 펼쳤기 때문이다. 주휴수당(1주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은 근로자가 1주간 소정근로일(시간)을 만근한 경우에만 주어진다.

예컨대 월급(통상임금) 300백만원을 약정한 근로자 B가 1월간 매주 1일씩 결근해 주휴수당을 전혀 받지 못했다면, 사후적으로 계산한 B의 시간급은 1만7240원이다. 반면 근로자 C는 만근해 주휴수당(유급으로 처리되는 35시간)을 받았다면, C의 시간급은 1만4350원이다. B와 비교해 결근없이 일을 한 C의 시간급이 더 낮다. 이상하지 않은가.

근로자 B는 본인이 결근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없는 경우지만, 주휴수당 자체를 받을 수 없는 근로자도 있다. 4주동안 평균해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미만 근로자에게 사용자는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근로기준법 제18조).

이제 편의점으로 가 보자. 甲 편의점에는 1주 14시간 근무하는 근로자 D와 1주 40시간 근무하는 근로자 E가 함께 근무한다. 양자 모두 사장과 약정한 시급은 1만원이다. 이 경우 소상공인연합회 주장에 따르면 D의 시급은 1만원이지만, E의 시급은 1만2000원이 된다. D는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고, E의 경우에는 주휴수당이 자신의 소정근로시간에 분배됐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장하는 내년도 최저 시간급(1만20원)에 대해 필자는 앞선 원고에서 ‘비교대상시급’이라고 소개했다. 대법원이 제시한 비교대상시급은 월급 또는 주급 근로자의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가상의 임금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사후적으로 계산된 비교대상시급과 사전에 확정된 법정 최저시급을 혼동해, 내년도 최저시급이 사실상 1만원을 상회했다는 무리한 주장으로까지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