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을 결국 잡았다면, ‘finally behind b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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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미국을 읽다 살인범을 결국 잡았다면, ‘finally behind bars’ Law Metaphor②pass the bar, barring, set the bar high, throw the book, cop out

기사입력2020-08-03 12:41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ㅣ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번 글에서도 미국영어에서 법(law)과 관련된 은유 확대 표현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bar’는 본래 긴 막대기나 쇠로 된 창살을 뜻한다. 한국도 그렇지만 경찰서 유치장이나 감방(prison)이 흔히 창살로 되어 있기 때문에 ‘behind bars’는 환유로 ‘(구속돼) 감옥에 갇혀 있다’는 뜻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마침내 경찰이 검거해, 감옥에 가둔 상태가 됐다는 다음과 같은 신문기사를 흔히 접할 수 있다.

Serial killer finally behind bars.

그리고 ‘bar’는 특정 분야를 한정짓는 의미적 기능을 하는 정관사 ‘the’와 함께 쓰일 경우, 법조인그룹이나 그 직업군 혹은 변호사 자격시험을 뜻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딸이 법과대학에서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My daughter is studying at a law school to pass the bar.

동사로서 ‘bar’는 ‘block, obstruct (막다, 방해하다)’을 뜻하는데, 미국 사람들은 이 뜻을 응용 확대해 ‘barring+명사’ 표현을 널리 쓴다. 여기서 ‘barring’은 ‘~을 막을 수 있으면’이란 의미로, 한국어에서 ‘~이 일어나지 않는 한’의 뜻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어느 프로 미식축구 팀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막강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그 어느 때보다도 전력이 탄탄해서, 시즌 중에 선수들 부상만 없으면 슈퍼볼 챔피언(Super Bowl Champion)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어느 팬이 다음과 같이 낙관적 전망을 밝힐 수 있다.

This team is fully loaded this year. We are Super Bowl bound for sure, barring any major injuries.

경찰서 유치장이나 감방(prison)이 흔히 창살로 되어 있기 때문에 ‘behind bars’는 환유로 ‘(구속되어) 감옥에 갇혀 있다’는 뜻을 나타낸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bar’는 명사로서 그 은유 확대 뜻이 흔히 ‘standard, expectation(수준, 기대)’의 의미를 잘 나타낸다. ‘set the bar high’는 굳어진 표현으로, 누군가가 일을 잘 하거나 좋은 성과를 거두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 수준을 올려놓았다’는 상황적 뜻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사장이 괄목할만한 공헌을 한 직원에게 감사패와 보너스를 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I really think highly of your contribution. You have set the bar high for other workers.

어느 전문 분야든지 그 분야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지식과 노력, 경험이 필요하다. 법률 분야의 경우에도 방대한 법률 관련 서적을 보면 얼마나 방대하고 해박한 지식이 필요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미국 영어에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표현이 있다. ‘throw the book at ~’은 말 그대로 ‘(법률)책을 ~에게 던지다’는 뜻이다. 이 의미가 은유 확대돼 ‘(그 책 안에 명시된 모든 범죄에 해당하는 벌을 다 받다’는 뜻으로, ‘~를 엄벌에 처하다’는 뜻으로 잘 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어느 간부가 부하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징계위원회가 열렸는데, 그 정도가 너무 심각해 최고 수준의 징계조치를 결정했다면, 다음과 같이 그 상황을 묘사할 수 있다.

The disciplinary board decided to throw the book at him for the sexually-charged comments he made to his junior staff.

판사가 피고의 다양한 사정을 동정적으로 고려해 봐주는 것을 ‘leniency’라고 한다. 지난 글에서 밝혔듯이 변호사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바로 유죄를 인정하되 판사의 ‘leniency’를 구해서 최대한 형량을 줄이기 위해, 검사와 양형거래(plea bargain)를 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가 가장 우선적으로 할 일은 고객(client)의 동의를 구한 후, 판사 앞에서 ‘to plead guilty to a lesser charge so as to avoid standing trial for a more serious charge(더 심각한 기소를 당해 재판까지 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덜 심각한 죄를 인정하다)’하는 것이다. 이것을 ‘cop a plea’라 하는데, 이 맥락에서 쓰인 동사 ‘cop’의 뜻을 은유 확대한 표현인 ‘cop out on~’ 표현이 일상에서 널리 쓰인다. 이 표현은 ‘to avoid fulfilling a commitment or responsibility(헌신과 책무를 다하는 것을 회피하다)’의 뜻으로 잘 쓰인다. 예를 들어 어느 회사에서 팀장이 잘못해 문제를 일으켰는데, 그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팀원들에게 사과하고 시정하는 정면돌파식 일처리를 하지 않고, 은근히 그 일을 피해가려고 하였다면, 다음과 같이 그를 비판할 수 있다.

The manager should be blamed. He copped out on all of us.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